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는 모두 6천여 자로 중국 고전 중에서는 길지 않은 편에 속한다. 시계편(始計篇)으로 시작하여 작전(作戰), 모공(謀攻), 군형(軍形), 병세(兵勢), 허실(虛實), 군쟁(軍爭), 구변(九變), 행군(行軍), 지형(地形), 구지(九地), 화공(火攻), 용간(用間)의 13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편은 모두 '손자왈(孫子曰)'로 시작되는데, 손자의 말을 수록하는 체제로 이루어져 있다. 손자의 이름은 무(武)라 하는데, 그에 대한 상세한 기록은 없다. 제(齊)나라 사람 혹은 오(吳)나라 사람이라고도 전해진다. 『사기(史記)』에 의하면 『손자』13편을 기록한 후, 오나라 왕 합려(闔閭)에게 인정받아 장군으로서 국가의 부강에 공헌했다고 하나, 그 이상의 상세한 사적은 밝혀져 있지 않다. 손무 이후 전국시대에 걸쳐 많은 병법서가 쓰여졌지만 그 중에서 『손자』는 대표적인 병법서로서 널리 읽혀져 왔다. 그 이유는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전쟁에 대한 행동 규범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손자』는 병법서의 대표적인 고전일 뿐아니라, 중국 고전을 넘어서 세계의 고전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2천5백 년 전에 쓰여졌지만, 내용은 결코 구태의연하지 않고 오히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욱 귀중한 점들을 시사해 주고 있다. 『손자』는 원래 병법서이기에, 쓰여진 내용은 어떻게 하면 싸움을 유리하게 이끌어나갈 수 있는지, 즉 이기기 위한 전략전술, 패배를 겪지 않기 위한 전략전술이 정리되어 있음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손자』의 매력은 이런 싸움의 원리원칙에만 있지 않다. 그 속에 전개되어 있는 전략전술론이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을 밑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전쟁에서 만이 아니라 인간관계의 모든 면에 걸쳐 응용할 수 있다. 어떤 재계 인물은 '손자병법을 읽고 인간사회를 살아나가는 지혜를 배웠다'고 술회하기도 했는데, 인간관계의 참고서로서, 또한 경영전략의 텍스트로서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손자』의 현대적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손자』병법은 극히 유연한 사고방식으로 일관되어 있는데, 그 속에서 피력하는 전략전술은 크게 두 원칙 위에 서 있다. 첫 번째는 승산 없는 싸움은 하지 말라. 다시 말해, 이길 전망이 없는 싸움은 하지 말라는 것이다. 『손자』는 이렇게 말한다. "셈이 많으면 이기고, 셈이 적으면 이기지 못한다(多算勝 小算不勝)." 산(算)이란 승산, 즉 이길 수 있는 전망이라는 뜻이다. 승산이 많은 쪽이 이기고, 적은 쪽이 진다. 하물며 승산이 없는 싸움은 이길 리가 없다는 것이다. 또 이렇게 말한다. "병력이 열세면 퇴각하라. 승산이 없으면 싸우지 말라. 아군의 전력을 무시하고 강력한 적에게 싸움을 걸면 오히려 적의 먹이가 될 뿐이다." 일본인들은 옥쇄(玉碎, 항복하지 않고 자결하는 것으로 결사적인 전투를 독려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전법을 자주 썼다. 현대 비즈니스 전략에서도 그런 경향이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확실히 어떤 의미에서는 이런 적극적이고 과감한 경영자세가 오늘날 일본 경제의 기초를 쌓았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이제부터는 어렵지 않을까? 승산 없는 싸움은 반드시 헤쳐나갈 수 없는 상황과 마주치게 된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거나 새로운 분야에 진출할 때에는 반드시 확실한 전망을 세우고 나서 시작해야 한다. 어느 나라에서나 명장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결코 무리한 싸움이나 승산 없는 싸움을 하지 않았다. 예를 들면 『삼국지』에 등장하는 조조(曹操)라는 걸출한 인물이 있다. 그의 전투방식의 특징은 '군에게 요행의 승리(幸勝)는 없다'고 요약된다. '행승'이란 요행에 의한 승리, 즉 적의 잘못에 의해 간혹 이기는 전투를 말한다. 조조에게는 이런 식의 승리가 없었다. 바꾸어 말하면 확실한 승산을 세운 후 작전대로 싸워서 승리를 거두는 것이 그의 승리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조조를 닮은 인물을 찾아본다면 다케다 신겐(武田信玄, 전국시대의 장군. 여러 격전을 치렀으며 1572년에는 도쿠가와 이에야스 徳川家康를 무찔렀으나 다음 해에 사망했다)을 들 수 있다. 그가 이끄는 군단은 당시에 무적이라는 칭송을 받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승산 없는 싸움은 하지 않았던 것이다. 조조도 신겐도 사실은 『손자』병법을 상세히 연구했다. 즉 '승산 없는 싸움은 하지 말라'는 기본 원칙을 세우고, 그것을 실천함으로써 무적 군단을 만들어낸 것이다. 『손자』를 배우려는 사람들은 이 '승산 없는 싸움은 하지 말라' 라는, 언뜻 보면 대수롭지 않은 이 말을 명심하여 잘 음미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