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을 시작하기 전에.
우선 제가 글에서 예를 드는 모든 이야기는,
절대 '모든 성우지망생이 이러이러하다'는 단적인 예가 아님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여담이지만 저는 예전에 성우지망생이었습니다. 네이버 카페를 돌아다녔는데... 정을 못 붙였습니다.
그 이유가 되는 분들이 제가 예로 드는 분들입니다. 저는 그런 분들을 많이 봤기 때문에 이런 분들이 많더라..하는 식으로
그런 분들에 대한 예를 들 뿐이지, 절대 모든 성우지망생이 그렇더라 하는 게 아닙니다.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성우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것들이 필요하지요. 발성, 발음과 같은 기초 훈련도 열심히 해야 하고 연기력도 좋아야 합니다.
성우라는 직업이 제법 대중화가 되면서 각계 각층에 성우라는 직업군이 많이 알려진 것이 사실입니다.
단편적인 예로 애니메이션 시장이 국내에서(비록 자급자족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아무튼.) 제법 인기를 끌면서
성우라는 직업에 대해 쉽게 접하는 경우가 많아졌지요.
사실 90년대 생인 저만 해도 라디오 드라마는 접한 적을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니까,
제 나이 또래의 분들은 성우라는 직업을 애니메이션으로 접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이 꼭 성우라는 직업군을 접하는 데만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어서...
일본 애니메이션을 검증 없는 자막(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것들. 물론 잘 만든 것도 있습니다만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보다 보면 짜증날 정도인 것도 있습니다.)으로 접하게 되는 경우도 많죠.
그래서일까요, 성우지망생을 자처하는 일부 몇몇 분들 중에 성우의 자질 중 중요한 것 하나를 빼뜨리시더라구요.
바로 '국어 공부'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논란이 있을 것으로 압니다만, 저는 국어 공부를 성우의 덕목으로 여깁니다.
물론 언어학자처럼 문법을 100% 알기를 원하는 게 아닙니다. 구어체와 문어체의 차이도 있고,
그 사회에 유행하는 유행어가 있구요. 그 유행어가 문법에 조금 어긋난다고 해도, 그 유행어를 애드리브로 넣었다고 해서
뭐라고 할 사람은 없겠죠. (있으..려나요?) 무튼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연기를 하는 데에 어려움이 없을 만큼의 국어 공부는 필수이자 당연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요즘 성우지망생을 자처하시는 일부 몇몇 분들을 보면 문제가 아주 심각합니다.
대체 어디서 배울 수 있는지 궁금할 정도의 일본어체. 대체 어떻게 해야 뿌리뽑아지는 걸까요.
사실 이렇게 말하는 제 글에도 일본어의 영향을 받은 표현이 얼마나 많을지 모릅니다. (저부터가 부족합니다.)
하지만 극히 일부 분들이 사용하시는... 갓 번역기 돌린 듯한 말투는 좀 고쳐야 하지 않을까요.
또, 맞춤법은 일부러 틀리게 쓴 건지 궁금할 정도입니다.
남들 다 헷갈리는 표현을 헷갈리는 게 아니라, 그냥 단어를 못 씁니다.
우스갯소리로 나도는 글 중에 많은... '무난한->문안한' 뭐 이런 오류들 말입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성우라는 직업은 결국 우리말을 다뤄야 하는 직업입니다. 그러니 국어 공부 또한 덕목으로 여겨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겁니다.
물론 국어 공부를 해야만 성우로 설 수 있는 건 아니죠. 사실 오늘날의 성우라는 직업에 있어 국어 공부는 옵션 정도에
가까울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말 지킴이'로서 활약하는 성우의 모습, 우리 대에 와서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싶은 것이 제 솔직한 심정입니다.
위에서도 언급했던 걸 그대로 강조하자면..
문어체, 구어체의 차이를 무시하자는 게 아닙니다. 언어학자처럼 문법을 100% 외우고 지켜야 한다는 말이 아니예요.
전 그저 일상 생활 속에서의 표현 같은 것에서 좀 더 우리말 지킴이다운 모습을 볼 수 있기를 원할 뿐입니다.
예를 들어.. <나루토>가 처음 나왔을 때 '천둥벌거숭이'라는 표현이 나왔잖아요.
그 표현이 무슨 뜻인지 몰라 궁금해한 사람들이 그 단어를 찾아보면서, 새로운 우리말 단어를 하나 알게 됐습니다. :)
저도 그 때 이런 단어도 있다는 걸 알게 됐는데, 굉장히 뿌듯하고 기분좋았습니다.
(천둥벌거숭이는 우리말이지만 제 또래의 아이들에게 크게 알려진 말은 아니었습니다. 다른 연령대에선.. 잘 모르겠네요.)
그런 모습을 앞으로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글이 두서없어 제가 전하고자 한 바가 잘 전해졌는지 모르겠네요.
우리말이 파괴되는 것 등에 대해서 여러 가지로 걱정도 하고 있지만요,
성우는 우리말 지킴이, 아름다운 그 명칭을 우리 대에 와서 잃기를 바라지 않는 일종의 고고한 마음도 큽니다.
아무쪼록 우리말도 성우도 그 아름다운 모습들을 계속 지켜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정말 주옥같은 글이네요. 서우 지망생으로서 성우의 존재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주는 그런 글이군요. 정말 잘 읽었습니다. 성우의 연예인화나 소속사 공채 뭐 이런 문제 보다 우리말 전문가 우리말 지킴이로써의 성우의 위상 확립이 훨씬 중요합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성우의 위상과 정체성 또 수요 문제도 일거에 해소 될텐데...그래서 일선에 계신 성우분들 보면 일자리와 함께 성우들의 우리말 솜씨를 두고 걱정을 많이 하시지 소속사 문제 같은 것은 신경도 안 쓰세요. 연기력이 좋고 나쁜 것도 결국 어휘능력과 표준 발음 구사 능력에 달려 있는 것이고 모든 경우는 아니지만 연예인 캐스팅이 지탄을 받고 한국 사람이
일본 성우가 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하는 것도 그런 문제 때문인데 여태까지 있었던 일들에 대한 요점을 너무 잘 파악해 정리하셨네요. 지금도 기억이 나요. 성우가 되려고 학원에 처음 갔을때 선생님과 학원 선배들이 정말 훌륭한 성우가 되기 위해 연기 공부를 시작하겠다면 국어사전 부터 사라고 해서 곧바로 그렇게 했죠. 정말 중요한 것은 공채제도를 폐지하고 소속사를 세우는 것 따위가 아닌데.. 그야 말로 성우가 성우다워야 성우죠. 그러다 보니 학원에 와보면 무슨 학교 국어 시간 같은 분위기가 납니다. 기초반은 당연히 국어 문법과 발음, 어휘부터 배우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들도 하시는 말슴이 시상식 쫓아다니거나
누가 어디에 나왔느니 하는 소리 하지 말고 책이나 한자 더 보라고 하십니다. 학원 친구나 선생님과 맥주라도 한잔 하면 나오는 이야기가 효과를 효꽈로 해야하나 문자 그대로 효과로 해야 하나 더빙에서는 효꽈이고 내래아션에선 효과라 해야 한다 뭐 이런 소리 합니다. 그런 것이 연기력으로 직결 되니까요. 그래서 70년대에 KBS는 성우 공채에 국어 시험이 따로 있었고 최근에도 한국어 능력 검정 시험 성적을 반영할 것라는 소문이 지망생 사이에서 돌기도 합니다.
또 방송계에서 심각하게 문제 되는 사안이 우리말에서 장음이 사라지고 모든 말이 단음화되어서 우리말의 묘미가 사라지고 단조로워 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망생들은 장단음 표를 구해 틈나는 대로 외우기도 합니다. 이건 아나운서들 사이에서도 심각한 문제인데 음성 언어가 문자 언어를 변질 시키고 있어서 여러가지로 큰일입니다. 이것을 지키는 성우가 정말 훌륭한 성우인데...훌륭한 성우, 완성도 높은 작품하면 이런 우리말의 발음과 문법을 잘 지키고 어휘를 잘 살려 연기한 작품인데 매니아들이 그런 것에는 귀를 기울여 편달하지 않고 캐스팅이나 공채제도의 모순을 들먹거리는 이야기만 하고 있어 답답합니다.
현직 성우들이 아무 말 안 한다고 성우지망생들도 아무 말도 하지 말아야 할까요? 성우들이 아무런 행동도 안 한다고 성우지망생들도 가만히 있어야 할까요? 그러다가 정작 소속사제도를 도입해야 할 때 우리 나라에서 성우 소속사에 대한 연구가 전혀 없다면 그것이 더 위험한 것 아닙니까? 또, 소속사제도 얘기나 성우를 연예인으로 제대로 대우해주자는 얘기를 하는 사람은 언어파괴 문제를 도외시한다고 2차원적 시각을 가지고 매도하지 마십시오. 저는 우리말을 제대로 쓰려고 노력을 하고, 문법이나 발음법을 꼼꼼히 따지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런 얘기를 안 했다고 저 이외의 다른 사람들을 소속사제도나 운운하고 성우들의 처우개선만 생각하는 답답한 바보라고 단정지으시다니... 현재도 중요하지만 미래도 중요합니다. 우리말을 제대로 쓰라는 이유도 다 그런 이유 아닌가요? 미래 세대에도 우리말이 제대로 보존될 수 있게 하려고... 제가 여기서 항상 얘기를 꺼내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성우가 일단 살아야 떡을 찌든 죽을 쑤든 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떡을 찌고 죽을 쑤어봤자 먹을 사람이 없으면 다 갖다버려야 하니까요.
저도 분란 만들기 싫은데 소년시대님께서 자꾸 분란을 만드시네요. 나름의 노력을 가지고 답답하다고 저평가를 해버리니 저도 분해서 얘기를 할 수 밖에요. 이렇게 해서 소속사제도나 성우의 처우개선에 대한 언급을 어떻게든 죽여보겠다는 생각이신가 본데요... 물총은 누를수록 멀리, 또 세게 나갑니다.
우리말이 지켜지고 잘 가꾸어져야 성우의 위상과 발전이 이루어지는 법인데 정작 중요한 것은 버려두고 보잘것 없는 것들에 열광하는 사람들에게 이글이 경종을 울리는 군요. 성우가 성우 다워야 성우죠.
좀 다른 얘기일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성우쪽보다도 번역자부터 제대로 교육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어 전공하고, 번역일을 지망한다는 사람이 '번역기 돌린듯한 표현'이 맞다고 바득바득 우길 때는 정말 어이가 없더군요. 방송할 때도, 대본 읽는 성우분들 이전에 그런 대사를 써준 번역자가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담당PD, 번역자, 연기자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지 연기자 혼자만 백날 국어 공부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닐 겁니다.
사실, 번역자 문제가 제일 심할 것으로 압니다. 일본어와 영어 번역투 문장만 해도 시급히 고쳐야지요. 문법에서 자꾸 일본어, 영어 번역투가 쓰이고, 또 성우가 그걸 그대로 읽어버리면 그게 과연 우리말 지킴이가 될지 의문입니다. 또한 번역자가 아니라 창작의 경우에서도 "~에 의해", "~에로의", "~에의" 이런 번역투를 사용하니 더욱 더 걱정입니다.
22222222222222222이 말에 동감하는 바입니다.번역의 작품이미지의 반까지는 아니더라도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 무시못하죠.예로 아무리 성우나 연출자가 능력이 뛰어나도 번역에서 오류나면 좋은 더빙 못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깔끔하고 세련된 의역과 맞춤법이 시급하죠... 솔직히 뮤지컬 쪽은 (노래 가사 번역에서도 그렇지만) 거의 틀이 바뀌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의역이 굉장히 많은데, 정작 보면 표현하고자 하는 오리지날에서의 요지는 고스란히 다 들어가 있으면서도 우리 말에 전혀 어색함이 없고 내용 흐름도 매끄러울 정도의 좋은 번역을 보여주는 작품이 적지 않습니다.
[미류]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저 또한 최근에야 나 자신이 국어사용(발음,읽기,쓰기,말하기)에 대해 올바르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충격이었습니다. 평소 의사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었으니까요.. 하여, 자음,모음,품사에 대해 다시 공부하고 있답니다. 다행히 우리말이기에 이해는 가지만 어렵더군요.. 요즘은 속어다..통신어이다 하면서 표준말을 지켜야하는 방송인들까지도 잘못된 언어표현을 사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언어로 모든것을 표현해야하는 성우들만이라도 올바른 사용을 해야함이 옳은 듯 싶습니다. 그리고.. 번역자 얘기가 나오는데, 약간의 오해가 있는듯하여 글을 늘립니다.
제가 사회에 몸을 담고 있는 터라 통역사나 번역자를 임시 기용하여 함께 일한적이 종종 있습니다. 제가 말하는 그들은 전문지식(전문용어)을 가진 전문작가들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들은 단지 언어를 해석하는 일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현재 왕성한 활돌을 하는 성우분들처럼 프리랜서라는 겁니다. 모든 지식을 소화할수 없는 직업이란 말이지요. 물론 한가지 회사에 몸을담고 한가지 분야에만 매달린다면 이야기는 틀려지겠지만, 구지 책임소지를 묻는다면 PD의 몫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도 그 프로(애니이던 영화이던)에 관심을 갖고 책임을 지는 사람은 PD분들이니까요. 저 역시 번역자들이 1차 번역을 해오면 두,세번의 재수정을 요청합
니다. 물론 전문지식을 충분히 전달하면서요. 그래도 최종 번역을 기초로 내부에서 몇번의 수정작업에 또 들어간답니다. 나머지 매끄럽게 손질하는것은 그 일에 대한 담당자의 몫이니까요.. [알레비오]님의 말처럼 번역자,PD,연기자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그러고 있지 않나요? 그래도 요즘작품들은 시대흐름에 따라 대사 중에 유행어를 많이 넣는것 같은데..
안타까운 건 현재 방송의 언어 사용입니다. 모 프로그램에서는 ㅋㅋ, ㅎㅎ와 같이 초성체가 그대로 쓰이고 인터넷 용어도 다수 보이더군요. 방송사부터 이렇게 언어 파괴를 하니 정말 한숨이 나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