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머리꽃 / 이재봉
고개를 쳐들고 서 있는
용머리꽃을 내려다보다 그만
풀뿌리에 걸려 미끄러졌다
중심을 잃고
땅바닥에 넘어지는 순간
한 손으로 땅을 짚고 올려다보니
용의 얼굴들이 지나간다
태 정 태 세 문 단 세 예 성
연 중 인 명 선 광 인 효 현
숙 경 영 정 순 헌 철 고 순
여의주를 입에 물고
온갖 조화를 마음대로 부리며
민초를 짓밟고 오만하게
서 있는
첫댓글 용머리꽃을 보면서 조선의 왕들을 생각했다. 만약 연산군이 백성들을 두려워할 줄 알았더라면, 그리고 낮은 자세에서 백성들이 흘리는 눈물을 보았더라면, 조선의 역대 왕들 중 가장 많은 시(123편)를 남겼던 그가 조선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지 않았을까. 낮은 곳에서 용머리꽃을 올려다보면서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꽃이 용의 머리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용머리꽃은 초여름에 시원한 청 보랏빛으로 피어난다.
첫댓글 용머리꽃을 보면서 조선의 왕들을 생각했다. 만약 연산군이 백성들을 두려워할 줄 알았더라면, 그리고 낮은 자세에서 백성들이 흘리는 눈물을 보았더라면, 조선의 역대 왕들 중 가장 많은 시(123편)를 남겼던 그가 조선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지 않았을까. 낮은 곳에서 용머리꽃을 올려다보면서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꽃이 용의 머리를 닮았다 하여 붙여진 용머리꽃은 초여름에 시원한 청 보랏빛으로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