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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라는게 어차피 그리 계산적이지 못하다. 어느날 술자리에서 뱉은 말이 화근이 되어 빌려준 자전거를 수년만에 돌려 받고 대원들을 모집하였다. 농진마에서 직책이 있기에 마라톤을 두고 외도하는 일에 크게 사람을 모으지 못하고 그냥 눈이 맞는 사람으로 멤버가 구성이 되었다. 김유호님, 정윤진님, 그리고 나.
한 때 자전거를 쫌 탔으나 이미 15여년 전의 일이다. 잘 탈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전주로의 장정을 앞두고 테스트가 필요하였다. 8월 16일 3명의 멤버가 수원에서 한강까지 왕복에 도전하였다. 김유호님은 전날에 자전거를 구입하였고 나도 거의 15년만에 처음. 마라톤 실력만을 믿고 어쨌던 6시반에 만나 한강으로 내달렸다. 허리도 아프고 모든 게 불안하였으나 두시간만에 상암 월드컵 구장이 마주 보이는 한강공원까지 주파하였다. 그 다음에는 바로 돌아와야 하지만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잠실로 전진하고, 결국 과천을 돌아 다시 수원까지 약 90 km를 한나절에 끝냈다.
전주까지 자전거로 확실히 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섰다.
다만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자전거 쫌 탄다는 대학 선배한테 오랜만에 연락하여 전주까지의 코스와 자전거 장비에 대하여 문의하였다. “깜빡등 잘 달고, 화이바 쓰고, 잔차 빤스 입고 그라먼 되지 뭐. 도로는 국도가 낫다. 괜히 자전거 길 찾는다고 해 봐야 돌아가기만 하고 뭐 좋은 것도 없더라.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해남까지 길인데 참고해라” 생각했던 거와 별다르지 않은 답이었으나 전문가의 검정을 받으니 한결 안심이 되었다.
한강을 다녀온 후에는 전주 이사로 자전거 타는 것은 신경도 못 썻다. 심지어 23일 토요일도 이삿짐 받느라 주말훈련도 하지 못했다. 26일이 되니 슬슬 걱정이 되어 아침에 행정연수원 몇바퀴 뛰었다. 목요일은 그래도 자전거에 적응이 되어야 할 것 같아서 집에서 구농진청까지 그리고 원예원까지 가서 다시 청으로 그리고 집으로 약 15km를 탔다.
전주까지 가는 길에 대하여 나름 많은 고민을 했다. 안전이 우선이다. 그리고 1박 2일이면 돌아가는 길을 택해도 충분히 갈 수 있는 시간이다. 인터넷을 뒤지다가 금강자전거길을 발견하고는 무릎을 쳤다. 금강은 영동, 보은, 청주 쪽에서 시작하여 대전, 공주, 부여, 군산으로 서에서 동으로 흐르는 강인데 요행히 공주에서 강경(논산)까지는 물길이 북에서 남으로 흘러주어 전주까지의 길과 거의 일치하였다. 그리고 강경에서 전주까지도 799 지방도를 타면 거의 직선거리로 삼례까지 갈 수 있다. 금강자전거길로 공주에서 전주까지는 코스가 확보되었는데 수원에서 공주까지가 문제였다. 1번과 23번 국도를 주로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불과 50cm옆으로 차가 씽씽 달릴텐데......, 그래도 1, 23번 국도를 조금이라도 벗어나기 위하여 수원에서 병점까지는 덕영대로를, 오산 진위에서 평택까지는 317번 지방도를 주로하는 삼남로를 택하였다. 그리고 공주 오인리에서 의당면을 경우하는 627 지방도로를 선택하여 시골길의 한적함을 느끼도록 계획하였다.
거사 전날.
번개가 번뜩이고 천둥이 치고 날씨가 예사롭지 않다. 소풍을 앞둔 초등학생 마냥 잠을 잘 수가 없다. 김유호님도 같은 마음인지 카톡으로 심경을 전한다. 하지만 전주까지 무탈하게 완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다음날, 아직 어둠이 가지 않은 시간에 집을 나서 경기인재개발원에서 묵묵히 주말 훈련을 하고 계시는 고승주, 전해이 선배님께 자전거 여행을 보고하고 다시 농과원으로 왔다. 짐을 챙기고는 마지막으로 이번 여행의 슬로건을 배낭에, 그리고 자전거 앞에 붙인다.
전라북도
농업역사!
새로운 200년!
수원이 정조이래 200년 동안 우리나라의 농업 수도로 역할을 했던 것처럼 우리 청의 전주로의 이전으로 전라북도가 앞으로 200년 이상 우리나라 농업의 메카로 번성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물론 우리 청이 200년 동안 흔들림 없이 그 중심역할을 담당하기를 바랐다.
아침 햇살의 붉은 기운을 받아 눈분신 우리원 건물이 정겨워 보이고 괜히 맘이 아리다.
청으로 자리를 옮긴다.
말없이 한적한 농진청.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 없다’라는 야은의 시조가 절로 떠오른다.
인걸이 떠난 농진청, 아니 수원 청사.
잘 있거라 수원청사!
농진청(7:45) - 덕영대로 - 병점 - 1번국도 - 진위역 (09:00) (22 km)
수원역을 지나면서 다소 으쓱하는 기분도 있었으나 엉키는 차와 옆으로 달리는 자동차에 시달려 아무런 생각이 없다. 오산 시내를 통과하고 진위역에 도착하니 22km, 1:15. 예상했던 속도대로 가고 있는 것을 확인하니 맘이 놓인다. 김유호님이 준비한 언 식혜 맛이 최고.
진위역(09:00) - 314지방도 - 317 지방도 - 평택역 (17 km)(10:50)
차와 씨름하다 314지방도로에 접어드니 이렇게 여유로울 수가 없다. 벼가 이삭을 피운 것도, 논둑에 콩이 푸르게 자란 것도 눈에 들어온다. 코스모스만 피어 있었다면‘코스모스 한들 한들 피어 있는 길....’이란 노래 그대로다. 높은 가을 해에 제대로 하이킹을 즐기는 기분에 빠진다. 바꿔 탄 317번 지방도는 생각보다 한적하지 않다. 왕복 4차선에 차량도 어느 정도 있었으나 1번 국도에 비하랴. 다음에 자전거를 탄다해도 이 길로 가고 싶다. 이 길은 경기도 문화재단이 복원한 삼남길의 오산, 평택구간과 함께 한다.
파란색 운동복을 입은 반가운 얼굴이 보인다. 정경용님이 토요일 단잠을 즐기는 사모님을 깨워서 빵이랑, 냉커피, 꿀물 등을 잔뜩 해 오셨다. 여행도 좋지만 결국 사람이다. 나도 다음에는 다른 사람에게 이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야지!
‘경용 성, 형수님! 고맙습니다.’
배도 채우고 기분도 업되어 내려오는데 난적을 만났다. 정윤진님 자전거가 대못을 만나 대형 펑크. 다행히 도심이라 자전거포가 멀지 않아 튜브를 교환하였다. 그리고 여분의 튜브도 구입하고
평택역(10:50) - 1번국도 - 천안삼거리 (27 km)(12:10)
예기치 않은 펑크를 만나는 바람에 맘이 다급했다. 무조건 달려야 했다. 말 그대로 쎄리 밟아야 했다. 천안 도심을 지나면서 신호 때문에 그 다지 빨리 달릴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열심히 달렸다. 달리는 데만 신경썼더니 길도 성환읍을 통과하는 1번 국도로 가야되는데 외곽을 돌아 가는 1번 국도를 택했다. 거리도 손해봤고 길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다음 번에는 성환내로 들어가야 겠다. 천안삼거리 주막에 들러 식혜도 마시고 빵도 먹고 원기를 회복하여 차령산맥을 넘을 준비를 하였다.
천안삼거리(12:30) - 1번국도 - 행정리 - 23번국도 - 정안면사무소 (22 km) (13:30, 중식)
행정리에서 1번국도를 버리고 623 지방도를 선택하였다. 마을을 지나서는 이 지방도 마저 버리고 마을길로 23번 국도에 접근한다. 행정리에서부터 잔잔한 오르막이더니 23번 국도에 붙이는데 결국 긴 오르막이 나온다. 앞이 바로 차령산맥이다. 기실 차령산맥이라는 이름이 주는 위압감에 비하면 그리 고생하지 않고 차령터널을 통과한다. 차령터널에서 정안면까지 내리막이 탈만하다. 수 km를 빠른 속도로 내리 빼는데 차령터널까지 올라 오느라 받은 스트레스가 일시에 날아가는 것 같다. 게다가 맛있는 점심이 정안면에서 기다리고 있다.
정안면사무소(14:45) - 23번 국도 - 오인리 - 의당면사무소 - 공주 (18 km) (15:35)
23번 국도는 1번 국도에 비하면 한산하다. 노면도 좋고 자전거 달리기에 매우 좋은 조건이다. 게다가 살짝 내리막이다. 하지만 오인리에서 좋은 23번을 버리고 의당면으로 가는 시골길을 택했다. 그간 열심히 달려서 시간적 여유가 생겨 즐기고자 하였다. 한적한 농가, 뙤약볕에 여물어가는 벼 이삭, 우리들의 얼굴도 함께 익어가지만 기분은 최고다. 정윤진 님이 한손으로 자전거를 운전하며 앞뒤로 다니며 사진을 찍어준다. 쉽지 않은 고난도 기술이다. 게다가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맘이 크지 않으면 엄두도 못 낼 일인데. 정윤진님의 팀을 위한 배려가 혀를 내두를 만하다.
공주가 가까워 오면서 하천변으로 주황색으로 예쁘게 포장이 되어 있다. 차도를 버리고 강가의 길을 선택한다.
공주(15:35) - 공주보 - 금강자전거길- 부여보 (30km) (17:20) - 부여 (35 km) (19:20)
공주에서 공주보까지 길을 잘못 들어서는 바람에 다소 헤맸다. 금강 자전거길은 하류 방향으로 내려가는 것을 기준으로 할 때에 금강의 좌안에 형성이 되어 있는데 우리는 우안에서 약 5 km 정도를 헤맨 것이다. 공주보를 건너서 금강의 좌안으로 건너오고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다음을 준비한다.
금강 자전거길에서는 모든 것이 편안하다. 차도 없고 경치도 좋고 시간도 여유있다. 페달을 밟아 됐다. 내리쬐는 태양 빛에 그리고 많은 시간의 노동으로 힘이 들었지만 맘이 고요해지고 무아지경을 느낄 수가 있었다. 주변의 경치보다는 나 자신에 빠져 들 수 있었다. 쉽지 않은 직장 생활이 떠올랐으나 긍정적인 기분이 들었다. 공주보에서 백제보까지 약 25 km, 한시간여동안을 나 자신에 침잠해서 달릴 수 있었다.
백제보에 도착해서는 백제보 사진을 찍고 오늘의 임무를 완수하였노라고 농진마 카톡에 보고하고 얼릉 편의점으로 달려가 500ml 맥주를 단숨에 들이켰다. 이 맛이다!
부여(6:30) - 남궁지 - 금강자전거길- 강경 황산대교 (26km) (8:45) - 아침식사
자전거 여행 2일차!
부여를 구경하기 위하여 예정보다 1시간 이른 시간에 숙속인 명진모텔(?)을 나왔다. 출발 전에 스트레칭을 10여분 찬찬히 해 주니 몸이 한결 좋다. 먼저 정림사지5층석탑을 구경하고자 하였으나 이른 시간이라 문이 잠겨 있다. 다음은 남궁지로 향했다. 남궁지는 궁의 남쪽에 있는 연못이라는 뜻이고 이미 백제시대에 만들어진 인공 호수란다. 여기를 신라의 선화와 백제의 서동이 데이터를 했단다. 왕자와 공주가 데이터를 한 장소인 만큼 공원은 로맨틱하게 꾸며져 있다. 많은 연꽃을 보진 못했지만 평생 본 연꽂 중에서는 여기가 제일로 많다. 잘 못 들어가면 길을 잃겠다. 해서 으쓱한데도 많고 하니 남녀가 데이트하기에는 여기보다 좋은 곳이 없겠다. 강추다. 내게는 낙화암, 고란사보다 남궁지가 맘에 든다.
한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이정로님이 밥 사준다고 강경에서 기다린다니 빨리가야 한다. 남궁지에서 출발하여 부여대교 쪽으로 향했다. 길이 다소 혼란스러웠으나 금강자전거길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제방둑을 내려와 자전거길에 들어서니 자전거길 좌우로 초원이 펼쳐진다. 아직은 이른 아침이라 초원위로 옅은 안개를 드리우고......, 이 길을 쏜살 같이 달리는데 마치 몽골대초원을 말을 타고 달리는 듯한 착각을 느낀다. 금강 자전거길 중에서도 특히 느낌이 좋은 부분이 부여대교 아래의 이 초원이다.
금강 자전거길을 달려보니 자전거길이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 파악이 된다. 크게 다섯가지로 구분이 되는데 1) 가장 많은 부분은 강물과 제방 둑 사이의 저지대 길이다. 대부분 초원 사이에 길이 나 있어 자연을 즐길 수 있다. 2) 두 번째로 흔한 것이 제방둑 길이고 높이 달리면서 탁 트인 시야를 즐길 수 있다. 3) 그 다음 부분은 궁여지책으로 강가에 나 있는 기존 도로를 활용하는 법이다. 도롯가의 길이라 좁고 맘에 안들지만 어쩌랴. 4) 다음으로 강변이 바위나 급경사로 되어 있는 경우에는 인공의 데크를 설치하였다. 마치 광교산 광교저수지의 데크길처럼. 부여에서 강경사이의 파진산 부근에 꽤나 긴 데크길이 있었는데 인공물이라 다소 거부감이 있었으나 물 위를 달리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고 의외로 노면이 잘 정비되어 좋았다. 5)마지막으로 도저히 방법이 없을 때는 반대편 쪽으로 돌아가는 길을 만든다. 금강 자전거길은 상류에서 하류로 내려오는 것을 기준으로 하면 좌안으로 길이 있는데 부여읍내에서는 좌측에 낙화암 등의 부소산성이 있으므로 이 경우에는 부소산성 전에서 625지방도 다리를 건너 우안으로 건넌 다음에 부소산성을 지나서 부여대교에서 다시 좌안으로 넘어 왔다.
금강자전거길은 잘 만들어져 있어 동료들에게 라이딩을 권하고 싶다. 하지만 아직은 아쉬운 점도 있다. 1)거의 모든 자전거 길이 햇볕에 노출되어 있다. 자전거 길 가로 나무도 심고 꽃도 심는 것이 시급하다. 2) 우리의 성장사 만큼이나 여유가 없다. 길은 대부분 시멘트, 아스팔트, 데크 등으로 구성이 되어 있고 거의 매 km마다 표시가 되어 있다. 마치 자전거 선수들의 훈련장 같은 느낌이다. 때로는 길을 한적한 논가로 빼서 벼도 구경하고 콩도 구경하면 좋을 것을. 그리고 늘어진 느티나무 아래에서 낮잠도 한숨 자면 좋을 텐데 아직은 인공으로 만든 정자와 몇 개의 구조물 외에는 쉴 곳이 없다. 그리고 매 km마다 바닥에 표시는 실은 필요한 부분일 수도 있는데 나는 괜히 거슬렸다. 달리면서 수분마다 내가 대청 댐에서 몇 km가고 있으며 금강 하구언 둑에서 몇 km 떨어져 있다는 것을 확인하여야 하였다. 생각에 침잠했다가도 깬다. 3) 공주에서 부여로 달리는데 기계음이 심하다. 꽤나 많은 사람들이 벌초기를 메고 자전거 길 주변의 풀들을 베고 있다. 풀베는 큰 장비까지 도입해서. 자전거 길가를 조상 산소처럼 풀들을 잘 깍아 정비해야 하는지? 자연그대로 두면 안돼는지? 잘 모르겠다. 강가에 많은 풀들이 자라면 후에 이들이 부영양화의 원인이 되는지 그래서 생태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지 잘 모르겠으나 굳이 말끔하게 정리하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라고 보니 수년전에 네덜란드에서 유트레크트에서 암스테르담까지 약 80km를 달려본적이 있다. 그 때 쓴 것을 읽어 본다 (http://blog.daum.net/meju-story/8).
아직은 이 금강 자전거 길이 만든지 10년도 안되는 길이니 앞으로 차차 네덜란드 처럼 잘 발전되겠지!
강가 초원길, 제방둑길, 데크길, 자동차로를 겪으며 강경으로 내달렸다. 어제 140여 km 달렸는데 피곤하지도 않은지 김유호님, 정윤진 님 꼬리를 구경할 수가 없다. 실제 달린 시간은 한시간도 안되어 26 km 떨어진 황산대교에 도착하였다.
이정로 님이 기다리고 있다. 논산에서 강경까지 아침을 사기 위하여 달려온 것이다. 맑은 순대국으로 늦은 아침을 먹었다. 강경의 막걸리 맛이 괜챦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안전하게 가기 위하여 한병으로 마감한다. 정윤진 님의 눈총을 받아가며.
강경(9:45) - 799 지방도- 함벽정 (21 km, 11:15)- 삼례 - 1번 국도 - 혁신로- 농진청 본청 (42 km, 12:30) - 농과원 (44.5 km, 12:45)
전주에서 김용환님, 황대용님이 우리를 맞이하기 위하여 벌써 아까 전주를 출발하여 강경근처까지 오신단다. 이정로님과 더 많은 시간을 같이 있고 싶지만 전주에서 오시는 분들이 있어 서둘러야 했다. 강경을 출발하여 여강로를 따라 얼마가지 않아 김용환, 황대용님을 만난다.
와우! 전주에서 여기까지 마라톤코스는 될 건데 엄청 서둘러 오셨나보다. 전주에서 가지고 온 자두와 이정로님이 주신 사과를 함께하며 따뜻한 정을 느낀다. 안부를 교환하고는 서둘러 자전차에 오른다. 799 여강로는 시골길로 차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다. 하이킹 기분을 만끽하며 달린다. 시간당 20km 이상의 속도로 달리는데 모두가 잘 달린다. 자전거가 도로용 또는 산악용의 전문가용이 아닌 그저 막자전거인데 막자전거로 이렇게 잘 달리니 역시 마라톤동호회의 건각들이다.
곧 여산면에 도착하고 작년 가자 전주로 달리기할 때에 음료수를 나눠 마셨던 여산면파출소 앞을 지난다. 1번 국도를 이용하지 않고 지방도만으로 원수리를 지나고 왕궁저수지에 도착한다. 원수제에서 왕궁저수지를 내려가는 길은 역시 멋있다. 왕궁저수지를 즐길 수 있도록 익산 부자 송모씨가 만들었다는 함벽정에 들러 약간의 휴식을 취한다.
함벽정에서부터 왕궁리까지는 논밭이 펼쳐진 한적한 시골 도로이다. 삼례에 가까워지면서 계사에서 나는 악취가 심하다. 삼례의 롯데슈퍼에 들러 아이스크림으로 에너지를 보충한다.
여기서부터는 김용환님이 앞장을 선다. 지난번 가자 전주로 달리기때에도 김용환 님이 참석하여 길을 인도해주었었다. 이제 곧 60인데 체력도 대단하고 우리 동회회에 대한 애정도 대단하다. 길인도 능력도 대단하다. 799지방도에서 1번국도로 좌회전하는 길에서 과감하게 1차로로 들어서서 좌회전을 단행하였다. 도로 한 중앙을 농촌진흥청마라톤동호회 조끼를 입고 자전거를 탄 회원들이 차지하니 으쓱해진다. 도로교통법에 위배되어 다소 미안한 감이 들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전라북도 농업역사 200년 이라는 붙임막을 달고 있으니 잘 봐주겠지.
곧이어 만경강을 건너고 전주시에 입성한다. 전주시에 들어서니 기분이 설렌다. 혁신도시의 고층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이제 다 왔다는 안도감이 든다. 호남고속도로에서 나오는 전주제1문 앞을 지나고 혁신도시 그리고 농진청.
벅찬 기분을 느끼며 농진청 본관 건물앞에 사진을 찍기 위하여 도열한다.
수원에서 전주로의 자전거 여행에 대한 거리, 시간 기록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첫날 수원에서 부여까지 140km, 다음날 부여에서 농진청 농과원까지 74 km (아래의 77km는 이서면 집까지의 거리이다)해서 달린 거리는 도합 214 km이다.
시간은 첫날 11시간, 이튿날 6시간 반해서 17시간 30분이나 실제 달린 거리는 이중의 거의 절반인 9:15이고,
따라서 평균속도는 시속 약 22km 이다.
달린 길과 시간 등을 알 수 있는 트랭글 디스플레이를 붙인다.
여행 후기를 한번에 정리해야 하는데 일에 쫒기다 보니 시간 될 때에 조금씩 이어 붙이다보니 누더기 같은 글이 되어 아쉽다.
마무리 하기에 앞서 이번 여행을 응원해준 많은 분들에게 감사하고 싶다.
우리가 전주까지 자전거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당일 농진마 수원 주말 운동을 굳건히 지켜주고 격려를 해주신 고승주, 전해이님,
토요일 새벽 단잠을 즐기는 형수님을 깨워서 빵과 음료를 준비해와서 응원해준 정경용님과 형수님
논산에서 강경까지 나와서 굳이 아침을 대접해준 이정로님
전주에서 강경까지 마중을 나와준 김용환, 황대용님,
게다가 김용환님은 여행 후에 청녹원에서 뒷풀이 비용까지 전액 지원하였습니다.
작년 전주까지의 달리기 후에도 또한 뒷풀이 비용을 전액 지원하였습니다.
그리고 자전거 여행에 참가하지 못한 아쉬움에 뒷풀이를 함께 해주고 결국 자기 아파트까지 초대하여 맥주를 사주신 류정상님,
이외에도 카톡으로 격려해주신 윤형주, 박성호, 이수형, 양병철, 이종렬, 이충근, 이상진 님을 포함한 농진마 회원님께 충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함께 해주셔서 무사완주 할 수 있었고 또한 즐거움이었습니다.
함께 달린 분들의 사진을 올리는 것으로 후기를 마감하고자 합니다.
김용환님
김유호님
정윤진님
황대용님
홍승범
첫댓글 수원-전주간 자전거 여행은 평생 잊지 못할 여행이었습니다. 부여에서 강경까지 가는 길은 훈련부장님이 말씀하신것처럼 정말 몽골대초원을 말을 타고 달리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켜서 안달릴수가 없었습니다.ㅋㅋ
역시 함께하면 멀리 갈수 있다는 말처럼 함께 하였기에 가능했었고 또 다른 여행이 계획된다면 함께하고 싶습니다.
정말 좋은 경험이었고 재밌었습니다.
이끌어주신 훈련부장님께 감사드립니다. 꾸~~벅!! ㅎㅎ
다음에는 무슨 재밌는 일을 할래요?
백두대간 한번 뛰어볼까요?
@곰박 콜~~~~ 정말 내 인생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한 가지 했습니다.
@곰박 허걱!!~~
설악산에서 지리산까지요??
오토바이로 하시죠!! ㅋㅋ
부럽습니다
연가를 내서 한 번 페달을 밟아보고 싶네요^^
남궁지? 남궁지?
처음 들어 본 지명
생소하다 했는데
궁남지가 아닌가
누더기 같은 글을 읽고 폭풍같이 감동했다면.... ? 이 느낌.. 뭔가요?!
읽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재미와 감동이 함께 했습니다.
아마도 수원부터 전주까지 달리신 세분 모두 행복했스리라 생각합니다.
내내 즐거운 삶사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