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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대리운전업계 신풍속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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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1시가 넘은 늦은 시각.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유흥업소 밀집지역에서 만난 대리운전기사 김명철씨(33·대리운전 전업·가명)는 킥보드를 타고 오는 모습부터 여느 대리운전기사들과는 다르다. 김씨가 타고 온 킥보드는 외형부터가 심상치 않다. 작은 엔진과 연료통, 밤시간 안전을 생각한 야광스티커, 전방라이트 등이 설치돼 아이들이 동네 공터에서 놀이용으로 타는 그것과는 다른 '업그레이드 킥보드'다. 일반 킥보드에 엔진과 연료통이 장착된 엔진킥보드는 휘발유에 윤활유를 섞은 연료를 사용하는데 최근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미국·중국 등지에서 수입된 제품도 늘고 있다. 크기는 가로 90㎝~120㎝로 다양하고 가격도 성능에 따라 70만~150만원까지 다양하다. 김씨는 곧 킥보드를 반으로 접어 차량 트렁크에 싣고 운전을 시작한다.
2년전 운영하던 사업체가 부도를 맞아 대리운전업계에 뛰어들었다는 김씨는 "고유가 영향으로 대리운전기사들의 이동수단이던 일명 '픽업차'가 사라지고 대부분 도보로 이동하며 영업을 하고 있다"며 "픽업차를 이용해 2인1조로 영업을 하면 정해진 시간에 손님은 한정돼 있는데 수입은 나눠야 하고 연료비 등도 공동부담하기 때문에 부담을 덜기 위해 도보로 이동하는 대리운전기사들이 늘어났다"고 설명한다. 김씨는 "경기침체가 계속 되면서 기사들이 시간 활용을 높이기 위해 생각한 것이 엔진킥보드"라며 "예전에 하루 평균 3만~5만원 정도 벌었다면 킥보드를 이용한 뒤 1만~2만원 정도 수입이 늘었다"고 말한다. 실제 청주지역 대리운전 요금은 대부분 기본 8000원인데 여기서 회사에 주는 수수료 2500원을 제하고 나면 기사에게 남는 돈은 5500원. 픽업차 운전자와 반으로 나누면 기사손에 남는 것은 3000원 안밖이 고작이다. 외곽으로 나가면 손님도 없고 뛰어가야 하는 거리가 멀어 이동시간도 오래 걸리는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엔진킥보드가 등장했다는게 김씨의 설명이다. 세탁업을 하며 밤에만 대리운전기사 일을 하는 이범곤씨(35)는 "손님에게 가기 위해 택시를 타고 가는 경우도 있다"며 "정작 도착하면 취소를 해버리는 손님들도 많아 택시비만 날리는 경우도 많았는데 킥보드를 사용하고 나서는 그런 부담이 줄었다"고 말한다. 이씨는 "킥보드가 장점이 많지만 날씨가 궃은 날에는 운행이 힘들고 과속차량이 많은 밤시간대 사고위험을 느낀다"면서 "하지만 아이들 교육비를 위해 세탁소 문을 닫고 밤 10시부터 새벽 3시까지는 일을 한다"며 피곤한 몸을 킥보드에 싣고 다시 이동한다. 현재 청주지역에서 엔진킥보드를 이용하는 대리운전기사는 30~40여명으로 아직 많은 수는 아니지만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대리운전기사 안모씨(49)는 "시속 30~40㎞까지 속도를 낼수 있는 킥보드는 밤거리에서 교통사고의 위험이 높고 킥보드를 차량에 싣는 과정에서 연료가 새나와 손님과 실랑이도 종종 일어나는 등 문제점도 많다"며 "하지만 불경기 속 생활고를 이겨내려는 대리운전업계의 변화는 피해갈 수 없는 몸부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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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시간 : 2008-11-16 18:53:53 (지면게제일:2008-11-17) / 오도영 [오도영]의 다른기사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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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굳 아이디어네요~^^ 가격이 좀 비싼게 흠이지만... 나도 이전에 이동비용 줄이려고 인라인 스케이트를 탈까하고 고민한적 있었는데여~~ 나이도 그렇고 위험도 하고 해서 포기했었읍니다.
음 그렇군요... 택시비인상이후로는 계속 뛰고 있는데..언제까지 이렇게뛸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근데 야광붙이고 했다해도 위험성이 상당히 있는듯 보이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