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진은 핸드폰으로 찍었음, 김선욱군 사진은 멀리서 찍어서 화질이 좀 안좋음 ^^;)
프로그램
모짜르트 '피가로의 결혼' 서곡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드보르작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일단 연주 외적인 이야기부터...
1. 이건음악회 주최쪽에 문제가 있었음. 분명히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회사 쪽에 전화까지 해서 번스타인 캔디드 서곡, 라벨 볼레로 등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가보니 프로그램에는 원래 홈페이지에 나온대로 모짜르트 피가로의 결혼 서곡과 드보르작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라고 나와 있었고, 실제로도 그렇게 연주 되었다. 뭔가 혼선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렇게 중대한 실수는 옥의 티 정도가 아니라 충분히 항의까지 받을 수 있는 문제다. 다음 부터는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기껏 좋은 일 했다가 실수로 욕 먹는건 너무 안타깝기에...
2. 클래식 매니아인 지인과 갔는데 그 바람에 '안심 스테이크'까지 얻어먹었다!!! ㅋㅋㅋㅋ ^^v
(먹느라 깜빡 잊고 인증샷은 못 찍음~ ㅡㅡ; 아쉽~)
3. 콘서트홀 로비에서 그동안 이건음악회 실황을 녹음한 CD를 장당 5천원(1~19+베스트앨범해서 총 20장에 8만원)에 판매해서 전액을 유니세프에 기부하는 행사가 벌어지고 있었는데, 나는 무지카 안티쿠아 쾰른(고음악단체) 음반을 사고 지인은 그거랑 꼼빠니아 보칼레 꽁세르트 음반을 샀다. 그러면서 사실 별 기대는 안하고 '혹시 녹음이 안 좋더라도 그냥 좋은 일 했다고 생각하자~' 그런 이야기를 나누고 연주회 끝나고 지인의 CDP로 음반을 들었는데 아니 왠걸? 연주도 너무 좋고 녹음도 잘 되어있는 것이었다! 게다가 꼼빠니아 보칼레 꽁세르트에는 무려 고음악 소프라노 요하네터 조머르가 협연을!!! 둘 다 완전 횡재했다고 좋아하면서 결국 또 가서 음반 더 사고 왔다~ ^^;;; 그래서 나는 추가로 안 샀던 꼼빠니아 보칼레 음반에 탈리히 현악 4중주단 음반까지 샀고 지인도 이름은 기억이 잘 안나는데 무슨 현악 4중주단 음반까지 하나 더 샀다. 정말 완전 '득템'했다는거!!!
4. 일찍 가서 1시 20분쯤에 표 받아서 완전 좋은 자리에 앉았다! 알고보니 인터넷 응모 당첨자는 A,E열로 줬는데 난 그 중에서도 A-13-9,10에 앉았으니 정말 좋은 자리에 앉았다! 김선욱 연주도 잘보이고 너무 좋았다~ ^^ 10~20분 뒤에 온 키미님은 그새 A열이 다 나가서 E열 받으셨다고...^^;
5. 사인회 없을 줄 알았는데 사인회까지 하더라! 김선욱군~음반 빨랑 좀 내줘요! 그래야 음반에 사인 받징! 쿄쿄쿄~ ^^* 핸드폰으로 사진 찍었는데 선욱군이 워낙 부지런히 사인하느라 한 장 건졌음~ 그래도 이게 어디야! ^0^
6. 김선욱군 팬 많긴 많은가 보더라~ 앞에 앉은 언니 하나는 김선욱군 커튼콜 내내 쉴새없이 '브라보~!'를 외쳤다. ^^b
연주 이야기로 넘어가자면...
1. 수원시향은 저번에 백건우 초쳥 연주회 할 때 보다 훨씬 나은 기량을 보여주었다. 아무래도 전에 하던 익숙한 곡들('피가로의 결혼' 서곡이나 드보르작 9번은 자주 연주되는 것들이니깐..)이고, 협연자가 김대진 지휘자 제자인 김선욱군이라 한결 부담감이 덜 했을 듯~ ^^; 모짜르트도 괜찮았고 드보르작은 1~3악장까지는 힘을 아끼고 무난하게 진행하다가 갑자기 4악장에서 '괴력(!)"을 발휘하더라...^^;;; 게다가 이어지는 '아리랑 주제에 의한 변주곡(?)'(<-정확한 곡 제목은 모름) 앵콜이 완전 끝내줬다! 드보르작 4악장도 잘했는데 갑자기 그걸 간단히 뛰어넘는 놀라운 연주력을 보여줘서 입이 딱 벌어졌음(정말 누가 들어봐도 '이 곡 진짜 죽어라고 연습했구나~'가 느껴졌다는...^^;) d-_-b. 나는 '혹시 전에 카네기홀 연주회 때 앵콜로 이 곡 연주한거 아닌가?' 싶었는데 지인이 이 곡 전에 수원시향이 평양공연 갔었을 때 앵콜로 연주한 거였다고 해서 그제서야 '그럼 그렇지~' 싶었음...(정말 앵콜 듣는 순간엔 무슨 유명 외국 오케스트라 연주 듣는 줄 알았다...^^;)
아참! '황제' 1악장에서 목관에서 삑사리 크게 내던데, 누군지 몰라도 나중에 연주 끝나고 혼 좀 꽤 났을 듯..ㅡ.ㅡ;;; (그렇게 삑사리 무지막지하게 내는거 첨 봤다...;;)
2. 김선욱군은 정말 앞으로 크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그 동안 연주회를 다니면서도 어느 피아니스트에게서도 느껴보지 못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뭐 키신 같은 초특급 일류 대가의 연주회는 아직 못 가봤으므로 패스..;;). 그게 뭐냐면 김선욱군의 연주를 딱 들었을 때 '아~ 선욱군은 정말 연주하는 것을 좋아하는구나. 스스로 음을 만들어 내는 것을 즐기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한테 들려주는 것도 좋아하고. 이 사람은 정말 피아노를 사랑하는구나.'라는게 느껴졌다. 왠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그게 느껴졌다. 물론 쇼맨십에 의해서도 그런 면이 보일 수는 있겠지만, 본질적으로 그런 성향을 가지지 않는 껍데기에 불과한 쇼맨십은 연주를 듣다보면 그 공허한 면이 금방 드러난다. '황제'는 아다지오 부분에서는 참 나긋나긋하게 연주해서 잠시 '내가 지금 베토벤을 듣고 있나? 아님 쇼팽을 듣고 있나?'라는 착각(?)이 들 정도였고 지인도 그렇게 느꼈다 하더라~ ^^; 그래도 아직 선욱군이 젊으니까 이런 연주도 가능할 거라 생각한다. 이 때 아니면 또 언제 그렇게 연주하겠는가? ㅎㅎㅎ 그래도 3악장 가서는 강, 약의 대비가 너무 극적이라 마치 콘트라스트가 높은 흑백 사진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고 사실 좀 거친 면도 살짝 느껴져서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그래도 역시 넘치는 패기는 좋았다!!! ^^ (아흐~ 그리고 11월 6일날 모짜르트 피협 22번(KBS교향악단 협연)으로 또 김선욱군 연주 들으러 간단 말이지~~~ ^^V 벌써부터 설렌다. 어쩌면 모짜르트가 더 좋을 것 같기도 해서 더 설레고~~~ *^^*)
그리고 앵콜이 정말 '대박'이었는데, 뭐 간단한 피아노 소품 그런게 아니라 지휘자 김대진님과 함께 포핸즈로 드보르작의 슬라브 무곡 1번을 연주하더라!!! 우와~~~ '이게 웬 떡이냐!!!'하고 입이 찢어져라 엄청 좋아했었음~ ^0^ 하여튼 두 분 다 스케일 큰 연주를 끝냈음에도 불구하고 어쩜 그리 앵콜곡을 정열적으로 치고 악보도 사이 좋게 번갈아 넘기는지~ ㅎㅎㅎㅎㅎㅎ 아주 즐겁게 들었다!!! ^0^
아...며칠 지나면 또 김선욱군 연주를 들을 수 있다...어쩜 좋아...선욱군~ 여기 팬 한명 더 추가요! ㅎㅎㅎ ^^*
(그래도 물론 시향의 페뤼숑이 제일제일엄청 좋기는 하다!!!!♥ ^^;;;)
첫댓글 마리솔님 득템까지 하신 뜻 깊은 연주회셨겠네요. 스승과 제자가 슬라브 무곡을 포핸즈로 멋지게 치셨나봅니다. 김선욱군 연주는 아직 못 들어봤는데 꼭 한 번 듣고 싶군요.
오....제자리도 은근 좋더군요, 피아노칠때 표정이나 발동작....등이 보여서 새로웠어요 나름 매력있는 자리 ㅋㅋ
득템이 뭔 소린가 사전까지 찾아 봤네..즐거운 후기...잘 보았슴돠...사실 선욱이 연주는 우리 카페 초기 사진을 보면..예종에서 유네스코 모임때 오실 수 있는 분들...다들 오셔서 사인 받고..사진 찍고 쇼팽곡 듣고..그 이후 다들 선욱 연주라면 많이들 가셨습니다.
ㅎㅎ 그때 제뉴어리님 덕분에...선욱군과 함께 찍은 사진 있는데..그 이후 모두들 그의 팬이 되었죠.
후기 아기자기 고운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제뉴대장님~ ㅋㅋㅋ 득템 - 해결하셨어요? 음~ 호기심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왕성하신것보니 젊은이 근처는 가셨습니다. ㅎㅎㅎ 하긴 저도 큰아이가 예전에 '지못미' - 라고 해서 무슨소린가 했던 기억이 ~^^
그게 뭰 소리여? 이러다 우리 한글 변형사전이라도 만들어야 하는 거 아녀?ㅎㅎ
우와..........역시사진만봐도참훈훈해요ㅋㅋㅋㅋㅋㅋㅋㅋ저랑일촌이었는데어느순간싸이월드를..탈퇴..예전에쪽지까지보내주셨는데ㅠㅠ
마리솔님 후기 아주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저는 그날 저녁공연으로...지인께서 초대해주셔서...흐뭇한 연주회였습니다.
저도 광주에서 곧 보러 가는데 마리솔님의 후기까지 보니깐 더더욱 기대됩니다...^^
톡톡~튀는 후기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