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사 조직은 자체 행동강령과 ‘4계명’이라는 엄격한 자체 규율을 지니고 있었다. 네 가지의 규율은 이런 것이다. 첫째, 망언하지 말 것. 둘째, 행패 부리지 말 것. 셋째, 도둑질하지 말 것. 넷째, 간음하지 말 것. 이를 어기면 철저히 매로 다스렸다고 한다. 반면, 불우한 처지에 놓이거나, 병이 들거나, 부모 상을 당한 동료에겐 십시일반으로 돕고 봉사하면 굳은 동료애를 과시했다고 한다. 이런 상무사 정신을 드러내는 것으로 다음과 같은 사자성어들이 전해 온다. 병든 자는 치료해 주고, 죽은 자는 장사 지낸다(병구사장). 어려움에 처하면 십시일반으로 서로 돕는다(환난상구). 아침저녁으로 동서로 뛰며 부지런히 일한다(조동모서).이들은 해마다 3월 말일이면 한데 모여 서로 오랜만의 재회의 기쁨을 맛보며, 선인들에 예를 갖추고, 정보를 교환하고 먹고 마시며 즐기는 화합잔치를 열었다. 전시관에서 만난 예덕상무사원 신중균(75) 어르신이 말했다. “3월이면 날씨두 풀리구 31일은 장이 읍는 날 아뉴? 그래설랑 그날 모임을 하는겨어. 위패에 제사 지내구 영감두 바꾸는 날이유. 모이는 상무사원들이 들뚝날뚝하긴 해두 여백께 읍슈우, 대를 이어 상무사를 유지하는 디가아.”
영감이란 상무사의 우두머리인 접장(장무원장)을 말한다. 상무사의 업무를 총괄하고 기록하고 관리하는 이를 접장 또는 두령영감이라고 부른다. 임기가 1년(요즘엔 2년에 한번 선출)으로 연로하고 능력있는 조직원들 중에서 돌아가며 선출한다. 상무사 조직은 1년에 한번씩 모여 공문제(총회이자 의결기구)를 열어 접장 선출이나 다른 안건을 다뤘다. 이 자리에선 역대 영감 등의 위패에 제사를 올리는 한편, 뒤풀이로 여흥을 즐기며 한바탕 잔치를 벌여 화합과 단결을 과시했다고 한다. 무당의 재수굿판도 벌어졌는데, 국태민안과 보부상들의 운수대통을 기원하는 제를 올리고 굿판을 벌였다고 한다. 현재 예덕상무사의 두령은 보부상 유품 전시관 관장이자 윤봉길 의사가 시작한 월진회의 회장 윤규상(86) 어르신이 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