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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내봉마을 사람들 원문보기 글쓴이: 김태환
지리산의 일출
공자의 체험에서 불혹이란 본디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되었슴을
뜻 하는 나이라고 한다. 하지만 현제를 사는 사람 들에겐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깊은 안개속에서 동서남북
도 가리지 못하고 길을 찾기 어려운 것처럼 어떤 일에대해 알길이 없는 것이다. 지리산 이 요즘 그렇다고 한다.
지난해 2007년은 지리산 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지 꼭 마흔살이 되는 해였다. ...............................................
그 어떤 산 보다도 장엄한 넓이와 깊이를 지닌 지리산......................................................................................
지난해 부터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는 일이 많아진것이다. 단순히 삼남지방의 삼개도(경남,전북,전남))5개의
시 (남원,산청,하동,구례,함양)에 걸쳐 산자락을 펼치고 있어서가 아니다. 그동안 지리산을 둘러싼 현안 문제가
본격화된 까닭으로...뱀사골=>천은사 그리고 주천=>산내간 이 지방도로 개선방침에 의해 공사를 채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 뿐인가..섬진강 벗꽃길도 시끄러운것은 마찬가지다. 건교부와 하동군이 국도 19번도로 하동읍과 화계면
구간을 4차선으로 확 포장하기위한 예산을 확보하고 사업에 들어갈 태세에 있으니...지난번 친구와함께 드라이브를
즐겼던 그 아름다운 길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는것이다....................................................................................
이곳을 다녀온지 벌써 1년이 지났으니 공사는 이미 진행되고 있지않을까 생각해본다.
1967년 국내 첫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리산이 지난해(2007년)로 마흔살을 맞았다..............................................
그래서 스므살 공단이요.마흔살 지리산이라고 말 하는가보다.............................................................................
나와 친구는 지난해5월12일 지리산을 찾았다. 전날 이곳에 도착했지만 밤이늦고 날씨가 잔뜩 흐린관계로............
야간산행은 할수가 없어 이곳 노고단산장에서 하룻밤을 묵어야 했다. 마침 예상을했는지 친구가 몇일전에 인터넷
으로 아곳 노고단 산장을 예약을 해두었던터라 쉽게 잠자리를 구할수 있었다. 다음날이 휴일이었던 관계로 전국에서
몰려온 등산객들이 많았다. ...........................................................................................................................
우린 다음날새벽 4시에 기상을해서 아침식사를 하고 산행을 시작했다..................................................................
빗방울이 간간히 떨어지는 날씨였지만 이곳에서 다시 하산할수는 없었다. 이미한달전부터 계획했던 지리산 등산이었다.
일기예보에서 이날 비가 올거라고 미리 예상은 했고 ..그래서 옷이며 우비며 준비도 단단히 준비를 했지만..글쎄..두고 볼일이다.
천왕봉이 소 머리라고 본다면 형제봉은 아마도 소 등줄기 중간쯤일것이고 이곳 노고단은 소 꼬리가 아닐까 싶다.
우리는 그 소꼬리에서부터 소 머리까지 가기위해서 이곳에 온것이다. 노고단을 떠나 임걸령까지 오는데30분정도 걸렸다.
겨우 30분 걸었는데도 숨은 턱에 차오르고 있었으니 27.5km를 언제 간단말인가...........................................................
이곳 임걸령을 왜 임걸령이라고 했는가 면 이곳 고갯마루에 옛적에 산적들이 있었는데 그 산적두목의 이름이 임걸령 이었
다고 전해지고 있다.............................................................................................................................................
우리는 임걸령을 지나서 노루목에 도착을했다.누가 왜 노루목이라 이름을 지었는지 알수는 없었지만 나름대로 상상을 해
본다. 이곳 지리가 노루 모가지를 닮지 않았나...하고. 아니면 다른이유가 있을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곳 노루목 과 임걸령 중간에는 오른쪽으로 꺽이는 등산로가 있는데..이길을 따라가면 피아골과 직전마을로 통하는 길
이있다.두번째 지리산 산행을 했을때 나와친구는 피아골로 하산을 한적이 있는데 길이 바위가 많고 급경사로 이루어져 있
어서 날씨가 궂은날은 미끄럽고 위험하다. ..............................................................................................................
노루목에서 왼쪽으로 꺽으면 고도1732m 의 반야봉 으로 가는 길이다. 이곳은 내가 지리산을 세번째 로 간곳이다.
그날도 많은비를 맞아야했고 바람까지 세차게 불고있었다.역시나 노고단 산장에서 하룻밤을 묵고 출발은 했으나 이날은
비바람이 너무나 심해서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에서 입산금지령이 내려져 있었지만 그래도 오늘처럼 강행을 했던것이다.
누군가 이렇게 물었다.
"여보게! 산은 왜 가는가?" 하고 물으니 대답하기를..
"거기 산이 있으니까 그곳엘 간다네!
그렇다 그곳에 산이있으니까 가는것이다.단순하고 무의미적인 답변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꼭 그렇지만도 않다.
부연설명이 필요 하겠지만 굳이 그럴필요를 느끼지 않는것은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그 의미를 알기 때문이다.
우리는 처음의 계획대로 천왕봉을 향해서 묵묵히 산행을 한다. 빗방울은 점점 더 거세지고 있었지만 약간은 덥기도했다.
우린 화개제를 향해서 걷고 있다. 이곳에서 왼쪽으로는 뱀사골과 전적기념관 으로 가는 길이 있다................................
친구와 나는 이제 소의 항문을 지나서 궁뎅이를 오르고 있는데....이길은 토기봉 로 가는길이다.....................................
토끼봉에서 우측으로 가면 칠불사가 나오는데 소 궁뎅이에서 살짝 미끄러지면 갈수 있는곳이지만 천왕봉까지 갈길이 멀어
관심만 가져보기로 했다.............................................................................................................................................
칠불사...칠불사 는 지리산계곡에 자리잡은 고찰로서 금관가야 김수로왕의 일곱아들이 이곳에서 수도한뒤 모두 성불 했다
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으며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걸쳐 숱한 선승들이 머물렀는데 그 중에는 조선시대 서산대사를 비롯.
부류,선수,백암,성총,등의 고승들이 주석하였고 금강산 마하면 선원과함께 2대 선원으로 부르던 유서깊은 참선 도량이다.
조선시대 후기에는 한국 다도의 중흥조라고 할수있는 초의선사가 이곳에 머물며 차 에관한 명저"다신전"을 짓기도 했다.
선방인 아자방 은 우리나라 온돌의 시초로서 한번 불을떼면 그 온기가 한달을 간다고 하니 그 구조가 오묘하기로 유명하다.
우린 이렇게 토기봉을 지나서 연하천으로 가고 있다......................................................................................................
비가 많이 내리는 상황이라 연하천산장 에서 잠시 쉬었다가기로 했다. 준비해온 쵸코파이가 허기진 배를 채우기에는 부족
했지만 한잔의 따뜻한 커피와함께 먹으니 약간 으스스한 찬기운이 녹아내린다. 처음 산행을 시작할때는 더웠는데 지금은 추
운것이다.하긴..산은 오르면 오를수록 기온차가 심하다.여름에는 괞찮지만 특히나 겨울산행은 준비를 철저히 하는것이 좋다.
그렇다고 여름이라고 해서 방심하면 않된다. 우리몸은 70%가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산을 오르면 오를수록 수분량은
계속 소모가 되므로 이에대한 대비로 물과 열량이많은 간식을 미리 준비하는것은 필수라고 할수있다.
그런데 지금은 5월달이다.봄도 아니요.여름도 아니라 참으로 어중간하다.거기다가 비까지 내리고 있으니...깊은 산 중에서
비를 맞으면 몸의체온은 급격히 떨어져 저 체온증으로 인하여 죽음에 이를수도 있다고 한다.
날씨가 맑았으면 아까 노루목쯤에서 지리산의 장엄한 일출을 보았으리라...................................................................
지리산의 일출은 3대에걸쳐 공덕을 쌓아야만이 볼수있다는 설이 있다.........................................................................
그러나 그날의 날씨를 결코 불운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리산의 그 장중한 운해를 보았으니 말이다........................
이곳까지는 그런대로 버티고 온것같다.그러나 빗줄기가 세차지면서부터 온몸이 무거워지고 있었다. 이제14km정도 왔는데
앞으로13km 를 더 강행을 해야 하는데 큰일이었다.신발을 벗어던지고 싶을정도인 것이다.많은 산을 접해봤지만 나에게
지리산은 처음이었으므로 ...그리고 무려27.5km를 한번에 간다는 것이 힘이 들었던것 같다............................................
우리는 벽소령 산장을 지나서 세석평전 을 향해서 걷는다.연하봉과 연하천.그리고 장터목 산장이 얼마남지 않은겄같아서 ..
친구와 나는 세석 산장에서 쉬어가기로 했다.이곳에서 여기저기 사진촬영도 하고..세석평전 의 철쭉군락지 를 배경으로 친구
와 나도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지리산에는 철쭉으로 유명한 두군데가 있다.그 하나는 바래봉이고 다른 하나는 바로 이곳 세석평전 이다. 바래봉의 철쭉이
잘 가꾸어진 정원 이라면 세석의 철쭉은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준다. 우리가 이곳에 도착했을때는 아마도 날씨탓도 있
었지만 조금 이른시기에 온것같았다.철쭉은 완전히 개화가 안된 모습이었다. 그렇지만 그 넓고 광활한 철쭉의 군락지는 장관
이었다.....이곳에도 애절한 사연이 전해져오고 있다."호야와 연진" 그 들의 애닮은 사연이깃든.세석철쭉,음양수,촛대봉,,,,
그리고"호야봉,....그러나 이루어질수없었던 사랑. 이야기는 하지말자. 우리동네 사람 말로는" 택도 없는사랑 "이니 말이다.
친구와 나는 세석평전을 지나 연하봉으로 향하고 있는것이다.내리는 비를 하염없이 맞으면서...........................................
멀리에 천왕봉이 눈에 들어오고 있었지만 아직도 많이 가야 하는 길이다.이때쯤 굵은 빗방울은 잠시 멈추고 있었지만 대신
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었다.5월달이지만 조금 추웠지요...봄도 아닌것이...여름도 아닌것이...그래서..................................
이젠 발걸음도 무거워지고...한발자욱씩 옮길때마다 무릎에 통증이 오기 시작하니 점점 힘들어집니다..............................
이렇게 연하봉 을지나 드디어 장터목 산장에 도착을 했습니다. 이제 천왕봉 까지는 한시간 반만 가면 된답니다.이때 시간이오후4시30분 이었지요. 친구가 말하기를 "태환아 힘들면 이곳에서 하룻밤 자고 갈래! 하고 제안을 했지만
나는 "뭐 기왕 여기까지 왔는데...끝까지 가자! 고 했지요......사실은 너무나도 힘이 들었다. 그렇지만 천왕봉은 이미 눈앞에
들어와 있었기에 여기서 포기할수는 없었다.
우린 이곳에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몸이 찬관계로 소주도 한잔했다.
바지는 이미 흠뻑젖어서 물이 줄줄 흐르고 있었기에 온몸에 한기가 들고 있었으므로 한두잔의 술은 열을내기 위한 임시방편
이었다. 이곳에서 이렇게 잠시쉬고 우리는 마지막산장 장터목산장 을 떠났다.
우린 드디어 소 모가지를 잡고 제석봉을 오르고 있었다.
지리산...
지리산은 백두대간 남쪽에서 일어난 거대한 산괘이다.
서쪽으로는 전남 구례군 황전면에 접하고 북쪽으로는 전북 남원시에 접하며 동북쪽으로는 경남함양군과 산청군,동남쪽으로
는 경남 하동군에 속하는 명실공히 우리나라 최대 단일 산악지대라고 할수있다.
이러한 지리산은 그냥 산이 아니라 역사의 산이고 신앙의 산이며 생명의 산인것이다.
지리산에 담겨있는 사연도 갖가지지만...우리의 한많은 역사라고 할만큼 수난과 질곡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일찌기 마한,진한 을 시작으로 가야와백제,신라에 이르기까지 지리산을 국경으로 끊임없이 전쟁이 일어났으며 고려때는
왜구의 노략질에 시달려야 했으며 .조선시대에는 임진왜란 과 정유재란 으로 참상을 겪어야 했다.
또한 민초들의 단내나는 숨소리가 요동쳤던 동학혁명과 진주 농민운동이 지리산에 와서 그 마지막 거친 숨을 토했으며
우리 민족의 해방후에는 빨치산과 토벌대의 피가 지리산계곡과 능선을 붉게 물들였던 것이다.
그러나 지리산은 말이없다.
역사속의 지리산을 가장 뜨겁고 애절하게 노래한 시인 김지하...
"눈 쌓인 산을보면
피가 끓는다
푸른 저 대샆을 보면
노여움이 불 붙는다.
또 다른이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가느줄기 재잘재잘
빗소리는 싱그럽고
보이는 山野마다 白雲인가 白龍인가
빗물은 내리고 개울물도 흘러가고
人情은 다가서고 발자취는 따르는데
덧 없이 오가는것은 끝없는 間心이라
들의 빗소린가
흐르는 물소린가
눈앞을 가리운건 빗물인가 눈물인가
하늘도 이맘아는가
같이 설워하네
아서라 스치는 정이 십년정만 더 하여라
인심도 말이 없다
들으니 이내마음도 끝이없는 한마디라...
"이제 천왕봉 을 눈앞에 두고 있을 뿐이다.
드디어 소머리를 잡은것이다.
가는 비바람이 세차게 몰아치는 천왕봉에서는 안개와 구름에 가려 더이상 아무것도 볼수가 없었지만 그곳까지 힘들게
함께한 동무가있었다.동무도 힘들었으리라.
평소에는 다만 구름이 하늘에 떠있는줄로만 알았는데 여기와서 보니 반공에 떠 있었다.
저 펀펀하게 깔린 구름 밑으로는 필시 대낮이 그늘져 있으리라.
이상 산행 후기를 마칩니다(김 태 환)
첫댓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지 40년 오랜세월이 지났군요. 개발하고 변형시키고 하자고들면 막을 수 없고..무한질주님 자유분망한 산행후기 즐감합니다...수고하셨습니다. 글 제주도 좋으시고요. 즐거운 날 되십시요.
언제든 또 한번 가고 싶은곳입니다. 이번에는 출입이 제한되어 있지만 그 토록 많은 사람들이 가보고 싶어하는 칠선계곡으로 말입니다.감사합니다.
좋은곳으로 산행 다녀 오셨네요...
한번 가 보십시오. 정말 좋은곳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