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이겁니다" 대송(代誦)'
[펀펀(FunFun) 전례] (27) 주일미사 참례가 어려울 때 어떻게 해야 하나요?
‘묵주기도·성경 읽기·선행’ 등 대송 바칠 수 있어
주님 구원역사 기억하는 주일
신앙인 본분 지키려 노력해야
민이 : 신부님, 다음 주 주말부터 여름휴가를 가려 해요. 혹시 휴가지에 성당이 없어 주일미사를 드리지 못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티모 : 우선, 여행을 가는 곳 주변에 성당이 있는지, 있으면 위치와 미사 시간을 미리 알아보는 노력이 중요하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주일미사에 참례하지 못할 상황이라면 ‘대송’(代誦)을 바칠 수 있답니다.
민이 : 대송이요? 대송은 어떻게 드리면 되나요?
티모 : 사실 대송에 대한 보편교회의 규정은 따로 없어요. 다만 각 지방 주교들이 적당하게 결정하도록 되어 있죠. 1995년에 발표된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에서는 대송의 방법을 ‘묵주기도, 성서봉독, 선행 등’(제75조 4항)으로 정했어요.
세라 : 대송은 어떻게 시작이 되었나요?
티모 : 신앙을 제대로 드러내놓고 고백할 수 없었던 박해시대에 시작이 되었지요. 사제가 없던 초기 조선 천주교회에서는 천주교 서적을 통해 주일의 중요성을 깨닫고 지키려고 노력했어요. 성호 이익 선생의 제자였던 홍유한의 기록을 보면 1770년 천주교 서적에서 7일마다 축일이 온다는 기록을 읽고 매달 7, 14, 21, 28일에 일을 쉬고 기도에 전념했다는 내용이 전해집니다. 이후 1784년 확실한 주일의 용어와 개념이 전파되면서 선조들은 박해시대에도 전례력에 따른 주일을 굳건히 지켰다고 해요.
세라 : 그 당시에는 대송으로 무엇을 했나요?
티모 : 박해로 미사를 드리기 어려웠던 신자들은 기도문을 ‘대신 외우며’(대송) 주일을 보냈어요. 「천주성교공과」에는 특정 축일이나 주일미사의 대송으로 해당 축일에 정해진 기도를 드리고, 기도서가 없는 경우에는 ‘십자가의 길’을 바쳤죠. ‘십자가의 길’도 바치기 어려우면 ‘주님의 기도’를 예수님의 나이와 연결하여 33번씩 두 번 바치면서 묵주기도 15단을 드렸고요. 만일 이를 모르면 성모송을 33번씩 세 번, 즉 99번을 마치도록 했습니다. 또 글을 아는 사람은 성경을 읽고 아랫사람들에게 가르치도록 권고했어요. 이러한 규정은 1923년에 발표된 「회장직분」(會長職分)에서도 수용됐고, 대신 묵주기도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완화되었죠.
민이 : 그런 과정을 거쳐 1995년부터 묵주기도, 성서봉독, 선행 등으로 변경된 거군요.
티모 : 주일은 주님의 부활을 기억하며 우리를 구원하셨음에 감사와 찬미를 드리는 날이에요. 주일미사를 바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예수님의 구원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성경을 읽고, 묵주기도를 바치면서 구원 신비를 묵상하고,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선행을 실천함으로써 주일을 지내려는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지도 윤종식 신부(가톨릭대 전례학 교수)
정리 우세민·이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