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연속극 제목이 생각나시지요?
어제는 결국 저 혼자 보기 아깝다던 경복궁과 삼각산,인왕산,북한산의 단풍이 아까워 아이들을 끌고 인사동으로 갔었습니다.
아이들이야 그냥 동네에서 대충 떡볶기 먹으며 수다를 떨고 싶었겠지만...
제가 학교에서 특별활동으로 플루트연주반을 맡아서 가을 특별활동 발표회 때 가을동화의 삽입곡으로 나와서 청소년들의 귀에 익은 '로망스'를 합주했거든요.
개인연습이 부족한 아이들은 아침 저녁으로 불러 연습시켜가며 발표를 하고나니 아이들도 좋아했습니다.
어제 그 뒤풀이 하기로 했던 날이지요.
뒤풀이 장소를 인사동과 화랑산책으로 했으니 처음엔 아이들이 뜬금없다는 표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는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나뭇잎들과 화랑의 작품들을 돌아본 아이들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보람있고 즐거웠다고들 합니다.
제 돈을 털어 인사동의 꿀타래와 찹쌀호떡 하나씩을 사주니 아이들은 맛있다고들 하네요.
어쩌면 그 호떡과 꿀타래 맛을 잊을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아이들 모두 배가 무척 고팠으니까요.
그러고 돌아오는 길에 우리동네(우이동근처 방학동)에 오니 환하고 둥그런 보름달이 저를 보고 웃더군요.
반나절 함께 다닌 아이들 얼굴이 그 속에서 한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저는 저의 서쪽으로 난 부엌 창으로 북한산(인수봉과 백운대)을 보는 버릇이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 내다보니 그 산 위에도 어제 본 것과 똑같은 달이 저를 반겨 주었습니다.
환한 가로등 빛에 가려서 보름달을 못보고 지나치는 서울살이에 저는 참으로 복이 많다는 생각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