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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사는 세상] 10 - 드라마처럼 살아라 2
씬1. 거리, 밤 (10부 연결)
지오, 준영, 윤영을 포함한, 모두 일자로 길게 늘어서서, 치키치키하며 노래를 부르고 가는, 모두 즐겁고 신나는,
DIS.
윤영과 창주, 술 취한 민철을 끌고, 차로 가고,
현섭과 호연 어깨동무하고 취해서 소리치는 ‘야, 이 의리없는 것들아, 가지 마, 나랑 술 먹자, 가지 마’ 하고,
지오, 병욱 뛰어와 현섭을 끌고 가며 ‘집에 가서, 잠 좀 자라, 집에들 가서, 준영이가 택시 잡았어요, 가요, 가’ 하며, 끌고,
준영, 한쪽거리에서 ‘택시 잡았어!’하면, 지오, 병욱 현섭과 호연을 끌고 가며, ‘집에 가자, 집에, 집에!’ 하고 택시 쪽으로 몰고 가는,
* 점프컷 1.>>
철이, 혼자 궁시렁대며, ‘남자가 여잘 목매게 사랑한다는데 웃긴 왜 웃어, 아름다운 얘기구만, 날 무시하는 거야, 뭐야’ 하며 가는,
준영, 지오, 병욱과 현섭, 호연을 태우다가, 철이 쪽 보며,
준영 : 야, 철이야! 너 어디가, 너 이리안와!
지오 : 잠깐만. (하고, 철이 쪽에 뛰어가는) 철이야!
준영 : (차를 출발시키며, 병욱에게) 병욱아, 잘 모셔다 드려, 딴데 가서 술 마시지 말고.
씬2. 달리는 택시 밖 + 안, 밤
창가로 보면, 수경, 욱욱하며 구토를 하려고하는,
민희, 주머닐 뒤지는 모습이 보이는,
민희 : 별짓을 다할라고..좀 참으십시오. (하고, 주머닐 뒤지지만, 아무것도 없는) 아까 봉지가 있었는데..
(수경의 옷을 뒤지며) 뭐, 봉지 같은 거 없어요, 봉지.
기사 : (짜증스런) 차에서 오바이트하지 마세요! 예?!
민희 : 네, 기사님,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하고, 수경의 몸을 뒤지며, 울상) 정말 뭐, 봉지 같은 거 없습,
수경, 그때, 다시 욱하며, 민희의 옷에 구토를 하는,
민희, 순간적으로 짜증 나, 수경의 뒤통수를 치며,
민희 : 참으랬잖습니까?!
씬3. 거리, 밤
준영, 서 있고, 지오, ‘택시, 택시!’ 하고, 준영, 돌아보면, 택시, 그냥 가고,
지오, 오며, 힘든,
지오 : 아..숨차.
준영 : 철인?
지오 : 4차선 도로를 뛰어드는 걸 간신히 잡아서, 두들겨 패가지고 집에 보냈다. (하다가, 택시 보고 부르는) 택시!
준영 : 우리 좀 걷자. (하고, 가면)
지오 : (웃으며, 뛰어 가, 목을 끌어안으며) 니가 안온다, 안온다 그래도 결국은 이렇게 올 줄 알았다.
호연이가 니가 와서, 덜 외로운 거 같드라.
준영 : (아무렇지 않게) 내가 뭐라고..외롭지가 않아..뻥까지마.
지오 : (준영의 볼에 입 맞추고, 준영의 목을 안고) 우리집 가자. 내가 안건드릴게. 어? 어?
준영 : 지난번에도 그래놓고, 결국엔 새벽 3시에 못참고 건드렸잖아.
지오 : (버럭) 그러게 누가 이쁘게 자래?
준영 : ?
지오 : (준영의 목을 끌어안으며) 이번엔 진짜, 안건드릴게, 어? 어?
씬4. 버스정류장, 밤
수경, 벤치에 널부러져 자고, 민희, 생수통의 물을 수건에 적셔, 구토물 을 닦다가, 힘든지, 벤치에 기대 수경을 보며,
민희 : 하는 짓마다, 꼴보기 싫어, 정말. (하고, 힘든지, 그냥 벤치에 기대는)
씬5. 지오의 집안, 밤
준영(무릎을 세우고 앉아, 골똘히 생각 많은), 주방 탁자 앞 의자에 앉아있고,
지오, 싱크대 앞에서 꿀차를 타서 가져와 준영 앞에 한잔을 놓고, 그 앞에 앉아, 편안하게,
지오 : 다들 완전히 술독에 빠져가지고, 아이, 정말 내가 술을 끊든지 해야지, 더는 체력이 바닥나서 못살겠다, 휴..힘들어...
엄마가 농사지은 꿀이야, 아주 맛있어, 먹어봐. (준영 이쁘게 보며, 차 마시며) 내가 정말 아무리 생각해도
애인 하난 기가 막히게 잘 구했다 싶다,
준영 : (보면)
지오 : (손가락을 꼽아가며, 조금 과장되게) 의리 있지, 인간미 있지, 이쁘지, 귀엽지,
정말 내가 전생에 무슨 복이 많아서 너같은 앨 애인으로,
준영 : (차 마시며) 실은 오기 싫었는데, 선배 흉내내 본거야.
지오 : (작게 웃다가, 웃음가신, 따뜻하게 보며(10부에 준영이 우는 상황을 미리 보았기 때문에)) 무슨 일이야?
준영 : (찻잔 보며, 담담하게 말하려하지만, 안되는, 눈가 붉어지는) 나도 선배 너처럼 동료한테 의리있게 잘하고,
이해 안되는 것들도 이해하려고 애쓰고, 그러다보면 내 드라마도, 인생도, 선배 너처럼 인간미 넘치고, 따뜻하고,
지오 : (달래듯) 니 인생이 어때서? (잠시 심호흡하고) 준영아.. 내가 니 드라마가 냉정하다고 한 건 그냥 화가,
준영 : (눈물 나는, 눈가 닦고) 아빠한테 갔었어.
지오 : ?
준영 : (눈물 참고, 지오 보며) 내가 지금부터 어떤 말을 해도, 부탁인데, 가르치지마. 이해하란 말도 하지 마,
선배가 이해해라, 해서 이해될 거 같았음 벌써 이해했을거야. 그냥 듣기만 해, 그럴 자신 없다 그럼 나 지금 갈래.
지오 : (걱정스레 보며) 암말도 안할게.
준영 : (울지 않으려 애쓰며) 중3때, 어느 날 몸이 너무 아파서 조퇼하고 집에 갔는데, 우리집에서, 어떤 아저씨가 나오는 걸 봤어.
* 플래시컷 1. >>
준영(중3) 집으로 오는 길에, 뭔가 이상해 앞을 보면, 젊은 남자 준영의 집에서 나오며, 주변을 살피고, 넥타일 매며 나가는,
준영을 보지 못한,
준영, 남잘 이상하단 느낌으로 보다가, 집으로 들어서서 안으로 들어가 려다가, 거실창 앞을 보면
거실에서 준영모, 샤워한 모습으로 나와, 신문을 보며, 커피를 마시는,
준영, 그런 엄마를 물끄러미 보는, 눈가 붉은,
준영 : (E) 누구지 싶드라. 그리고 집안으로 들어갔는데, 엄마는 샤워를 하고, 차를 마시고 있었어. 아무 일도 없다는 듯.
그때 나는 내가 뭘 잘못봤겠지, 했어. 그래서 엄마한테 암말도 안했어.
* 현실 >>
지오 : (보면)
준영 : (울며, 눈물 닦고, 애써 울지 않으려하지만 자꾸 눈물이 나는) 그리고 며칠이 더 지나서 친구들을 데리고 집에 오는데
한 애가 그러는 거야. 야, 이게 니네 집이야? 이집 미옥이네 집아냐? 하면서 내 옆에 있는 나랑 젤 친한 친굴 가리키는 거야.
내가 영문을 몰라 그랬지. 무슨 말이야, 여기 우리집이야. 근데, 그 친구가 또 이러는 거야. (지오 보며) 무슨 말이야,
미옥이네 아빠가 여기서 나오는 거 나 몇 번이나 봤는데..
* 플래시컷 2. >>
준영(중3때)과 친구들 집 앞에 있는, 준영과 친한 친구 서로를 보며, 눈가 붉은, 친한 친구, 돌아서서 뛰어가는,
친구들 ‘야, 미옥아’ 하며 따라가고, 준영, 눈가 붉어, 멍한,
지오 : (안쓰레 준영을 보면)
준영 : 나는 그래도 학교에 갔어. 내가 안가면 그 얘긴 모두다 진실이 되니까. 애들이 뒤에서 엄마 욕을 하고, 수군대도
암 것도 못들은 것처럼, 웃고, 떠들고, 미옥인 그이후로 학교에 안왔어. (맘 아픈) 어느날 엄마한테 말했지.
엄마 미옥이가 학교에 안와. 그랬더니, 울엄마 하시는 말씀. (지오 보며) 학교 땡땡이치는 그런 못된 친구하고는 놀지마라...
정말 너무 어이가 없,(눈물 흐르는, 휴지 풀어, 코풀고, 격앙되어, 우는)
지오 : (가만 보는)
준영 : 나는 아빠가 엄마랑 사는 게 싫었어. 아빠 같은 사람이..어떻게 엄마 같은 사람이랑, 아빠는 보들레르를 좋아하고,
잔느를 사랑하고, 베를렌을 이해하고..선배가 나한테 드라마처럼 살라고 한 것처럼 똑같이...인생을 시처럼 살아라하고...
그런데, 어제 만난 아빠는...너무나 이쁘고, 젊은 여자랑,
지오 : (안쓰레 보기만하는, 눈가 붉어지는) ...
준영 : 엄마한테 전화할 수가 없었어. 아직도 난 이해가 안가니까. 뭐라고 입에 발린 말이래도 해줘야 하는데, 아직 나는
입바른 소리래도 엄말 위로할 맘이 안생겨. (속상해, 소리치는) 자기 엄마 하나도 이해 못하면서 무슨 드라말 하냐고?!
그렇다, 나는 엄마도 이해 못하고, 그래서 드라마도 사람 냄새 안나고, 냉정하고, 그래서 니가 어쩔 건데?!
니가 나에 대해 그렇게 잘 알어?! 왜 손규호처럼 너도 나한테 함부로 말해,
지오 : (옆으로 가서, 안아주는, 맘 아픈) 미안, 미안.
준영 : (엉엉 우는) 아빠보고, 엄마가 첨으로 보고 싶었는데, 엄마한테 갈 수가 없었어. 또 다른 말로 상처받을까봐,
또다시 엄마한테 실망할까봐, 선배, 니가 이런 맘 알어? 안다고 하지 마! 시골에서 착하게 농사지어서 아들 준다고
때마다 꿀 보내고, 반찬 보내는 그런 이쁜 엄말 가진 니가 알긴 뭘 알어?! 니가 뭘 알어?!
지오 : (안고, 맘 아픈, 몸을 조금 흔들며) 미안, 미안, 정말 미안.
씬6. 도시풍경, 느린 몽타주, 아침
버스정류장, 민희, 벤치에 목을 쳐늘어뜨리고 자는, 수경, 민희의 다릴 베고 널부러져 자는 모습이 가관이다,
그들을 이상한 사람 보듯 하고 지나가는 사람들 보이는,
씬7. 지오의 집안, 아침
지오, 자는, 그러다, 햇살에 눈이 부셔서, 눈을 뜨고, 옆을 보면, 준영이 없는,
지오, 잠결에 벌떡 일어나, ‘준영아, 준영아’ 하며 밖으로 나가는, 그리고, 주변을 보고, 화장실로 가 문을 열면, 아무도 없는,
지오, 답답 하고, 조급해져, 벗어논 옷을 여기저기 뒤지다, 핸드폰을 찾아들고, 전화하는,
준영 : (F) 여보세요.
지오 : (걱정스런) 너 어디야?
준영 : (F) 나 니네 집이다, 왜?
그때, 문소리 나고,
지오, 돌아보면,
준영, 장바구니에 장을 봐온,
준영 : (전화에 대고) 우리 밥해먹자. 내가 두부 사왔다. (하고, 웃으며, 주방으로 가서, 음식을 만들려고 하는) 후라이팬을
어디서 본거 같은데..(하고, 싱크대 열어보면, 말끔히 정리된) 야, 싱크대 안까지 각 잡아 논 거 봐라, 봐.
지오 : (편안하게 웃으며) 나 먼저 물 한잔 주라.
준영 : 알았어. (하고, 물을 한잔 주고, 다시 두부를 씻으며) 두부 부쳐서 간장 찍어먹자.
지오 : (준영의 뒷모습보며) 조려먹는 게 더 맛있는데.
준영 : (보며) 나 못해. (하고, 도마랑 두부, 칼을 식탁에 놓아주고) 니가 해.
지오 : 너 왜 자꾸 반말해?
준영 : (눈치 보며, 애교떠는) 그래서 싫어?
지오 : 그래서 싫어하는 놈이면 니가 만나주기나 하냐? 니 눈이 얼마나 높은데...
준영 : (입 내밀고)
지오 : (빠르게 입 맞추고, 칼로 두부를 썰며) 냄비 꺼내.
준영 : (웃으며) 네! (하고, 냄비를 꺼내다) 아차! 나 좀 늦는다고, 민희보고 먼저 촬영준비 하라고 해야 하는데, 밥하고 있어!
지오 : 너너너 또 나만 부려먹을라고 머리 쓰지?
준영 : 아냐. (하고, 두부를 집어먹고, 핸드폰을 하는) 지금 봐봐라, 나 전화하는 거, 진짜 일 땜에 전화하지.
지오 : 니네 오늘 오후촬영이라며?
준영 : 준비시켜야지. (전화기에 대고) 야, 너 어디야? 나 스케줄표 못받았는데, 그거 팀 카페에 올려놨니?
야, 너는 왜 뻑하면 잊어, 너만 술 먹었어, 나도 술 드셨어.
지오 : 내가 못산다, 못살어. (하고, 간장 꺼내서, 양념을 만드는)
준영, 전화하는 모습위로,
준영 : (N) 내 드라마의 냉정함이 내가 냉정해서라면, 나는 고치고 싶었다.
내가 사랑하는 드라말 위해서, 그리고 그보다 내 삶을 위해서.
지오, 준영, 밥을 맛있게 먹고, 지오, 준영의 밥에 반찬 놔주고,
준영, 시계보고, ‘어머, 어떻게, 늦었다, 늦었어' 하고 밥을 빨리 먹다, 목메고,
지오, ‘천천히 먹어’ 하고 물 주고, 두부 먹으면,
준영, 물 마시다, 두부냄비를 제 앞으로 놓으며, ‘이거 나 좀 먹게 좀 고만 먹어’하는,
지오, 웃고, 밥 먹는, 준영, 밥 먹으며, 지오를 보는,
준영 : (N) 사랑하는 남자와 아침식사를 하며, 엄마가 떠올랐다. 이상하게 다른 때처럼 싫지 않았다. 엄마에게 전화해야지.
맘이 급했다. 그리고, 섣불리 전화해라, 이해해라 말하지 않는 정지오가 고마웠지만, 말하지 않았다.
그와 나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있으니까. 드라마처럼, 이 사람과 평생을?
준영 : (밥 먹다, 지오 보며) 우리 5년 후에 결혼하자.
지오 : (밥 먹다가, 준영 보며) 3년.
준영 : 5년.
지오 : (갑자기 버럭, 밥알을 튀기며) 야, 5년 후면 내 나이가 몇인데? 너는 애기도 안갖는다며, 무슨 결혼을 5년 후로,
넌 정말 왜 그렇게 이기적이냐, 기집애야!
준영 : (팔로 날아오는 밥알을 막기 위해, 얼굴을 가리며) 밥 좀 먹고 말해! 참 근데 나 정말 애 안낳아도 돼?
지오 : 무슨, 하나는 나아야지!
준영 : (투정하듯) 나 애 남 연출 끝이야, 싫어.
지오 : 왜 그렇게 넌 극단적이냐? 1년 프로듀서하면서 쉬고, 그담에 울엄마한테 애 좀 봐달라고 하고,
너랑 나랑 작품 비켜가면서 하면,
준영 : 아, 몰라, 몰라, 나중에 얘기해, 나중에,
지오 : 꼭 지가 불리함 말꼬리 돌리고..
준영 : 오늘 촬영 나감 일주일은 꼬박 못보는데 좀 고만해라..
지오 : (밥 많이 먹으며) 에우, 손규호 쒜끼 정말..
준영 : (웃으며) 어떻게 저렇게 욕을 잘할까? 쒜끼가 입에 쩍쩍 붙네, 그냥.
지오 : 내가 뭘 못해.
준영 : (웃고)
두사람 옥신각신하는 모습에서 카메라, 빠지면서, 검은 화면이 우에서 좌로 가면,
자막 - 드라마처럼 살아라 2
씬8. 몽타주, 낮
1, 휘트니스 클럽, 낮.
윤영, 땀 흘리며 운동하는 모습이 보이는, 해진, 땀을 흘리며 운동하며, 윤영을 부럽고 존경스레 힐끔거리는,
그러다, 러닝머신을 하는 윤영의 옆 사람이 빠지자, 그 옆으로 가서 달리며 말하는,
해진 : 안녕하세요, 선생님, 저 장해진이예요.
윤영 : (운동하며, 보는)
해진 : 얼마 전에 선생님 소속사로 왔어요. 저 선생님처럼 되고 싶어서 배우 됐는데..
윤영 : (안보고, 가며) 그런 애가 한둘이야. (하고, 수건으로 땀 닦고 가며, 창주에게) 담 코스 뭐니?
2, 액션스쿨, 낮.
윤영, 암벽 타는 연습을 땀이 비오듯 흘리며 하다, 잠시 벽에 붙어 호흡하다가, 해진을 계속 보고 있는 매니저 인창을 보는,
뭔가 이상한, 다시 암벽을 타는,
소유, 영웅, 와이어 타는 연습을 하는 게 보이는, 다른 배우들도 보이는,
해진, 호걸과 한창 칼싸움 연습을 하는, 그러다, 잘못해, 호걸, 칼로 해진의 어깨치고, 해진, 아파하며 넘어지고, 호걸, 웃으며,
호걸 : 야, 니가 날 쓰러트려야하는데, 왜 니가 넘어져?
해진 : (숨을 몰아쉬며) 좀만 쉬자.
그때, 인창 물병을 가져와 해진에게 주면, 해진, 벌컥이며 마시는,
그때, 누군가, 해진의 물병을 뺏어 던지는, 해진, 보면,
윤영 : (땀이 흥건한, 숨 몰아쉬며, 인창에게) 넌 오늘부로 모가지야. (하고, 가는)
인창 : ?
해진 : ? (놀라, 윤영에게 뛰어가, 앞을 가로막으며) 저기 인창이 오빠를 왜,
윤영 : (숨을 헉헉대며) 운동하고 그렇게 물 쳐먹음 무슨 소용이야?
해진 : 그래도 그게 제 잘못이지, 인창오빤 아무 잘못도,
윤영 : (말하지 않고, 인창에게로 가며) 억울해?
인창 : (억울하게, 눈가 붉어져, 윤영을 보면)
윤영 : (힘든, 숨을 몰아쉬며, 인창 보며) 누가 관리하는 배우한테 함부로 눈길 주래?
인창 : (억울한) 저 그런 적 없는데요,
윤영 : 내가 너 같은 애들 한두번 봤는 줄 알어?
해진 : (다가와, 윤영에게) 선생님 오빠 자르지 마세요, 제가 물을 원래 많이 먹는데..오빠, 정말 아무 잘못도, 한번만 더, 기회를,
윤영 : (해진 보며) 이 바닥에 한번만 더가 어딨어? 같이 나가고 싶음 나한테 계속 말 걸어, 어? (하고, 가는)
해진 : ...(가는 윤영을 눈가 붉어져 보다가, 인창 보는)
인창 : (눈가 붉어져, 화나 걸어가는)
해진 : (윤영 없는 걸 보고는 인창에게 가는)
소유, 와서 해진의 팔 잡으며,
소유 : 윤영이한테 찍힘, 거기서 끝나. 가지마. (하고, 가는)
해진 : (맘 아픈, 인창을 보는) ?!
씬9. 길거리, 밤
민철, 윤영(민철을 보며, 뒷걸음치며 걸어가며, 작은 보온병의 커피를 입을 대고 마시는) 얘기하는,
윤영 : (편안하게, 커피를 마시며, 뒷걸음쳐가는) 못되쳐먹었다, 그 동생놈.
민철 : 얘기 들어봐봐, 거기서 얘기가 끝이 아니야, 그 영화의 백미는 두 번의 반전이야. 세월이 7년인가 6년인가 튀고 나서,
어느 날이야, 동생이 하루는 사진을 인화하다, 우연히 엄마의 유품을 발견하지.
윤영 : (커피 마시고, 보는) 유품?..아, 이야기의 시작이, 엄마의 장례식부터였지, 말해봐.
민철 : 이건 걸으면서 말 못하겠다. (멈춰서며) 형을 살인자라고 증언한 동생이 엄마의 유품인 영사기에서 본 필름은,
어릴 적 형이랑 그 여자가 죽었던 계곡에서 놀던 한때를 찍은 거였어, 거기서 동생은 아주 어리고 힘없고,
형은 이상하게 동생보다 훨 크지. 현재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게.
윤영 : 그걸 통해서 동생은 뭘 느껴?
민철 : 형이 자길 한 번도 배신한 적이 없었단 거. 형이 말한 게 모두 맞다는 거. 계곡사이에서 형이 자기의 손을 잡을 때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며) 뭔가 느낀 거지. 끈끈함, 의리, 믿음, 말로는 안되는 ..뭐 그런 거.
윤영 : (편안하게) 당신은 사랑이 먼저야, 믿음이 먼저야?
민철 : ?
윤영 : (웃고) 말해봐, 사랑이 먼저야, 믿음이 먼저야?
민철 : 사랑.
윤영 : (뒤로 걸어가며, 작게 웃음 띠고) 아, 그래서 당신은 날 안믿는다고 말할 때도 그렇게 당당하구나. 그게 별거 아니라서.
근데 어쩌냐, 난 믿음이 먼전데. (하고, 커피를 마시며, 뒷걸음치는)
민철 : (보고, 걸어가는) ?
윤영 : (편안하게 서글픈 웃음 지으며, 뒤로 걷는) 자긴 자기가 나한테 잘해주니까, 내가 자기 옆에 있는다고 생각하지?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이용할 꺼리가 있기 때문에.
민철 : (멈춰서며, 서글프게 웃으며) 조금은.
윤영 : (뒤로 계속 걸으며, 따뜻하고, 안쓰럽게 민철의 눈을 보며) 내가 당신을 이용할 만큼 힘이 약해보이니?
(하고, 뒤돌아 걸어가는, 맘이 서글픈)
민철 : ...(가만 가는 윤영을 보다가, 조금 빠르게 뛰어가, 어깨에 손을 올리는)
윤영 : (민철을 작게 웃으며, 안쓰레 보고, 얼굴 한쪽에 뭔가 묻은 걸 닦아주고, 커피 마시는, 느린 그림)
씬10. 여의도 몽타주, 낮
1, 아주 빠른 느낌의 몽타주, 컷컷 보이는,
2, 드라마국 안, 낮>>
현섭, 빨간 볼펜으로 시청률표에 표시를 하는, 천지연 시청률은 29프로다.
현섭, 기분 좋게 돌아서서, ‘굿모닝!’ 하는,
*점프컷 1, 다른날 >>
시청률표에 규호의 작품이 <31. 5프로>에 표시되어있는,
지오와 몇몇 감독들, 심난하게 그걸 보다가,
지오, 빨간 볼펜으로 다른 프로그램(선배 재석의 드라마) 19프로에 동그라미를 치고, 옆의 재석에게,
지오 : 형도 선방한 거야. 3사중 2등이면 중간인데, 그럼 된 거지 뭐.
재석 : (웃고, 가는) 고맙다.
지오 : (가는 사람들 보다가, 규호의 시청률에 엑스표를 하려고, 이를 앙다물고, 있다가, 짜증스레 볼펜 뚜껑을 닫으며, 돌아서는)
*점프컷 2, 또 다른날 >>
지오, 드라마국 안에서 밖으로 나가려다가, 뭔가 이상해 게시판을 보면, 시청률 표에 28, 5프로에 동그라미가 쳐진,
지오, 기분이 좋은,
지오 : (작게, 궁시렁) 3프로 떨어졌다. 크크크. (하고, 가는)
씬11. 엘리베이터 안, 낮
지오,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서면, 규호(대본을 보며), 그 안에 있는,
지오 : (기분 좋게, 타며) 좋은 아침이다. 촬영 안가나 보다?
규호 : ..갈라고.
지오 : (짐짓 걱정스런 척) 시청률이란 게 올랐다 내렸다 한다. 넘 맘 쓰지마라. 근데 걱정은 되겠드라.
8회에서 30프로 대에서 20프로 대는 좀 그렇지?
규호 : (웃으며, 이놈 봐라 싶은) 위로냐?
지오 : 그럼.
규호 : 축하는 못해도 위로는 한다?
지오 : (어이없이 보며) 너도 참 바랠 걸 바래라, 새끼야. 너랑 나랑 그렇게 친하다고 생각하냐? (하고, 문 열림 나가는)
규호 : (어이없단 듯 웃으며) 보기보다 못된 놈. (하고, 작심하고 지오 옆에 따라 붙으며, 걸으며) 어디 가냐?
지오 : (걸어가며) 작가 만나러.
규호 : 아, 단막작가..근데 넌 언제 단막해서 몸값 올리냐. 미니 안준대?
지오 : (요놈 봐라 싶은) 내년에 들어,
규호 : 이서우 힘 좀 그만 빌리지.
지오 : 니 작품에 조연출 전부 불려나가서, 요즘 단막극은 조연출 없이 가는 거 아냐?
규호 : 에이스 프로덕션 김사장이 나, 프리로 나오라고, 난린데,
우리 아버지가 총선 준비하는데 내가 방송국에 있는 게 나을 것도 같고, 니 생각은 어떠냐?
지오 : (짜증나는) 너 알아서 해, 자식아.
규호 : 김사장이 주준영도 물어보는데,
지오 : (멈춰서면)
규호 : (가면서) 왜 걜 물어보면서 널 안물어볼까? 너도 뭐, 시청률은 좀 그래도 작품은 괜찮은데..
하긴, 프로덕션이 작품상 타서 뭐할 거야. 돈 벌야지, (멈춰서서 보며) 어떻게 내가 말 좀 잘해줄까?
지오 : (화나고 어이없이, 규호 보다가, 한숨 깊게 쉬고 가는)
씬12. 산타마리오안, 낮
지오, 단막작가(조작가)와 한쪽에서 커필 마시며 얘기하는,
지오 : (웃으며) 지금 얘기는 조금 수정을 하셔야 할 거 같은데, 어떠세요?
조작가 : (깐깐한) 전 수정 안하는데요?
지오 : ?
조작가 : 제 스승이 임선 선생님이신데, 그분 말씀이 작가가 감독 말 듣고 수정을 한단 건, 지조 없는,
지오 : (답답한) 그건 임선 선생님 정도 되시는 분들, 수정할 건덕지가 없는 분들 말씀이죠,
조작가 : 아무튼 전 수정할 수 없어요. 이미 제가 공모전에 몇 번씩 수정을 했고,
지오 : (답답하고, 짜증난, 슬쩍 한쪽 보면)
규호, 김사장과 낄낄대고 웃으며 얘기하는,
규호 : 야, 요즘 연출들 비싸다, 장수영이가 그 정도나 받어? 그럼 난 따블은 줘야겠네.
김사장 : 따블이래도 손감독님 오신다면, 드려야지.
카메라, 조작가 쪽으로 가면,
조작가 : 캐스팅은, 남잔 조승원, 여잔, 박선영씨 어때요?
지오 : (답답한) 뭐요? (한숨 쉬고) 우리 단막극 제작비가 5천이 안되요. 근데 무슨 조승원... (궁시렁) 물정모르네.
조작가 : (갑자기 기죽는) ?
지오 : (물마시고, 규호 쪽 답답하게 보는, 그러다 다시 조작가에게 다른 배우 생각나는 사람 있음 얘기해봐라, 등등 말하는 N)
드라마속 인물처럼 살고 싶었다. 동료가 잘나가면 가서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자격지심 같은 건 절대 없으며,
어떤 일에도 초라해지지 않는,
규호, 김사장, ‘일단 오늘은 촬영 가야되니, 여기서 얘기를 접고, 나중에 다시 만납시다’ 하며 일어나 가는,
지오, 그 모습을 안보지만, 온몸으로 의식하는,
카메라, 지오의 모습과 창밖으로 가는 규호와 김사장의 모습을 한 화면에 잡는,
지오 : (N) 지금 이런 순간에도, 큰소리로 괜찮다고 할 수 있는, 그런 인물이 되고 싶었다.
그런데, 왜 나는 괜찮지 않은 걸 늘 이렇게 들키고 마는지.
조작가 : 그래두 전 조승원이,
지오 : (말꼬리자르며, 답답한) 정말, 답답하네. 몇 번을 말해요, 제작비 5천..단막은요, 이름 있다 하는 배우는 절대 안해요.
이름 없는 배우 대라고요, 이름은 없지만 연기는 잘하는..내가 능력이 없어서 조작가가 말하는 대단한 배우를
못데려오는 게 아니고, 제작현실이....(하고, 시계 보며) 나중에 또 봐요, 연락드릴게요.
(하고, 빌지 들고 일어나, 주머니에서 찻값 꺼내다, 동전이 우수수 떨어지는)
조작가 : (놀라, 같이 동전을 줍는)
지오 : (초라하고, 서글픈, 같이 주으며) 화내서 미안해요.
조작가 : (동전 주으며, 웃으며) 괜찮아요. 제가 뭘 너무 몰라서..
지오 : 첨엔 다 그래요. 내가 잘 설명해야하는데..(그때, 전화오고, 받으며) 네, 정지오..어, 누나..(하다가, 탁자, 저 끝에 끼인
오백원 짜리 동전을 보고, 팔을 뻗어서, 동전을 힘들게 주으려 하며) 염병 깊게도 쳐박.. 아니야, 혼잣말...(놀라) 뭐?
(하다가, 머릴 탁자에 박는, 아파하는)
씬13. 달리는 지오의 차안, 낮
지오, 답답한, 기어를 움직여, 더 빠르게 달리는,
씬14. 지오모 병원 밖, 낮
지오부, 지경 벤치에 앉아있는데, 지경, 병원 쪽에서 나오는, 지오를 보며,
지경 : 엄마 좀 어때?
지오 : (지오부보며, 속상해, 악을 쓰는) 보건소에서 주는 약을 왜 버려요! 아버지가 뭘 알아서..
렙토스피라증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요!
지경 : (일어나, 지오를 밀치며) 얘, 그냥 집에 가. 병원에 내가 있을게,
지오부 : (버럭대며) 농사꾼 중에 절반이 쥐병 걸려! 그게 뭐 그렇게 대단한 병이야! 니 에미는 뭐든 약이야! 관절염에 한 웅큼,
머리 아프다고 한 웅큼, 위장아프다고 한 웅큼! 맨날 그 쓰디쓴 양약을 입에 달고 사는데, 거기다 아프지도 않은데
그놈의 독한 약을 그럼 또 멕여?!
지오 : (속상한, 화나는) 내가 지난번 비올 때, 밭에 엄마 내보내지마시라고 분명히 말했죠?! 엄마 허리 휘어가며 밭 농사지어봤자,
돈도 안되니까,
지오부 : 니 에미가 돈 벌러 농사짓냐, 니놈 새끼들 멕일라고,
지오 : (말꼬리 끊으며, 속상한) 아버지는 그때 뭐하셨어요! 또 노인정 가서 고스톱 쳤죠?!
지경 : 정말..(지오의 가슴을 손바닥으로 밀며, 툭툭치며, 속상한) 그만해, 어서, 그만.
지오부 : 그래, 화투쳤다, 이놈아! 그럼 니가 어쩔 거야!
지오 : (지경에 의해, 뒤로 밀려가며) 쥐병이 별거 아니라고요! 폐출혈, 뇌막염, 간까지 상하는 병이 별거 아니라구요!
엄마가 지금 열나는 게, 간이 상해 저런다는데, 제발 아는 척 좀 하시마세요! 왜 그렇게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척을..
지경 : (달래는, 버럭 큰소리로) 지오야!
지오부 : (서운하고, 분한, 그 자리에서 씩씩대며) 저놈이..
지오 : (아랑곳없이) 그리고, 무슨 퇴원을 시켜요! 병원비 아버지가 내요? 내가 내요! 아버지 돈은 단 한 푼도 안쓴다구요! 알아요!
(하고, 지경을 밀치고) 저리가! (하고, 가는)
지경 : (속상하게 보는, 그러다, 지오부를 보고, 다가가, 머리에 묻은 덤불 같은걸 털어주며) 아부지, 지오 따라 집에 가셔.
엄마는 내가 있으께. 가요, 어서. (하고, 병실로 가는)
지오부 : (답답한, 기죽어, 병원을 나가는데)
지오 : (차안에 앉아, 차문 열고, 머리 빼고) 어디 가요!
지오부 : (돌아보고, 지오를 가만 보다가, 차로 가는)
씬15. 지오의 차안, 낮
지오, 시동 걸고, 지오부, 앞좌석에 타면,
지오 : (퉁명스레) 안전벨트 매시구요.
지오부 : (어리버리, 안전벨트를 매는데, 잘 안되는)
지오 : (모른 척 가만있는)
지오부 : (눈치를 보며, 안전벨트를 잡아당기지만 안되는)
지오 : (짜증스런, 한쪽에 물린 안전벨트를 풀며) 이렇게 하심 되잖,
지오부 : 나두 알어, 임마!
지오 : (속상하게 보고, 시동 걸고 가고)
씬16. 시골 지오집 방 안, 밤
지오부, 지오, 밥을 먹는, 지오부, 텔레비전을 켜놓고, 궁시렁대는,
지오부 : 저저저 쳐죽일.. 에미한테 딸년이, 어디서...소릴 고래고래 지르고,
지오 : (맘에 안드는)
지오부 : (텔레비전만 보며) 에이고, (끽끽대고 웃으며) 골 때리는 놈 저거, 저거..드라마라고..어디서 저런 놈을 데리고 와서는....
(하고, 물을 마시다) 앗 뜨거라, 앗 뜨거..! (하고, 숭늉그릇을 놓치고, 그 바람에 밥상이 난장이 되는)
지오 : (지오부 어이없이 보다가, 옆의 걸레로 청소하며)
지오부 : (국그릇에 밥 말아서, 텔레비전 앞으로 가서 앉아, 끽끽대는)
지오 : (참담하게, 걸레질하는)
* 화면분할>>
걸레질하는 지오와 상상(드라마)이 아래위로 화면 분할이 되는,
강가집(이전에 나온, 강가집이 유리카페로 변한)에 유리로 된 너무나 이쁜 커피숍이 있는,
지오의 차, 근처에 이상한 소음을 내며 서고,
카메라, 차안으로 들어가면,
지오, 시동을 걸려하지만, 안되는, 나가서 본넷을 열고 보는,
조수석에 타있던, 준영, 이상한 듯 나와, 지오를 보며,
준영 : 어떻게..된 거예요?
지오 : (드라마 속, 인물처럼 터프하게) 오늘 집에 못가겠다. (하고, 커피숍으로 들어가는)
준영 :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따라가는) 저기요, 어디가요?
지오 : (다시 준영에게로 가서, 팔 잡아끌며) 따라와..
*현실.
지오, 걸레질을 하며, 기분이 조금 좋아지는,
씬17. 한적한 식당, 밤
준영, 수경, 스탶들 모두 밥을 아구지게 먹는, 거의 전투적으로 먹는,
민희, 그때, 식당으로 들어서며,
민희 : 3분후에 오늘 마지막장소로 이동합니다! (진행에게) 막내야, 배우 출발했나 체크 좀 해!
진행 : (밥을 마구 먹으며) 네!
준영, 스탶들, 밥을 거의 입에 털어넣 듯 먹고, 우르르 빠져나가는,
수경, 사람들 눈칠 보며, 밥을 마구 먹지만, 늦는,
창밖으로 보면, 촬영차에 사람들 오르는 게 보이는,
수경, 밥을 마저 먹으며, ‘계산서요, 계산서!’ 하고, 밥을 먹고, 주인 앞으로 가서, 복대주머니에 이곳 저곳을 뒤지며, 카드 꺼내면,
주인, 카드를 긁지만, 자꾸 에러가 나는,
수경 : 아, 뭐해요, 급한데..
스탶들 : (빠져나가고, 가끔 누구는 음식을 손으로 집어먹고, 서두는)
주인 : (카드 긁으며) 이런 촌에선 카들 잘 안써서..기계가 영..길이 안들어서..현찰 없어요?
수경 : (바깥 보면, 차 창가에 준영 앉아, 껌을 씹으며, 대본 확인하는 게 보이고, 조급한) 요즘 카드 안 되는 데가 어딨어요,
공금이라 카드 써야 되요, 빨리 긁어요.
주인 : (카드 긁고, 가만있는) 승인번호가 안 떨어지네..(다시 긁는)
수경 : (답답한, 현찰 세며) 얼마라구요?
주인 : 15만원이요.
수경 : (손가락에 침을 묻혀가며, 돈을 세는, 그러다, 주인에게) 얼마라구요?
주인 : 15만,
수경 : 아, 15만원.. (하고, 다시 세는)
씬18. 촬영버스 안 + 밖, 밤
민희(피곤한), 스탶들 얼굴을 보며 확인하고, ‘기사에게 출발합니다!’ 하고,
준영 옆자리에 앉자마자, 힘든지, 눈을 감으며, ‘죽겠다’ 하면서 버스 가는,
창가로 보면, 수경, 음식점에서 나오며, ‘야, 야, 야, 야!’ 하지만, 이미 버스 출발한,
수경 : 아우...정말...(하고,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찾아서, 전화를 하는데, 이상해서 보면, 전원이 나가는) 아, 썅..
(하고, 다시, 밧데릴 찾아 꼽는)
씬19. 촬영버스 안, 밤
전화벨 소리 들리고, 준영, 대본 보다 짜증스런, 민희, 벌써 곯아떨어진,
준영 : 전화 좀 받아, 누구 전화야!
스탶들, 자기 핸드폰 확인하거나, 자는,
진행, 자기 핸드폰 확인하다, 옆자리의 민희를 툭 치며,
진행 : 조감독님, 전화 왔어요.
민희 : (눈뜨며) 어. 그래, 그래..(하고, 전화 받으며) 네..(하다, 눈 번쩍 뜨고, 주변 두리번보며) 선배..어디 계세요?
준영 : (대본 보다, 민희 보는)
민희 : 식당 앞이요?
준영 : (대본 보며, 어이없고, 황당한, 작게 궁시렁) 양수경, 양수경.
민희 : 이런 ..잠깐만요..(준영 보며) 저기 양수경선밴데...식대 계산하느라, 차를 못탔다고, 차 좀 돌리라고,
준영 : (보며) 누구 맘대로 차를 돌려? 지금 거기감, 여깄는 사람들 그마나 한 두 시간 자는 것도 못자는데..누구 맘대로 차를 돌려?
민희 : ....
준영 : (대본 보며) 걔 없어도 촬영에 지장 없어. 알아서 오라, 그래.
민희 : 네?
진행 : (답답한, 창가 보는)
준영 : (대본 보며) 말 안 전하니?
민희 : 전합니다. (하고, 전화기에 대고) 저기 선배님.. 감독님이 알아서 오시라네요.
씬20. 식당 앞, 밤
수경, 전화하며,
수경 : 뭐? 야,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겠는데, 내가 어떻게 알아서..주준영 바꿔, 어서 주준영 안바꿔?!
씬21. 달리는 차안, 밤
민희 : 그러게 왜 빨리빨리..
준영 : (전화를 확 뺏어서, 꺼버리고, 주변에 대고) 지금부터 1시간 동안, 그누구도 양감독 전화 절대 받지 않는다.
(하고, 대본을 보는)
봉균 : (웃으며, 눈감고) 에이고...참..
씬22. 시골시외버스정류장안, 밖 + 택시 안, 밤
수경, 창구에 고개 디밀고,
수경 : (초라한) 뭐라구요, 버스가 없다구요? ..그럼 오사리 근처라도 가는 버스는 ...
직원 : 지금 시간이 밤 열한신데, 막차들 다 끊겼죠. (하고, 퇴근하려 준비하는)
수경 : (답답한, 택시로 가서, 타며, 기사에게) 오사리요.
기사 : 아으....거긴 데려다 주고 오는 길이, 너무 험해서, 안가요.
수경 : 따블 드릴게, 가요.
기사 : 따블 줘도 안가요, 이 밤엔. 내려요!
수경 : (짜증스런, 차에서 내려, 주변을 보면, 아무도 없는 적막한, 그러다, 이정표를 보면, 오사리라고 쓰여진,
멍하게 있다가, 걸어가는)
씬23. 작은 시골길, 밤
말달리는 씬을 찍기 위해, 영웅(부상을 입은 분장), 준비를 하고 있고,
킹크레인에 카메라와 조명기를 다는 분주한 모습 보이는, 준영, 한쪽에서 대본을 보는,
민희, 무전기로 말하는, ‘시골은 속력내는 차들 땜에 위험하니까, 바리 케이트 잘 세우고’
*점프컷>>
갓길에 삼각대를 세우는 스탶들 보이는,
진행, 무전기에 대고 ‘네, 네, 알겠습니다’
그때, 차가 쌩하니 지나가고, 진행, 몸을 피하고, 계속 무전하는, ‘마지막 차 나왔습니다, 촬영 시작하셔도 됩니다!’
*길가, 밤.
수경, 노랠 흥얼거리며 처량히 걸어가는,
*숲속, 촬영장, 밤.
말(말 위에서 영웅 기절한)이 달리는 씬을 찍는,
*강가, 촬영장, 밤.
말(여전히 영웅이 기절한 채, 말위에 있는)이 물을 먹는 씬을 찍는,
준영 : 캇! (하고, 경희에게) 이것보다 2번째 캇, 물먹는 게 자연스럽다.
경희 : 제 생각엔 이것도 괜찮은데, 확인해놨다 편집에서 보죠.
준영 : 그래, 나보다 자기 판단이 날 때가 더 많드라.
경희 : (좋은, 체크하고)
민희 : 자자, 지금 시간이 새벽 1시 넘어갑니다, 아까 오다 마을 초입에 봤던, 여관에서 자고, 새벽... (준영에게) 4시 집합입니까?
준영 : (맘에 안들게 보면)
민희 : (사람들 향해서) 4시 집합입니다. 단꿈 꾸시면서, 2시간 푹들 주무시고, 3시30분에 기상, 준비해서 4시 정각에,
슛 들어갈 수 있도록,
준영 : (지나가며, 민희에게) 4시에 기상, 4시 30분에 집합시켜.
민희 : 네?
준영 : (봉균에게로 가며) 30분 더 재우라고.
민희 : (준영 보고, 좋은, 다시 스탶들에게 밝게) 4시 기상, 4시 30분 집합입니다!
*점프컷>>
준영, 봉균, 재훈(조명감독) 모여있는,
준영 : (봉균에게) 선배님들하고 저만 남죠, 애들은 다 보내고. 장비철수하고 다시 셋팅 하면, 시간이 너무 낭비라..
봉균 : (얼굴 부비며) 그러자고. 새벽 강가 디졸브지..디졸브. 디졸브. 지겹다, 진짜.
재훈 : (일하는 스탶들에게 걸어가며) 거기 그냥 다 놔두고, 어서 여관으로 뛰어가, 자라, 자! 어서!
봉균 : (준영 보며) 주감독도 가서 좀 자지?
준영 : 자면 못일어날 거 같아요. (하며, 강가로 가, 쪼그려 앉아보며, 심란하고, 피곤한)
그때, 민희 와서 옆에 앉는,
준영 : (보면) ?
민희 : (작게 웃으며) 감독이 안자는데 조감독이 어떻게 잡니까.
준영 : (작게 웃고, 강가 보며) 낼 물안개가 껴야 씬이 이쁜데..낄까 모르겠다.
민희 : (캔 커피 따서 주며) 근데, 스탶들 먼저 재우는 기특한 짓, 지오선배가 갈쳐준겁니까?
준영 : (캔 커피마시며) 정지오 얘기하지마, 보고 싶어 죽을 거 같애. 보름간 코빼기도 못봤다.
민희 : (자기 웃옷을 벗어, 준영과 같이 머리위로 덮으며) 지오선배님 얘긴 아무한테도 안했습니다.
근데, 선배님이랑 지오선배님이랑 선배가 수준이 맞습니까? 지오선배님으로 말할 것 같으면 우리 드라마국의
살아있는 정의이며, 지성인데, 선배는..
준영 : 나는..머리가 비어보이냐?
민희 : (웃으며) 뭐 그 정돈 아니지만, 지오선배님이 좋아하시는 토론의 주제와 선배가 뭐 별로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시대의 이데올로기와 헤게모니에 대해 선배는 관심 없잖습니까?
준영 : 곧 관심 있어질 거거든. 아직까진, 국제정세와 유가폭등으로 인한 우리 정치사의 지각변동, 환경문제로 인한
지구의 사막화의 심각성에 대해서 고민 중이지만, 이 고민 끝나면 시대의 헤게모니 재해석까지,
민희 : 솔직히 버겁죠?
준영 : (캔 커피마시며, 웃다가, 민희 보고, 굳은 채) 딴사람한테 말함 죽는다. (하고, 킥킥대고 웃는)
민희 : (낄낄대고 웃으며)
준영 : 진짜 정지오 웃기지 않니? 어쩔 땐 자다 말고 날 깨워서, 미국정세가 끼치는 우리나라 정세에 대해 눈 하나 깜박 안하고
진지하게 물어보는거 있지? 미쳐, 진짜..(갑자기 풀죽은) 그래도 보고 싶..(하다가) 아참 (하며, 핸드폰 꺼내 동영상 켜며)
이게 있지. (하고, 보면, 지오, 6부 지오의 집에서 DVD보다가, 춤 흉내내는 장면을 준영이 찍어둔) 크크크.
민희 : (동영상같이 보며, 웃는) 뭐야? 평상시, 둘이 이러고 놉니까?
준영 : 넘 귀엽지, 넘귀엽지? 크크크.
*인써트, 동영상에 지오가 갖은 귀여운 짓을 하는 게 보이는>>
씬24. 여관, 프론트, 밤
수경, 지친 표정으로 복도를 지나쳐, 자기방의 열쇠를 열면, 그때, 계단 쪽에서 소리가 나고,
수경, 돌아보면, 진행과 그 외 스탶들 들어오는,
수경 : 나쁜 놈의 새끼들...(하고, 방으로 가는)
진행 : (수경 답답하게 보고) 다들 잘 자요. (하며, 방방이 들어가는)
씬25. 강가, 어스름한 새벽, 안개가 피어오르는.
스탶들, 모두, 준비를 하는,
그때, 촬영차 도착하고, 규호와 촬영감독, 조명감독 스탶들 도착하는,
준영, 콘티를 짜다, 규호쪽 보는,
민희, 무전기를 하며, ‘나룻배 섭외했냐? 나룻배 왜 안와?!’ 하고,
*점프컷 1. >>
길가.
진행, 스탶들 모두 바리케이트 세우고 있는,
진행(머리에 까치집을 진), 무전기로, ‘출발시켰습니다, 강으로 3분후 면’,
*점프컷 2. >>
민희, 강에 나룻배 두 척이 오는 것을 보고, ‘도착했다, 오바’ 하고 달려 가며, 나룻배에 대고 ‘이쪽으로 오십시오, 이쪽으로!’
*점프컷 3. >>
규호, 준영에게 대본 보며 말하는, 조명감독 두 명, 촬영감독 두 명, 같이 회의하는,
규호 : 내가 강물 흐르는 쪽에 있으면, 주감독이 지금 저기 민희 쪽에서 풀샷을 찍고, 내가 대사 찍는 동안,
봉균 : 오바 거나?
규호 : 전부 타이트바스트, 오바숄드.
준영 : 뒷 빽이나, 수면에 그림자 좀 찍고 싶은데, 그건 제가 (한쪽에 성감독 가리키며) 성감독님하고 알아서 갈게요.
성감독 : 지미짚 쓰자.
규호 : 안개 다 쓸려 가면 시간이 없으니까, 계산 정확히 가자고요,
*점프컷 4. >>
준영과 성감독(레일을 깔고, 찍는), 촬영을 하고,
멀리서 보면, 배 한척에, 호걸, 공분, 미려가 배를 타고, 내려오는,
강위에 규호와 봉균이 탄 배가 보이는,
규호 : 캇! 배 물가로 빼, 좀 더 접근시켜!
*점프컷 5. >>
스탶들, 우르르 물속으로 뛰어드는,
*점프컷 6. >>
준영(모니터 앞에서), 콜록콜록 기침을 하며, 심각하게 주변상황을 보는, 경희에게,
준영 : 풀샷 그림, 일곱 번째 꺼 써!
*점프컷 7. >>
스탶들 물속에 들어가 촬영하는 배를 배우들이 있는 배로 접근시키는, 민희도 물에 젖고, 다들 힘이 들다.
*점프컷 8. >>
여관방, 날이 훤한 낮.
초인종 누르다, 잠시 후, 청소아줌마, 걸레가 담긴 양동이 들고 들어섰다가, 주변에 놓인, 옷가지들을 이상하게 보다가,
열린 욕실을 보고, 놀라 '악!' 하고 소릴 지르고, 카메라, 욕조로 가면,
수경, 욕조에 앉아, 코가 수면에 닿을까 말까한 자세로 자고 있다가, ‘악!’소리에 흠칫 놀라, 코를 물에 박고, 허우적대는,
아줌마와 수경이 동시에 악악대는,
씬26. 강가, 낮
진행, 해진과 다른 배우들 매니저, 스탶들 모두에게 초코파이와 우유를 돌리는,
스탶들 : 넘하다.. 날밤 새고 아침도 못 먹고, 점심도 이게 뭐야?
매니저들 : 죄송합니다, 이것도 1시간이나 차타고 나가서 산건데..시골 가게가 별 게 없네요. (하며 돌리는)
민희 : (먹을거리 봉지 들고) 배우 매니저가 이런 거 해줌 고맙다 그러지, 투덜대지들 마십시오, 내가 다 미안하네. (하고, 가고)
* 점프컷 1.>>
진행 : 죄송합니다, 근처 식당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스탶2 : 형 나 하나만.
진행 : 야, 다 1인당 두갠데, 어떻게 너만. (하다가, 하나 더 주며) 먹어라. (하고, 가서, 다른 사람들에게 주는)
준영, 규호, 초코파이와 우유를 받아들고, 뻘쭘하게 서있는 수경을 꼬나 보며 먹고 있는,
그때, 민희, 눈치 보며 와서, 수경의 주머니에 초코파이와 우유를 넣어주는,
규호 : 일도 안하고 쳐 자빠져 잔 놈한테 먹을 걸 왜 줘?
민희 : (규호 보고, 착잡한 다시 초코파이와 우유를 빼서 가는)
규호 : (빵 먹으며) 감독님들은 난장에서 날밤 까는데, 혼자 퍼질러 자니, 잠이 달디?
수경 : (빵 먹는 준영을 보다가, 규호 보며) 그게 어제 촬영차가, 절 빼놓고 가는 바람에, 제가 밤새 걸어서 여관까지 가갖고,
너무 피곤해서 반신욕,
규호 : (준영 보며) 너 왜 그랬냐? 조감독님 밥 드시면 기다렸다 출발해야지 너 못되쳐먹었구나?
준영 : (빵만 보며) 나 못된 거 이제 알았어.
규호 : (웃고, 수경 보며) 야, 양언니..니가 뭔데, 밥을 늦게 쳐먹어, 대충 쳐먹지! 그리고, 촬영차 놓쳤다고 전화질해
뒤로 빽하라고 했다며? 니가 뭔데 팀이 널 챙겨? 니가 팀을 챙겨야지? 팀이 널 챙기는 게 말 돼?! 이 싸가질 그냥.
수경 : ..
규호 : 아우, 정말..(하고, 일어나 가며, 수경을 어깨로 툭 치고, 가며) 에에헤, 레일 그 쪽 말고 저쪽!
수경 : (참담한, 준영 보며) 미안..하다..나는 날밤 까는 줄 모르고,
준영 : 넌 뭐든 모르잖아. 아냐?
수경 : 야, 고만하자, 우리.
준영 : (꼬나보며, 어이없어 웃는) 고만하자, 우리? 뎀벼?
수경 : (침을 바닥에 뱉으며) 아, .정말..
준영 : (꼬나보는)
그때, 민희, 소리치는,
민희 : 양선배님, 밑에 레일 옮기는 것 좀 도와,
수경 : (가려는데)
준영 : (일어나 잡으며) 넌 가서 자. 이제부터, 넌 촬영장에서 어떤 일도 하지마. 왕처럼 뒷짐이나 지고, 쉬어. 일함 죽는다.
(하고, 가며, 민희에게) 뭐야?!
수경 : (화나, 준영을 꼬나보다, 가버리는)
준영, 레일 옮기는 걸 돕고, 스탶들 ‘감독님은 하지마세요’ 하면,
준영, ‘빨리 하자, 빨리’ 하고 일하고, 민희, 레일을 옮기는 걸 돕다가, 수경 가는 모습 보는,
카메라, 가는 수경을 잡으면, 수경, 화가 나 눈가가 그렁한,
씬27. 지오 시골우사, 낮
지오, 지오부, 땀을 흘리며, 힘들게 소똥을 삽으로 퍼서 나르는,
* 점프컷 1.>>
지오, 손수레에 소똥을 가득 담아, 수레를 끌고 달리는, 그러다, 돌부리에 지오가 넘어지면서 도랑에 쳐박히고,
그 위로, 소똥수레가 왕창 쏟아 지는, 지오, ‘아, 악!’하고, 짜증나서, 울고 싶은,
멀리서, 일하던 지오부 그런 지오를 보는,
지오, 크게 심호흡을 몇 번하고 다시 일어나, 손으로 소똥을 치우는데,
지오부 : 가서 씻어.
지오 : (일하며) 그러게 소똥기계는 왜 고장을 내요, 내길. (하며, 일어나는데, 다시 잘 못해, 손수레를 넘어뜨리는, 소리도 못 내고,
화가 더욱 나는)
지오부 : (수레를 바로 잡으며) 니가 뭘 한다고, 병원 가게 어여 씻어!
지오 : (참담한, 그냥 가는)
지오부 : (삽으로 소똥을 치우며, 가는 지오를 보는)
씬28. 시골집 마당, 낮
지오, 웃옷을 다 벗고, 다라에 있는 물로 세술하고, 물을 버리고,
다시 다라의 물을 대야에 받아, 머리에 물을 묻히고, 비누로 머릴 감는, 그러다, 물을 뜨면, 물이 없는, 수도꼭지를 틀지만,
크르륵하는 소리만 들릴 뿐, 잘 안되는,
지오, 울고 싶은, 그대로, 한쪽에 앉아, 막막한, 주변을 보면, 말라 비틀어진 호박오가리며, 깨진 플라스틱 양푼이며,
초라한 부모의 신발 등이 보이는,
그때, 지오부 오며,
지오부 : 물이 또 안나오냐? 염병..뭔누무 물이 뻑함, 단수야. 나 따라와.
지오 : (참담한 채, 가만있는)...
지오부 : 눈 매워, 어여 와. (하고, 광으로 가는)
지오 : (참담한, 따라가는)
씬29. 시골집 광안, 낮
지오, 머릴 숙이고, 있고, 지오부, 장독에서 물을 퍼 지오의 머리에 부어 주는,
지오부 : 귀도 닦아.
지오 : 이제 됐어요.
지오부 : 귀 뒤에 거품이 한 웅큼이야, 닦어.
지오 : 물 없잖아요.
지오부 : (주변 장독을 다 가리키며) 여기 전부 물이야. 팬티도 벗어, 옷 속까지 똥냄새난다.
지오 : (옷을 벗고)
지오부 : (옷을 받아서, 한쪽에, 놓고, 바가지로 물 퍼, 지오 몸에 부어주는)
지오, 지오부가 부어주는 물로 몸을 씻는,
* 플래시컷 1.>>
유리카페, 밤.
창가에서 준영과 차를 마시며 지오, 준영을 이쁘게 보는, 모습이 아래위 분할 화면으로 가는,
씬30. 지오모 병실안 창밖, 낮
지오모, 편안히 누워있고, 지오, 그런 엄마의 손잡고, 엄마를 이쁘게 보고 있고,
지오부, ‘어이고, 돈 귀신, 돈 귀신, 몇 날 새 삼백을 훌러덩 잡아먹고, 으이그..’하고, 나가는,
지오모, 편안하게 웃는,
씬31. 지오모 병실 안, 낮
지오, 지오모의 손잡은 채, 편안히 보며,
지오모 : (웃음 띤, 눈치 보며) 너.. 많이 놀랐어?
지오 : (어이없이 보며, 따뜻하게 웃음 작게 띤) 그럼 놀라지, 안놀라?
지오모 : 오늘 퇴원함 싶은데. 뭐한다고 일주일을 더 있으래는지, 니가 의사한테 말해보지, 오늘 내보내달라고.
지오 : (손을 만지작거리며, 차마 못보고) 엄마, 나랑 서울..갈래? 뻑함 쥐병 걸리고, 허리 아프고 하지 말고.
지오모 : (가만 보는)
지오 : ...(착잡한, 창가 보며) 방세개짜리 빌라 하나 얻음..어떻게, 될 것도 같은 ...
지오모 : (지오의 맘 알겠는, 웃으며) 너 애인 있지?
지오 : (보고, 편안하게) 있음?
지오모 : 엄마 보여줘야지.
지오 : (수줍게 웃으며) 없어.
지오모 : 있구만.
지오 : (친구에게 하듯) 에헤, 없다니까.
지오모 : (눈치 보며, 놀리듯) 전에 방송국 갔을 때, 본 아가씨..이쁘든데, 애인 같든데?
지오 : (수줍게 웃으며) 쓸데없는 말 그만하고 뽀뽀나 해, 서울 가야 돼. (하고, 입 내밀면)
지오모 : (피하며) 싫어, 안해, 수염 따거.
지오 : 어디서, 거부해? (하고, 지오모의 얼굴을 잡고, 입맞추려하는) 어서 해.
지오모 : 싫어.. 따거..(하고, 피하는)
카메라, 창가로 두 사람의 장난치는 모습이 보이는,
씬32. 도심, 달리는 지오의 차안, 낮
지오, 지경(과자를 먹으며), 타고 가는,
지오 : 진짜 누나도 너무하다, 아니 포장 접고 김밥집을 차렸으면 동생한테 연락을 해야지,
지경 : 니가 좀 바쁘냐? 뭐 대단한 가겔 한다고, 바쁜 널 불러.
지오 : (웃으며) 그래도 그게 아니지요. 아무리 내가 바뻐도 하늘아래 누나 하난데,
지경 : (눈치 보며) 근데 몰랐는데, 연희회사가 우리가게 근처드라.
지오 : 동성이는 공부 잘해?
지경 : (편안하게) 너무 잘해 탈이다. 선생님이 미국에 있는 영재학교에 보내래,
동성이 머리가 우리나라 상위 1프로래라, 어쨌대나,
지오 : (어이없이 웃으며) 뭐? 1프로? 그럼 보내야는 거 아냐?
지경 : 융자낀 집 팔아도, 택도 없드라.
지오 : ?
지경 : 동성이놈한테 아는 척 마. 못보낸다고 하니까, 요즘 입이 댓발이 나와, 삼촌한테 말해본다 그래서,
내가 그러기만 함 죽여버린다니까, (웃으며) 한달 내 울더니, 이젠 잠잠하니까.
지오 : (착잡한, 속상한) 공부를 잘해도..걱정이니..아, 젠장...차는 왜 이렇게 밀리고 지랄이야!
지경 : (귤 먹으며, 놀라, 보는)
지오 : (클락션을 빵빵 울리며) 좀 가라, 가!
씬33. 규호의 촬영장, 낮
크로마키를 설치하는, 촬영조명감독들과 스탶들, 서로 같이 준비하는,
규호, 와이어를 다는 해진을 보는,
*규호의 상상>>
해진, 허겁지겁 높은 담을 뛰어가는 장면,
그때, 준영이 와서 대본을 들고 설명하는,
준영 : 선배, 어차피 와이어까지 달고, 크로마키 가는데, 해진이 저자거리 밑에서 뛰다가, 위로 점핑해서 지붕 타는 걸로
가는 게 어때요?
규호 : 그럼 크로마키가 길어야 하는데, 돼?
준영 : 준비시켰지.
규호 : (손으로 양 볼을 잡고, 귀엽다는 듯) 자식..그렇게 해. (하고, 가며) 크로마키 주감독이 하란대로 준비했냐?!
해진 : (와이어 달다가, 규호 보고, 웃고, 다시 와이어에 집중하는) 더 땡겨도 되요.
준영 : (무전기 켜고) 김민희조감독, 오늘 와이어씬이랑, 크로마키 다 몰아서 간다, 알고 있나?
기자들, 해진을 계속 따라다니며 촬영하는 게 보이는,
규호, 대본을 보는 척하며, 인터뷰를 하는 해진에게 윙크하고, 다시 대본을 보다, 무술 감독에게로 가,
‘무술감독님, 리허설 갑시다!’하는,
씬34. 시골의 허름한 술집, 낮
수경, 민숙 앉아있는.
수경 : (술을 제 잔에 따라 마시는, 화나고, 속상해, 눈이 그렁한) 나쁜년. 손규호보다도 더 못되쳐먹은 기집애. (하고, 술을 마시는)
민숙 : 너는 어른 앞에 놓고, 대낮부터 혼자 뭐해?
수경 : 가요, 누가 선생님 보고 있어 달래요? 가요.
민숙 : (어이없이 보며) 니가 오랬지, 내가 왔냐?
수경 : (속상해, 소리치는) 선생님이 언제부터 그렇게 내말을 잘 들어주셨어요, 언제부터?!
내가요, 오늘로..조감독 생활 때려칠 거야. 그러니까, 가요.
민숙 : 주준영이가 널 왜 괴롭히는지 이제야 알겠다, 야, 젊은 놈이 뻑함 일 때려친단 소릴 뭘 그렇게 자주해?! 때려쳐라, 때려쳐!
그럼 누가 잡냐, 생긴 것도 웃긴게 하는 짓도 웃기도 있어. 촬영스케줄까지 바꿔서 기껏 왔드니..(하고, 계산대로 가는)
수경 : 선생님도 나뻐요, 그러는 거 아니지.
민숙 : (돈 내다 보면)
수경 : 나는 선생님한테 그래도 우정을 가지고 얘기했는데..웃긴놈이 뭐예요?! 나도요, 잘하고 싶어요, 누군 자고 싶어 잤어요,
그거는요, 잔 게 아니라, 기절이에요! 기절! 20일 동안 잔 시간 다 쳐도, 하루도 안될 거예요. 매일 꼴딱꼴딱 잠 못자고,
어제는요, 제가요, 똥구멍으로 피까지 쏟았어요, 알아요?!
민숙 : (어이없는) 너는 화장도 안하고, 옷도 안갈아쳐입고, 촬영장에 나와, 소리치는 것도 버겁냐? 나는 이 늙은 나이에,
화장하고, 분장하고, 하루 두 세 시간을 못자, 치질 걸렸음 병원을 가지, 어디서 생색이야. (하고, 나가는)
수경 : 야..냉정한 세상이네, 정말...(하고, 술잔에 술을 따르다가) 아줌마, 여기 소주 두병 더!
민숙 : (가다가, 창가로 다시 수경을 보며, 답답한, 들어가려다 그냥가는)
씬35. 방송국 녹화장, 밤
수진, 남편과 함께, 토크프로에 나와, 뭔가 얘길 재밌게 하고 있는,
지오, 한 켠에서, 초조하게 수진을 보고 있는,
씬36. 방송국로비, 밤
수진, 지오 걸어서 나오는, 수진 뒤에 남편과 남편기사가 말하며, 따라 오는,
수진 : 내가 정감독 작품을 얼마나 좋아해, 근데, 안돼.
지오 : 단막이라 힘드실 거는 저도 알죠. 근데, 선생님이 아니시면 정말,
수진 : (뒤에 보며) 여보, 당신 먼저 차에 가있어요, 나 감독님이랑 얘기 좀 하게.
남편 : 알았어. (하고, 지오와 눈인사를 정중하게 나누고 가는)
지오 : (남편 가자마자, 수진에게, 편안하게 웃으며) 선생님 한번 도와주라, 네? 예전에 저랑 약속하셨잖아요,
좋은 작품에서 한번 만나자고.
수진 : (남편 가는 것 확인하고, 지오에게) 부부역에 정일우 선생이라며? 내가 정일우 선생이랑..(말 못하겠는)
암튼..지금 내가 아침드라마도 있고, 손감독 작품에....곤란해.
지오 : 정일우 선생님이 불편하세요? 그럼 제가 정선생님 빼고,
수진 : 그러지 말어, 정일우 선생님 정말 좋은 연기자야, 우리나라에 그만한 배우 없어.
으른들 멜로라며? 그분 해. 그분이 딱이야. 어?
지오 : 이 역 정말 선생님이 딱인데,
수진 : 민숙이 언니해라.
지오 : 해주까요? 돈 안되는 단막인데?
수진 : 내가 지원사격 해줄게, 언니가 돈보다도 연기욕심이 많아서 대본만 좋음 좋아 할 거야. 그럼 그렇게 해. 미안. (하고, 가는)
지오 : 에이..(하다가, 문득 생각난, 뛰어가며) 선생님.
수진 : ?
지오 : (미안한 웃음 짓고) 그럼...저기, 제가 오민숙 선생님 찾아가 볼 테니까, 오늘 제가 선생님 먼저 찾아온 건 비밀로..
당신이 차순위라고 하면 싫어하실거 같아서..
수진 : (웃으며) 당연히 그래야지..알았어. 다음에 또 봐. (하고, 가는)
지오 : 몸 건강하세요! (하고, 가는 수진 보다가, 착잡한, 다시 가는)
씬37. 방송국주차장, 밤
수진, 문 열고 들어서서 앉으며,
남편 : 앤간하면 하지, 왜 거절을 해?
수진 : (애교스레) 정일우 선생이랑 잠자리씬까지 있어, 당신 싫어하잖아. 그리고, 단막은 돈도 별로 안,
남편 : (말꼬리자르며, 창가 보며) 요즘 사업이 통 그런데, 앤간하면 하지.
수진 : (서운하고, 서글프게, 남편 보고)
차(남편기사), 움직이는,
씬38. 여관방 복도, 밤
수경, 술에 취해, ‘주준영, 일어나!, 야, 주준영’하고 문 앞에서 계속 쾅쾅 쾅쾅 소리가 나는,
사람들이며, 스탶들, 자다 나와 ‘뭐하는 거야, 형, 왜 그래’ 하고, 난리가 나고,
영웅과 해진도 방에서 나와, ‘잠 좀 자요, 낼 새벽6시 촬영이면, 4시엔 일어나야하는데..’하고 하소연하는,
수경, 계속 문을 부서져라 두드리는,
진행, 뛰어와 수경을 뒤에서 안고, 밖으로 끌고 가려 하는,
진행 : 감독님, 이러지 마세요, 이러지마. 나랑 나가요, 예?
수경 : (몸부림치며) 이거 놔, 그리고 손규호 어딨어?
진행 : (애타는) 감독님.
수경 : 너 죽을래? 손규호 어딨어, (있는 대로 소리치는) 야, 손규호!
그때, 민희, 머리에 까치집을 짓고, 반바지에 슬리퍼차림으로 나와,
민희 : 막내야, 넌 빠져.
진행 : (민희 보며) 감독님.
민희 : (수경의 멱살을 잡고, 편안하게) 따라오십시오.
수경 : 너 뭐야?
진행 : (놀라) 감독님, 감독님, 누나, 왜 그래요? 참아, 취했잖아.
민희 : (버럭) 너 들어가! (수경의 멱살 잡은 채) 따라오십시오, 제가 주준영, 손규호, 선배님이 잡아 죽이게 둘이 있는 장소로
모실테니까, 따라오십시오. (하고, 화나, 끌고 가며) 다들 주무십시오, 재미없는 구경하느라 잠 설치지 마시고!
기상은 세시간 후, 4시 30분입니다!
수경 : (멱살을 풀려하지만 안되는) 야, 너, 이거 안놔, 안놔. (하며, 끌려가는)
민희, 수경의 등 뒤에서 스탶들, 배우들 ‘미쳐, 졸려, 왜 저래’하며 하나 둘 방으로 들어가는,
씬39. 병원응급실안, 밤
수경, 멍하니 서있고, 민희, 멍하니 앞만 보고 서있는,
카메라, 준영과 규호, 옷 입은 채, 신발까지 신고, 링거를 맞고 자는 모습을 보여주는,
민희 : (준영 보다, 수경 보며) 어떻게 할까요, 깨워드릴까요?
수경 : (가만 보기만하는)
민희 : 방송국 앞 지나가는 개들한테 물어보십시오, 조감독이 힘든지, 감독이 힘든지. 막말로 드라마 말아먹어도
우린 저 사람들 잘못만나 재수없었다고하면 되지만, 저 사람들은 아니죠. 모두 다 감독 지들 책임에, 모가지 내놓고...
깨워서, 아작을 내든 씹어 자시든, 맘대로 하십시오. (하고, 가는)
수경 : (가만 보고 있는, 맘이 아픈, 있다가, 나가려다가, 규호의 베개를 거칠지만 속상한 느낌으로 베게해주고, 준영을 보는,
신발을 벗겨주고 (준영, 뒤척이고), 이불을 덮어주고 가려다가 가만 보고, 떨리는, 작심하고 입을 맞추는)
그때, 준영 눈을 뜨고,
수경, 준영과 입 맞춘 채 눈을 뜨고, 놀란,
준영 : 악!
수경 : (놀라, 자빠지며) 악!
규호 : (자다가, 이상한, 눈뜨며) 뭐야?
준영 : 미친놈. (하며, 베개로 수경을 때리고)
규호 : ?
수경 : (맞으며) 야야야, 그게, 그게..
씬40. 몽타주 컷, 낮
1, 여의도, 풍경, 낮.
2, 드라마국 안, 낮.
지오, 노트에 오민숙이라고 이름을 적고 계속 전화를 하는,
3, 달리는 민숙의 차안, 낮.
민숙, 뒷좌석에 있고, 전화기 울리는 걸 보며, ‘누구야’하며 핸드폰을 가방에 넣는,
4, 드라마국 안, 낮.
지오, 계속 전화를 하는, 그때, 철이 오며, ‘형, 나랑 얘기 좀 해’ 지오, ‘나 지금 캐스팅중이야, 건드리지마’ 하고,
철이, ‘아, 씨’하며 가고, 지오, 전화에만 집중하는, 그때, 지오의 뒤로,
민철, 현섭과 그 외 다른 부서팀 장들 드라마국 안으로 들어서는 게 보이고, 현섭, ‘김국장 무르게 대처 말아라,
이번에 우리쪽에서 선수치지 않음, pbc애들 80분아니라, 90분도 방송 만들 애들이야, 90분도!’ 하며, 국장실로 들어가는,
지오, 전화하며, 가는 그들을 보다, 가방 들고 나가며 울리는 전화를 받는,
지오 : (나가며) 네, 정지옵니다.
씬41. 화장품점안, 낮
준영모, 화장품을 고르고 있고, 지오, 그 옆에서, 조금 뻘쭘하게 서있는,
준영모, 루즈를 발라보며, '이게 색이 괜찮나..'하는,
지오, 짐짓 밝게 옆에 가서 다른 루즈를 들어보며 ‘어머니 이거 어떠세요? 준영이가 좋아하는 색..’,
준영모, 무시하고, 화장품을 보는,
씬42. 카페안, 낮
지오, 차를 마시며, 속이 타지만, 감추고, 준영모를 따뜻하게 보려하는,
준영모, 전화를 하는,
준영모 : 무슨 말이에요? 상가임대법이 거기서 왜 나와? 이 사람들이 ..임대법은 무슨, 이봐, 박사장.
* 점프컷 1. >>
준영모 : 언니가 여섯 달만 쓴다며? 그래서 내가 돌려준 거지, 안돼, 이번 달에 줘요. 언니, 내가 사채해? 무슨 이자 소릴해.
언니 나랑 십오년 돈거래 하면서 날 그렇게 밖에 안봤어요?
지오 : (어쩔 줄을 모르겠는, 종업원에게, 손짓해서) 물 좀 더. (하고, 준영모를 보는)
씬43. 강남, 길거리, 낮
준영모, 걸어가며 주변 길가에 놓인, 상품을 만지작거리며 전화하는.
준영모 : (웃으며) 낼은 시간 안되고, 모렌 어때? 언니, 이 세상에 공치러 가는 약속만큼 중요한 약속이 어디 있수?
왜 다 알면서 모르는 척을 해, 왜? (하다가) 잠깐만. (하고, 지오에게 말하는) 저 앞에 건물이 내 건물인 거 알어?
지오 : (멍한, 준영모 보면)
준영모 : (턱으로 앞의 건물을 가리키고)
지 오 : (건물을 보는)
준영모 : (웃으며, 전화하는) 다른 날 잡자, 언니. 어?
지오, 그때, 스카프 하날 집어서, 준영모 목에 걸어주며,
지오 : 어머니 이거 어떠세요?
준영모 : (전화하다, 보는, 뻥한)
지오 : 좋다, (주인에게) 이거 하나 주세요. (하고, 지갑열고, 돈 주고) 어머니, 저 배고픕니다, 밥 먹어요, 이제.
여기 그 국수집이 어딧드라. (하고, 먼저 가는)
준영모 : (이상한, 지오 보며, 전화하며) 아냐, 언니, 듣고 있어.
지오 : (근처를 두리번거리며, 가다가, 한곳을 발견하고) 저깃네. (하며, 돌아보며, 손들고) 어머니 여기요!
씬44. 작은 국수가게, 낮
지오, 국수를 맛있게 먹는, 준영모, 주변을 보고 싫은, 지오를 보는,
지오, 국수를 먹으며,
지오 : 어머닌 국수 안드세요?
준영모 : (보면)
지오 : 국수 안좋아하세요? 그럼 아까 시키실 때,
준영모 : (국수그릇 밀어주며) 먹어.
지오 : (웃으며) 감사합니다. (하고, 국수를 먹으며, 자신 있게) 참 저, 준영이랑 좀 심각하게 사귀고 있습니다,
뭐, 결혼도 할 수 있을 정도로요. 그래도 되죠?
준영모 : (어이없이 웃으며) 내가 허락안함?
지오 : (웃으며) 그럼 허락하실 때 까지 결혼은 보류하고, 만남은 이어가고 그래야죠. (하고, 먹으며) 근데, 왜 이렇게 이쁘세요?
준영이보다 더 이쁘세요.
준영모 : (어이없이 웃으며) 지오씨, 강준기 알어?
지오 : (웃으며) 당연히 알죠.
준영모 : 나는 정지오씨보다 강준기가 준영이랑은 더,
지오 : (국수를 먹으며) 아니죠, 제가 낫죠. 어머님이 절 안겪어 보셔서 그런데 제가 훨 나요. 지금이야 강준기가 경제적인 면에서
좀 나보이는데, 저희 드라마감독도 한방이란 게 있거든요, 아..매워, 뭐가 이렇게 매워. (종업원에게) 여기 물이요!
준영모 : (깔깔대고, 웃고, 지오 맘에 들게 보며, 물먹으며) 준영이랑은 언제 첨 만났어?
지오 : 벌써 7년 돼가요..학교 선후배였는데... (하다가, 준영모 옷의 티끌 잡으며) 뭐가 있다, 여기.
* 점프컷 1. >>
길거리, 밤.
지오, 준영모와 웃으며 드라마 얘길하는, 지오, ‘그 여자가 나중에 그 남자랑 결혼을 하는 건 한 8부 가면 끝이구요.
문제는 그게 아니라, 시댁에 들어가서 남자의 동생을 보는데, 예전에 만났던 사인 거예요, 얘긴 거기서 부터 시작인거죠..’,
준영모, 솜사탕을 보고, ‘와, 저거 맛있겠다’ 하고, 달려가고 지오, 주인에게 ‘남들보다 두 세배 더 크게 주세요!’하고, 웃고,
씬45. 서우의 집안, 밤
서우, 지오(서우의 얘길 듣는데, 눈가가 그렁한) 앉아있는,
서우 : (울며, 눈물 닦으며, 얘기하는, 평상복에 와인을 마시며) 그런데 그때 하필 태일이 엄마에게 연락이 와.
평생을 기다린 만남인데, 둘은 아무 말도 못해. 눈이 먼 아들과 엄마의 재회는 그렇게..막막하기만 해.
지오 : (눈가 그렁해, 가라앉은) 손이라도..잡나?
서우 : 아니, 둘 다 용기를 못 내지, 그때 엄마가 말해, 미안하다고...
강희는 단순한 그 말이 태일이가 사무치는 게 그리워했던 말이란 걸 알지.
지오 : (눈가 그렁해 보며, 막막한) 계속.. 말해..
서우 : 엄마가 미안하다고 말하고, 눈이 멀고 귀까지 들리지 않는 태일의 손에 강희가 이렇게 써줘. 미안, 하대요..
태일이가 그 말을 듣고 말하지, 괜찮다고 해줘..
지오 : (막막하게 강희 보며) 그 괜찮단 말 반어지?
서우 : 직설이야.
지오 : (서글픈 웃음 띤) 난 직설이 좋아.
서우 : 내가 만든 인물이거덩? 후...그만하자. 드라마가 드라마여야 하는데 젠장 난 왜 내 일처럼..짜증나.
나 더는 말 못하겠다, 우리 나중에,
지오 : (조금 떼쓰듯) 아, 그러지 말고 더해요, 드라마 얘기.
서우 : 머리 아퍼, 울기 싫어, 주준영 엄마 만난 얘기나, 해봐.
지오 : (싫다는 뜻으로, 손사레치고, 와인마시고) 아까 거기 있잖아, 남자애가 여자 집에 부모 만나러 갈 때, 너무, 약하지 않나?
있잖아, 당당하게 하자. 웃기지도 않는 말도 하고, 막 도망치고 싶지만, 더 당당하게, 주눅같은 거 들지 말고,
사내자식이 말이야, 죄송합니다 부터 하니까, 넘 약해보이지 않,
서우 : (일어나며) 아무리 드라마래도, 죽을 날 받아논 애가 어떻게 당당해. 미안하지. (하고, 냉장고로 가고)
지오 : (가는 서우 보며) 왜 못해? 이판사판이란 심정도 있잖아! 막말로 그 여자 아님, 걔가 누굴 사랑할건데?
서우 : (치즈를 가져와, 먹으며, 편안하게) 정감독, 준영이 엄마 만나, 심하게 당당했구나?
지오 : (어이없단 듯이, 보면) 아니거덩? 드라마 얘기나 해.
서우 : (지오 따뜻하게 보며) 계면쩍어 방글방글 웃은 게, 오바라고 생각함 어쩌지? 지금 그 생각하지?
준영일 안준다고 함 어쩌지? 주준영이 만났던, 그 애의 엄마가 좋아하는 강준기보다 내가 정말 잘났나, 자꾸 되물어지지?
지오 : (술 마시고, 서우 보며, 달래듯) 드라마 얘기하자.
서우 : 마지막 엔딩을 어떻게 갈까, 그게 젤 고민이야. 다른 건 그만그만 풀리는데..죽일까?
지오 : 머릴 좀 써라, 뻑함 죽일 생각부터 하지 말고, 일단 결혼은 해?
서우 : 할라고.
지오 : (좋은, 눈가 그렁해) 가슴 아프다. (깊게 숨 몰아쉬고) 건배. (하고, 술잔 부딪히고, 웃음 띠고) 결혼식 장면 잘 찍어야지,
돈 좀 써서. 그담 얘기 해줘요.
두 사람, 얘기하는 그림위로,
지오 : (N) 준영아, 내가 너한텐 드라마처럼 살라고 했지만, 그래서 너한테는 드라마가 아름답게 사는 삶의 방식이겠지만,
솔직히 나한테는 드라마는 힘든 현실에 대한 도피다. 내가 언젠가 너에게 그 말을 할 용기가 생길까? 아직은 자신이 없다.
씬46. 거리, 밤
지오, 버스에서 내려, 길 걸어가는 모습이, 디졸브 처리되면서, 나레이션 흐르는,
지오 : (N) 그런데, 오늘 불현듯 너조차도 나에겐 어쩌면 현실이 아닐 수도 있겠구나 싶드라.
지오, 걷다가 횡단보도에 멈춰서면,
길 건너편에서 택시에서 내려, 집 쪽으로 뛰어가는 준영의 모습이 느리게 보이는,
지오 : (N) 너같이 아름다운 애가, 나 같은 놈에겐 드라마 같은 환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준영아, 아니라고 해줄래? 너는 현실이라고.
지오, 멈춰 서서 준영을 이쁘게 보다가, 휙 하고 입바람을 부는,
준영, 그 소리에 돌아서는, 느린 그림에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