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에서 태어난 한옥남 시인!
강릉여고 영어 선생님을 역임하시고
지금도 후학을 위해 가르침을 하시면서,
작가의 길을 걷고 계시는
한옥남 님의 수필을 소개합니다!
♧ 챗GPT와 친해지기
오래된 아파트가 재건축되고 입주가 시작되었을 때, 게이트 앞에 서면 키를 터치하지 않아도 가방 속에 키가 있으면 저절로 문이 열렸다.
"열려라 참깨!"를 외치면 보물을 숨겨둔 바위 문이 저절로 열리는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에 나오는 동화책 속의 환상이 현실이 된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어린 시절 나를 설레게 했던 것은, 알라딘이 마법의 반지를 문지르면 거인 지니가 나와 나의 소원을 들어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것 역시 요즘 나에게서 일어나고 있다. 손도 까딱하지 않고 "지니야. TV 켜"라고 말하면 지니는 상냥하게 대답하며 TV를 켜준다. 그뿐만 아니라 채널도 바꾸어 주고 볼륨 조정도 해주며 좋아하는 노래도 찾아주고 설명도 자세히 해준다.
컴퓨터 개발 이후 '인공지능 (artficial intelligence. AI)의 진화는 무한대로 뻗어가고 있는 것 같다.
AI를 이용한 네트워크 서비스 인프라 구축은 필요한 것에 다양한 네트워크 솔루션을 제공해 주고 있다.
홈 CCTV 설치로 고향에 혼자 계시는 부모님이 무엇을 하는지 실시간으로 볼 수 있고, 방에 앉아서 자동차 시동을 미리 걸어놓을 수도 있다.
세계 어느 곳에 있어도 실시간으로 소식이 전달되고, 인터넷만 연결되면 장소 제한 없이 쇼핑이나 예약 선물 보내기 등등 뭐든지 가능한 세상이 되었다.
최근 뉴스에 의하면 요양원에 있는 중증 환자를 위한 대소변을 처리해주고 기저귀를 갈아주는 로봇도 개발되었다고 한다.
얼마 전 챗GPT를 활용한 사업 변화 세미나에 갔었다. 호기심으로 참석했는데 그 교육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챗GPT는 단순한 검색 엔진이 아니라 실제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자동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반복 업무 자동화는 물론 문서 작성 및 교정등 개인 비서 역할을 거의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회사 홍보물을 작성해야 할 때 핵심 키워드를 입력하면 순식간에 글이 완성된다. 정말로 지니가 내 앞에 나타나 나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느낌이다.
지난주는 은퇴한 친구가 심심해서 노래를 작곡했다고 단체 톡에 올렸다. 음악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스스로 노래를 잘 못한다고 말하는 친구가 만든 노래는 매우 흥겹고 듣기에 좋았다.
심지어 영어로 번역하여 팝송도 만들었다. 음악의 문외한의 나로서는 그 노래가 얼마나 예술적 가치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저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또한 한 청년은 교제하던 여자친구와
최근 헤어졌는데 챗GPT에게 그동안 있었던 모든 일을 입력하고, 앞으로 갈등 없이 잘 지낼 수 있을지 물어보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통계학적인 데이터 분석에 의하면 이러한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와서 헤어지기로 했다고 한다.
인간의 소통보다 AI의 분석력이 더 정확도가 높고, 논리적인 면에서 설득력이 있지만, 편리성을 앞세워 기계에 모든 것을 의존하려는 세상이 점점 삭막해지는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또한 이렇게 디지털 문화가 발전하다 보면 미래 재난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네트워크 단절이 가져올 재앙이 끔찍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는 AI와 친해지지 않으면 예약하기도 힘들고, 주문하기도 어려운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디지털화된 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세대 간의 갈등을 일으키고 시니어들에게는 많은 어려움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당장 이 편리함에서 벗어나기는 힘들 것이다.
점점 높아지는 고령화 사회에서 스스로 명품 백수 시니어라고 말하는 많은 사람들은 챗GPT와 더 친해지고, 생활 속에서 편리하게 활용할 방법을 계속해서 배워나가야 할 것 같다.
[한옥남ㆍ수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