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에너지관리공단이 밝힌 ‘신·재생에너지 공공의무화사업’ 추진 1년 결산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원 가운데 지열(地熱)부문이 가장 많아 총 271억원의 투자비중 169억원을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지열시스템이 태양열이나 태양광 설비에 비해 건물의 방향 및 설치면적 등 장소적인 설치조건과 건물의 미관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모텔, 식당, 펜션 등 중소규모의 건물은 적정규모의 냉방시설이 필요하지만, 전문관리자를 둬야 하는 문제 등으로 방·실마다 별도의 냉난방기기를 설치하고 있다.
그러나 지열냉난방시스템은 중앙공급식으로 전체 건물에 대한 냉난방이 가능해 연중 실내온도를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건물에 구멍을 내고 실외기를 달아야 하는 등의 수고를 덜 수 있는 것.
또한 여름철 냉방중에는 버려지는 고온의 가스를 이용해 온수를 생산, 수영장 헬스장 사우나에서 연료비 추가 없이 온수를 쓸 수 있다.
지열시스템은 또한 지난 2003년 12월 산자부 규제개혁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태양열 태양광 연료전지 가운데 kW당 설치가격이 가장 낮은 것으로 타나났다.
이에 따라 지열시스템은 적어도 공공무문에서 만큼은 다른 신·재생에너지원에 비해 빠른 보급이 확실해 보이며, 민간 부문에서도 보급이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히트펌프·열교환기 효율향상이 관건
태양 복사열의 약 47%가 지표면을 통해 지하에 저장된다. 이렇게 흡수된 태양열은 지형에 따라 차이를 보이지만 지표면 가까운 곳은 약 10∼20도정도로 지열로 저장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지표 근처의 5∼30도 정도의 지열을 이용한 지열에너지시스템(냉난방)의 개발, 보급이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선진국에서 보급이 활성화되고 있는 히트펌프를 이용한 지열 냉난방시스템의 개발, 지원에 주력하고 있다. 지열 냉난방시스템의 핵심은 지열을 회수하는 열교환기와 회수된 저온의 열을 냉난방에 사용 가능할 수 있게 하는 히트펌프(Heat Pump)다.
기존의 히트펌프 냉난방기(EHP)는 증발과정에서 외부공기로부터 열을 흡수하거나 배출해 냉열 또는 냉열 또는 온열을 생산, 열의 흡수와 배출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했다.
지열 히트펌프는 외기온도에 의한 영향을 받지 않는 지중의 열을 이용, 공기 열원식 히트펌프(시스템 에너컨)보다 높은 열효율을 나타낸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지열시스템의 에너지 효율은 공기 열원식 히트펌프에 비해 40% 이상 높고, 가스 난방비에 비해 48%, 기름난방에 비해 78% 이상 높다.
정부는 이에 따라 히트펌프의 성능계수 향상과 지중 열교환기의 효율향상 등의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또 업체난립에 따른 부실시공 방지를 위해 시공기준 설정, 시공확인제 실시 및 사후보증 강화 등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미·일 등 선진국서 보급 활발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은 기술과 보급률에서 앞서 있다. 지열에 대한 연구는 1950년대 미국과 유럽에서 시작됐으며, 1970년대 유가파동 이후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현재는 미국 내에서만 매년 수 만기의 지열원 히트펌프가 설치되고 있으며 유럽국가에서도 사용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라면서 “특히 미국은 지열협회(ISGHPA)를 중심으로 연구를 시작, 이미 80년대부터 실용화 보급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지열관련 단체인 ‘Geo-Exchange’에 따르면 미국내 지열시스템을 채용한 600여개의 학교를 조사한 결과 이산화탄소 1억2000 파운드, 이산화황 90만 파운드, 녹스 42만5000 파운드 이상의 연간 배출가스 절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지진 때문에 지열 이용이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여겨졌으나 인공연못을 활용하는 지열교환기를 개발해 지열냉난방시스템을 완성하는 등 연구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에너지 경제신문 정연진기자 press-j@ 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