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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봉산→매봉→우정봉→연인산→장수봉→송학산(송악산)→바른골봉→노적봉(구나무산)→옥녀봉 등 9개산 종주산행기
각 산행지점 및 소요시간
계량리08:20칼봉정상(899m)11:13매봉정상(929.2m)12:12우정봉정상(910m)14:20연인산정상(1068.2m)15:00장수봉정상(881m)15:35송학산정상(881m)16:15바른골봉정상(795m)17:15노적봉(구나무산)정상(858.8m)18:15옥녀봉정상(510m)19:25 계량리(하산. 21:15
총산행시간 12:55
실제산행시간 12:05
경기도 가평군 일원에서는 화악산(1468.3m), 명지산(1,267m), 국망봉(1,168m), 석룡산(1,153m)촉대봉(1,125m), 월출산(1,068m), 귀목봉(1,036m), 등 1,000m가 넘은 준봉들과 운악산(935.3m), 청계산(849.1m), 강씨봉(830.2m), 축령산(879m), 서리산(825m), 주금산(813.6m), 유명산)864m), 화야산(754.9m)호명산(632.4m), 대금산(704m), 불기산(600.7m), 북배산(866m), 몽덕산(660m), 등 수도권에서 당일로 다녀올 수 있는 산들이다.
칼봉
높이 : 900m
한북정맥의 명지산 남쪽 능선에 솟은 매봉의 동쪽 봉우리 중 가장 높은 산이다. 주능선이 칼날처럼 날카로워 칼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계곡 입구에 있는 정상은 전망이 좋지 않고 전망을 즐기려면 790m봉이나 무명봉에서 주변의 명지산·화악산·매봉·북한강 등을 바라볼 수 있다.
칼봉산은 매봉에서 동쪽으로 가지를 친 지능선상의 최고봉으로 주위를 옥녀봉, 구나무산(노적봉), 바른골봉, 송악산, 월출산, 전폐봉, 매봉, 깃대봉, 송이봉, 수리봉 등이 ㄷ자 형태로 감싸고 있는 데가 북과 남으로는 용추계곡과 수락계곡이 깊게 패어져 있어 제법 심심산골에 들어선 기분이 든다.
매봉
높이929.2m
백두산에서 남하하는 백두대간이 금강산 북쪽 분수령부근에서 서남쪽으로 한북정맥을 내주었는데 이 정맥은 휴전선을 넘어 대성산과 백운산을 솟구치고 서울의 진산인 삼각산으로 달려가다가 동남쪽으로 갈래친 줄기위로 이 매봉을 빚어놓았다. 매봉의 북쪽으로는 전패봉과 명지산이 있고 남으로 깃대봉(910m) 대금산(704m)이 보이며 동쪽에는 칼봉산(900m)이 나란히 앉아 있다
우정봉
높이910m
우정을 나누며 호연지기를 다짐한다는 우정능선 코스는 100년생 잣나무 숲길이 융단처럼 펼쳐 있어 인상적이며, 잣나무에서 뿜어내는 송진 내음과 싱그러운 숲 향기가 가득하고, 우정능선 곳곳에 피는 야생화와 철쭉은 산 어느 곳에서나 향긋한 꽃내음을 자아내고 봄에는 철쭉, 가을에는 단풍으로 곱게 물든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하며 조용하고 편안한 산행의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코스 이다
연인산
높이1068.2m
사랑과 소망이 이루어지는 곳" 연인산, 가평군이 우목봉으로 불리어 오던 산을 '1999년 "연인산"으로 고치고 철쭉제를 시작하면서부터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연인산은 우목봉과 월출산으로 불리어왔으나 가평군이 지명을 공모하여 '99년 3월 "사랑이 이루어지는 곳" 이란 뜻에서 이 산을 연인산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연인산 서남쪽의 전패봉(906봉)은 우정봉, 전패고개는 우정고개, 동남쪽의 879봉은 장수봉으로 고쳤다. 또한 연인산에서 뻗은 각 능선에 우정, 연인, 장수, 청풍 등의 이름을 붙였다.
장수봉
높이881m
연인산부터 장수봉으로 가는 길은 내리막길이다. 내려가는 길에 장수샘이 물맛이 그만이다. 이후(以後)부터는 비교적 완만한 길이다.
송학산
높이705m
그 송학산(705m)은 오르는 방법에 따라서 다르게 설명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연인산에 올랐다가 930봉을 거쳐 장수봉을 지나고 장수능선으로 가는 삼거리에서 왼편으로 접어들어서 능선을 쭉우욱 따라가면 만나는 봉우리로 지적점이 없었으면 알아보기 힘든 산이다. 이 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지대는 철쭉이 제일 많고 오르기도 수월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가는 능선상에 바로 앞에 있는 철쭉만이 희미하게 보일 뿐이다.
바른공봉
높이795m
산과 계곡이 많은 가평군은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곳이다. 이곳에 빼어난 계곡인 용추계곡을 안고 있는 명지산(1267) 줄기의 송악산(705)과 구나무산(859) 사이에 바른골봉이 솟아 있다.
바른골봉'이란 이름은 북면 백둔리쪽에 `바른골'이라는 계곡 지명에서 유래한 것이라 한다. 예로부터 잣나무가 많아 산림욕에 효과가 뛰어나 산행 후 심신이 맑아지는 산으로 용추계곡 상류 물안골은 오염되지 않는 깨끗한 계곡 미를 가지고 있어 여름철 산행지로 적합한 산이다
노적봉(구나무산)
높이858.8m
구나무가 많아 구나무산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구나무는 참나무와 모양이 비슷하지만 껍질이 두꺼워 병마개 재료로 쓰인다.
구나무산은 아기자기한 맛은 없다. 그러나 바위나 험로가 없고 산행시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작고 나즈막한 산으로 숲과 계곡이 잘 어우러진 오염되지 않은 산으로 사람의 왕래가 적은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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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녀봉
높이410m
경기 가평읍 승안리에 있는 옥녀봉은 서울에서 가까워 가족 동반 계곡산행지로 손쉽게 찾을 수 있다. 특히 곰바위, 소바위, 미륵바위 용세수대야 등이 몰려 있는 용추폭포 일대가 용추계곡의 백미다. 그동안 칼봉산은 경반리 수락폭포입구에서 경반분교터~경반사~회목고개를 경유해서 정상에 오른 다음 다시 역방향인 경반분교터를 경유해 하산하는 코스만 널리 알려져 있다.
나는 새로운 코스로 경반리 수락계곡과 승안리 용추계곡 입구인 용추폭포 사이에서 서쪽으로 패어 들어간 우무동계곡을 경유해 가평군 계량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칼봉(칼봉산)~매봉~우정봉~연인산~장수봉~송학산(송악산)~바른골봉~노적봉(구나무산)_옥녀봉~계량리 등 9개산 종주 계획을 세웠다.
청량리 현대코아에서 목동방향으로 향하는 1330-3번을 청평과 가평을 거쳐 08시20분에 계량교에 내렸다.
계량교을 지나 도로를 건너 원쪽길을 용추구곡으로 들어가는 길을 접어들어 군부대 담장을 끼고 5분 거리를 이르면 담당이 끝나는 지점에서 점말부락에 우무교를 지나 마을길로 발길을 옮겨 마을이 끝나는 지점에 이르면 사거리가 있다.
여기서 왼쪽으로 무덤3기가 있고, 오른쪽으로 밤나무가 숲 사이로 논로가 보인다. 이 농로를 따라 10분가량 걷다보면 우무동 마을터가 나타난다. 이 마을터에는 20여 채로 방치되어 있다. 사람이 사는 듯한 집이 한 채 있지만, 이집은 간단한 가제도구와 농기구가 정돈되어 잇는 것으로 보아 농사철에만 이용되는 집 같다.
우무동 마을터를 지나 500M 거리에 이르면 승용차5대가 정차할 수 있는 공터에 닿는다. 공터 옆에는 여름철 군인들이 이용하는 하계전투수영장이 있다. 전투수영장부터 계곡길이 시작되는데 계곡길을 따라 가도 되고, 공터에서 오른쪽으로 보이는 수렛길로 올라가도 된다. 수렛길을 오르는 경우에는 공터 옆 계류에서 식수를 준비해야 한다.
수렛길로 발길을 옮기면 곧이어 길이 왼쪽으로 꺾이는데 여기서부터 왼쪽으로 밤나무가 계속 나타난다. 15분 거리에 이르면 정면으로 시야가 트이기 시작하는 고개마루를 밟는다.
고개마루에서는 송이봉과 깃대봉이 시야에 와 닿는다. 고개마루는 색깔이 진한 황토지대로 농로길이 뚜럿하게 남아 있다.
고개마루에서 오른쪽으로 돌아서면 널찍한 묵밭으로 변한 양아터를 밟는다. 양아터는 마을 터다. 이 일원은 작은 지능선으로 형성된 야트막한 둔덕으로 아름드리 노송들이 군락을 이뤄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수백 년 전 세월 속으로 빠지는 기분이 드는 곳이다.
야아터를 뒤로 하면 4분 정도 되는 사면을 가로 지르는 길이다. 이 길은 계곡이나 능선에서 느낄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사면길 양쪽으로는 낙엽송이 병사처럼 도열해 있고, 왼쪽 아래는 잡목수림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 이 길을 따라 20분 거리에 이르면 합수점에서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
우무동 계곡길로 이어지며. 오른쪽 지계곡 안으로 갈라진 산길로 30분 본격적 산타기다. 정상까지 경사는 한 치의 양보도 없어 완만한 곳을 찾기가 어렵다. 평탄한 길은 기껏해야 100m도 되지 않을 정도로 힘이 드는 코스다. 땀이 말 그대로 쉴 새 없이 흐른다.
곧이어 남쪽 경반분교터에서 북쪽 용추계곡으로 넘어가는 안부인 목넘이에 닿는다목넘어를 뒤로하고 890M 무명봉에 닿는다. 시야가 트이기 시작한다. 올라왔던 방향으로 뒤돌아보면 발 아래로 우무동 계곡이 내려다보이고, 멀리 가평읍과 북한강 풍경이 한 폭 그림처럼 보인다.
무명봉에서는 시원하게 조망을 만끽할 수 있다.칼봉산 정상보다 이곳이 한결 조망을 즐기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무명봉에서 북쪽으로는 명지산과 화악산이 장쾌하게 펼쳐지고, 서쪽으로는 매봉이 하늘금을 이룬다. 동쪽으로는 790m봉 오른쪽 아래로 가평읍을 휘돌아 흐르는 북한강에 떠있는 남이섬이 마치 쪽배처럼 시야에 들어온다.
끝없는 오르막에 머릿속은 끝없이 추락.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무념무상 속에 터벅터벅 걷길 30여 분. 드디어 칼봉정상11시13분 도달했다.
정상은 회석 표시석에 검은 글씨로 해발978m로 음각되어 있고, 1998년8월1일에 가평군청에서 설치하였으며 매봉2.4km, 용추공무원 휴양소6.6km 이정표 서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정상 주위엔 나무들이 우거져 전망이 좋지 않다. 나무 틈 사이로 연인산·매봉·깃대봉을 얼핏 어림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칼봉산을 뒤로하고 회목고개 11시36분에 닿았다. 능선길 주위를 조망하며 매봉산 정상으로 향한다. 신비의 원시림으로 다시 접어드니 고목에 콩란이 촘촘히 박혀 있어 신비감을 더한다. 마치 오지 산행을 하는 느낌이다. 풀 향기가 가득하고 요란한 새소리와 솔바람 소리가 화음을 이루니 이곳이 청산임을 몸과 마음으로 느낀다.
매봉1.4km, 칼봉1.0km, 마일리국수리6.6km 이정표가 서있는 희묵고개에 도착하여, 매봉에 12시12분 도달한다. 정상표시석 있으며 아래에는 최신형 박스용 주거형식으로 태양열 시스템과 감시카메라 설치가 나타난다.
여름의 한 문턱으로 남녘으로 바라보면 역광에 번득이는 나뭇가지가 울창해 하게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그것은 환상이다. 아직은 5월말이니까.
정상 파노라마는 막힘이 없다. 우선 북쪽으로는 전패고개 위로 월출산이 반기고, 월출산 뒤에는 명지산, 화악산 응봉이 첩첩 산을 이룬다. 동쪽으로는 네가 다녀왔던 칼봉이 마주 보이고, 칼봉 오른쪽 멀리 삼악산과 검봉이 그 아래를 흐르는 북한강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이다.
오늘은 무척 더운 모양이다. 태양은 내 몸을 살살이 훒고 있다. 나는 더워지기 전에 좀더 걸어 두려고 부지런히 걸음을 옮긴다. 태양은 전우좌우를 검색하여 눈을 잠기고 깊은 s자로 요동친다. 깊이 요동치는 곳에선 내 숨결도 요동친다. 나는 비무장 새들처럼 비무장이다. 나는 길이 생긴 대로 따라 오르며 전후좌우를 숨김없이 보여준다. 태양이여! 나는 아무것도 갖추지 않는다. 우정산 정상을 향해 오르는 길섶에도 많은 풀이 무성(茂盛)하게 자랐다.
우정봉에 14시20분에 도착했다. 북쪽의 명지산(1,267m), 남쪽의 노적봉(858m), 서남쪽의 매봉(929m) 등 인근 유명산의 명성에 가려 별로 알려지지 않은 탓에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으며, 산세가 부드러워 가족 산행에 적당하다. 주능선에는 잡목과 억새풀이 어우러져 있다.
연인산에 15:00시에 도달한다. 경기도 가평군의 대표적인 산으로 떠 오른 연인산(戀人山, 1,068.2m)은 한북정맥상의 강씨봉에서 남동으로 가지를 친 명지지맥 상에 솟은 산이다. 연인산에 능선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남으로는 우정봉~매봉~칼봉과 대금산~불기산~호명산 연인산에서 동으로는 장수봉~송학산~바른골봉~노적봉~옥녀봉 등으로 이어진다.
연인산은 예전부터 달과 인연이 깊었던 산이다. 조선조 때에는 상판리에서 볼 때 이 산위로 달이 떠오른다고 해서 산 이름이 월출산(月出山)으로 불렀다는 기록도 있다. 정상아래 샘터(장군샘)가 발원지인 용추계곡 본래 이름도 달과 관련이 있는 계량내였다.
냇물이 하도 맑아 달이 뜨면 달 속의 계수나무가 냇물에 비친다 해서 생긴 이름이라 전해진다. 용추계곡 들목(가평구청 앞에서 1km 거리 서울상회앞) 다리 이름이 ‘계량교’로 남아 옛 정취를 느끼게 한다.
연인산 정상에서 달구경은 멋진 파노라마와 함께 펼쳐진다. 북으로는 국망봉과 명지산, 그 오른쪽 화악산과 응봉이 달빛을 반사시킨다. 북동으로는 백둔리계곡 건너 수덕산과 몽덕산이 멀리 용화산 사명산과 함께 눈에 와 닿는다. 장수능선 방면으로는 달빛 받는 노적봉(구나무산). 북배산, 가덕산, 계관산, 월두봉, 삼악산, 등이 드러낸다.
용추구곡은 연인산(1068m)을 발원지로 형성됐는데 용이 하늘로 날아오르며 아홉 굽이의 그림 같은 경치를 수놓았다는 데서 유래한다. 용추구곡을 시작으로 와룡추,·무송암,·탁령뇌,·고실탄,·일사대,·추월담,·청풍협,·귀유연,·농완개 등 아홉 군데 비경을 자랑하고 있어 이를 옥계구곡이라고도 부르고 있다. 가평 8경 중 하나다.
119 조난푯말이 있는 장수봉 정상(881m)에 15시35분 닿는다. 계속 장수능선길을 타면 왼쪽 아래로 장수고개에서 우정고개로 이어지는 임도가 용추계곡과 함께 조망된다. 용추계곡 위로는 매봉도 마주 보인다.
장수봉을 지나 장수능선으로 행하는 구상나무 군락지, 나만이 가는 조용한 아름다운 숲길에서 어떤 사내와 마주쳤다. 그 순간 장끼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 날아갔다. 이내 서로의 눈빛이 마주치는 순간 경계심을 늦추었다.
얼핏 봐도 순한 초식동물의 눈빛이었다. 40대 중반이 보통 체격으로 순박해 보이면서도 이목구비가 뚜렷한 그 사내 또한 이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빈손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 ‘단 한 한 사람’ 성도, 이름도 모른다. 다만 아름다운 숲길에서 그 사내와 마주쳤을 뿐이다. 인기척이 있으리 만무한 깊은 산속에서 말이다.
“어디서 왔는지요?”네가 물었다“
“예. 그냥 숲길이 너무 좋아서 산에서 살아요.”
“산에서 천막을 치고 살아요.”
“몸이 좀 안 좋아서.”
그러나 몸이 안 좋다는 그의 혈색은 너무나 생기가 돌았으며, 그리 크지 않은 체구에서 풍겨 나오는 기운이 신록의 푸른 산기운처럼 맑았다. 어림짐작에도 평범한 복장의 그가 속세에 그리 공부를 많이 하거나 돈을 많이 벌거나 유명세를 탄 것 같지 않았다.
인연이라면 참으로 깊은 인연이겠지만 이렇게 산중의 사람들은 서로의 출처를 깊이 묻지 않는 법이다. 굳지 묻지 않아도, 오래 주절주절 얘기하지 않아도 그 향기와 눈빛으로도 수많은 말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도대체 서로를 꼭더 알아야만 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산중에 아무리 오래 살아도 눈빛이 너무 강하다면 사실은 적개심이나 욕망이 아직도 살아 꿈틀거리는 육식동물 그것과 비슷한 것이고, 눈빛이 너무 흐리면 속내를 너무나 잘 숨길 줄 아는 고수이되 음흉한 것이고, 눈알이 너무 자주 굴리면 심약하거나 불안한 것이라 했으니, 행여 네가 잘못 보거나 착각했을 수도 있겠지만, 저 산중에서 초식의 고라니처럼 눈망울이 맑은 사람이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아름다운 일이며 크나큰 위안인가.
안내 푯말이 없어서 대부분 그냥 지나치는 이곳이 송학산(705m) 정상에16시15분이다. 송학산 정상에서는 동으로 바른골봉과 노적봉(구나무산), 남동쪽으로 승안리 용추계곡, 가평읍, 북한강, 남쪽 용추계곡 건너로 칼봉, 칼봉 오른쪽으로 청풍능선, 서쪽은 정상으로 이어지는 장수능선이 한눈에 와 닿는다.
장수고개는 6거리다. 백둔리에서 오른 임도를 비롯해서 동쪽 바른골봉 방면 능선길과 바론골봉 남쪽 사면임도, 남쪽 구라우골 MTB코스, 그리고 장수능선 남쪽 임도와 연인산 정상 방면 장수능선길이 만나는 지점이다.
송학산 정상 이후 완만한 능선 왼쪽 아래가 온통 소나무와 잣나무 숲이다. 잣나무 숲을 오른쪽으로 끼고 30분가면 청풍능선 방면으로 구상나무군락이 아름다운 풍광을 자아낸다.
소나무는 민족의 지조와 절개를 나타내는 표상으로 단연 으뜸이었다.
그리고 흉년에는 소나무의 속껍질을 벗겨서 목숨을 이어 나갔다고 하였다. 추석이면 빼놓을 없는 음식이 송편이요. 노란 송홧가루를 꿀이나 조청에 타서 만든 다식의 맛은 또 어떠했던가! 소나무는 한방의 약재로도 다양한 효험을 지녔다고 한다.
소나무는 집을 짓는 재목뿐 아니라 요긴한 땔감이기도 했다. 밥을 짓거나 온돌방을 덥힐 때는 소나무 장작이나 갈비(솔잎)룰 이용했다.
소나무와 잣나무는 정월(正月)의 나무다. 추가 김정희의 세한도(歲寒圖) 에서도 추운 겨울이 되어야 소나무와 잣나무의 기백이 비로소 드러난다고 했다.
나무가 없고, 산이 없고, 강이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가 없다. 그것은 바로 지옥일 것이다. 그런 대자연이 작으나마 내 작은 숲을 가꾸는 일은 아이를 키우는 즐거움과 아픔과 대견함고도 같다고 할까.
장수고개를 거쳐 바른골봉산을 17시15분 도착 했다. 삼거리를 지나고 안부를 지나노적봉(구나무산. 858.8m)18시15분 도착했다. 명지산(1,2657m)결사바위위에서 남쪽으로 뻗어 내린 능선 상의 연인산(1,068m)이 모산이다. 연인산에서 남동쪽으로 가지를 치는 능선(장수능선)을 경계로 북쪽은 북면 백둔리 , 남쪽은 가평읍 승안리로 구분된다.
이 장수능선은 장수봉(876m)~송악산706m)을 지나 장수고개에서 잠시 맥을 낮춘 다음 바른골봉(781m)을 빗어 놓는다. 바른골봉에서 계속 이어지는 능선이 또 하나의 봉우리를 들어 올린 산이 구나무산이다.18시15분에 도달했다.
산이름은 이 산에 참나무과인 구나무가 많다는 데서 유래됐다. 가평읍내 방면에서 바라보면 정상 일원이 마치 노적가리를 쌓아 놓은 듯이 보여 일명 노적봉이라고도 붙린다.
702m봉과 750m봉을 거쳐 옥녀봉에 19시25분 도달한다. 옥녀봉에 오르기만 하여도 조망이 일품이다. 서쪽 깊게 패어진 용추계곡 안 미륵바위가 내려다보이고, 계곡위에는 칼봉이 하늘금을 이룬다.
칼봉산에서 오른쪽에는 연인산 줄기가 하늘금을 이루고, 북으로는 광목골 건너로 노적봉에서 시계방향 사슴이 고개로 이러지는 산능이 시원하다 펼쳐진다. 동으로는 계관산 줄기가 보이고 계관산 줄기에서 오른쪽 아래로는 가평천을 접수하는 북한강과 가평읍, 남이섬이 아름답게 내려다보인다.
산행을 시작했고 하산지점인 게량리에 도착하니 21시15분이다. 이로서 오늘9개산 원점회귀 산행으로 9개 산행을 마무리 했다.
이번 산행은 나 홀로 산행으로 일요일인데도 옥녀봉에서 장수봉까지의 산행과 칼봉에서 우정고개의 산행은 유유자적하게 아무도 없는 산행을 했으며, 다만 대부분 등산인은 우정고개에서 산행하여야 백둔리로 하산하거나 백둔리에서 백둔리로 하산하는 원점회귀산행이 대부분이었다. 나머지 산행은 나 혼자 산행을 했다. 청량리에서 내가 탔던 목동에서 출발하는 1330-3번 좌석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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