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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아동문학인협회
 
 
 
 
 
카페 게시글
♡우리말 노트 [우리말] 새치부리다
김도식 추천 0 조회 13 25.02.21 17:00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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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25.02.21 17:13

    첫댓글 "이 전집류는 사실 아무에게 안 파는 건데...."
    서점 주인은 난처한 얼굴이 되었다.
    "아, 그래요?"
    "네. 단골 교수님들이 이 시리즈를 가끔 찾으시거든요. 그런데 선생님에게 특별히...."
    김 작가는 서점 주인이 맺기도 전에 말허리를 쌍동 자르며 말했다.
    "그럼 그분들에게 팔도록 하셔요. 그분들이 가격도 잘 쳐줄 것 같은데."
    "아, 그래도 그냥 갖고 가시죠."
    "아닙니다. 더 필요한 분들이 갖고 가는 게 맞아요. 그래야 사장님에게 더 득이 되고."
    김 작가는 노끈으로 묶는 전집을 매대 위에 도로 내려놓고 까닥 인사를 하고 돌아섰다. 사장의 얼굴에 일순 당황한 빛이 스쳤다.
    이듬해 봄 김 작가는 근처에 볼일 있어서 왔다가 그 서점을 우연히 들렸다. 그 전집류는 먼지만 잔뜩 쌓인 채 여전히 서점 한구석에서 자고 있었다.
    '아. 그때 서점 주인이 새치를 부린 거구나.'
    김 작가는 쓴웃음을 지었다.

  • 25.02.22 10:07 새글

    "그러니까 이번 한번만 참석을 해 주셔요?"
    모임 통보가 오면 나는 새치를 부린다. 가기 싫은 이유가 있다.
    사람들이 모두 잘 차려 입은 명품 브랜드에 화장을 아주 예쁘게 하고 명품백을 들고 참석을 한다.
    그리고 그들이 하는 이야기는 거의가 주워 담아야 꼬막 쪼가리 하나도 채우지 못할 씨잘데없는 소리들이다.
    나 역시 명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있으면 뭐하나? 내가 귀찮으면 안 하는 것이지.
    산지기 집 거문고라 했던가? 돼지목에 진주라 했던가?
    어느 분이 선물을 해 주었던 샤넬 지갑과 가방, 버버리 지갑, 괜찮게 사는 동생들이 중고로 팔아도 500만원이 넘는다는 명품 시계,
    어느 날 시계를 사준 시누이가 말했다.
    "언니 그렇게 새치부리지 말고 차고 다녀요."
    "그러게 그런데 그 시계 차고 풀 맬까?"
    했더니 시누이는 말을 하지 못했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나 자신이 명품이 되는 것이다.
    명품으로 두른 허상이 아니고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도 내가 바로 명품인 "나"가 되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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