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중반에 제 직업때문에 알게된 남자가 있었는데요
이 남자는 시골에서 성장해서 그 곳에서 재수를 하고 전문대를 입학,졸업 그리고 군대를 입대,제대를 한 후
서울로 상경해 직업을 얻고자 하지만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방을 얻을 돈이 없어서 임시로
숙식이 가능한 술집에서 낮에는 학원을 다니며 이것저을 배우고 밤에는 일 하며 돈을 모아 방 얻을
돈이 생기면 그 때 정식으로 직업을 알아보기 위해 열심히 살던 그 때 알게된 남자 입니다
다행이 여자들 한테 인기가 없는 외모라 여자한테 돈 쓸일도 없고 술도 좋아 하지 않았고
그리고 허영심도 없어서 그저 묵묵히 일만 하고 학원만 다니며 돈을 모아 방 얻을 생각만 하고 있었습니다
한 2년 정도 열심히 일하자 얼마간의 돈이 모이고 서울 생할에 적응을 할 무렵 그는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기 위해서 여기저기 알아보고 다니고 있었는데요
그 당시 그가 일하던 가계 규모가 꽤 커서 아르바이트가 많았는데 새로 들어온 여자 아르바이트랑
금방 친해졌고 그 아르바이트랑 3일만에 술을 먹게 되었습니다
그날 대화는 대충 이러합니다
'오빠는 여기서 일 할 사람이 아닌데 왜 여기서 일해요?'
남자는 자시의 처지와 환경을 자세히 이야기 했고 여자는 솔깃한 제안을 합니다
"제 친구 아빠가 잘나가는 중소기업 사장님 인데요 거기 요즘 신입사원 새로 뽑는데요
이력서 한장 써 주시면 제가 친구한테 잘 말할께요"
그래서 이남자 이력서를 써 주었고 며칠 후 합격했다는 전화를 받고는 가게를 그만 두게 됩니다
그만두고 저랑 둘이 저녁을 먹는데 그는 무척 행복해보였고 못 먹는 술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 중
고생하시는 부모님 그리고 어린시절 의 가난 그렇지만 죄 짓지 않고 열심히 살아온 자신에 대한 대견함
"시골에서 이거 보다 더 힘든 농사도 지었는데 이 까짓거 얼마든지 이겨내죠 안 그렇습니까?"
아침 일찍 김포공항에 모여서 비행기 타고 강원도로 신입사원 교육을 받으러 가야 한다며
우리의 저녁은 소주 반병도 마시지 못했지만 행복하게 끝났습니다
그리고 얼마간 그 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를 다시 본것은 약간 쌀쌀한 날씨 였는데 갑자기 만나자고 연락이 왔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커피 전문점에 도착해 그를 보니 피곤해 보였고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그는 저를 보자 대뜸 한다는 말이
"저 내년에 결혼 합니다"
지금까지 살아 오면서 여자를 한번도 못 사귀어 봤다고 했었는데 여자가 생겼나?
잠시 어리둥절 하던 때에 그 아르바이트 생각이 나서
" 그 아르바이트랑 결혼 하세요" 라고 물었더니 그 남자 의 대답은
"그런 여자랑 어떻게 결혼 합니까? 제가 내년 부터 일년 연봉이 1억2천만원 인데요"
순간 모든게 정리가 되면서 짜증이 확 밀려 왔습니다
'아 이 사람도 '다단계'의 늪에 빠졌구나'
당시에 제 직업은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나야 하는 직업인데요 그러다 보니 꼭 다단계를 하라고
아주 귀찮을 정도로 따라 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는데요
제 직업에 종사하던 많은 사람이 초기 다단계에 빠져서 이혼 가정파판 재정파탄 하여튼 말미가 안좋은
사람이 많아서 '다단계'를 권하는 사람은 아주 '경계대상 1호' 였는데요
밥 먹자고 약속 해놓고 차를 타고는 다단계 사무실로 데리고 가는 사람
소개팅 시켜준다고 해놓도 다단계 사무실로 데리고 가는 사람
뭐 누구 고객을 소개 시켜 준다고 데리고 가는 사람 등등등..
대전에서 재미있는 행사가 있는데 거기 놀러가자고 하는 사람( 당시 대전이 다단계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정말 '다단계' 노이로제에 걸릴정도 였으니 그날 얼마나 짜증이 나던지
한마디로 거절하고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왔습니다
그러자 겨울내내 그 사람은 자기 직원들과 함께 저를 정말 못 살 정도로 따라 다녀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몇년 후
새벽에 차를 타고 지나가다 지하철 입구 쓰레기 통 에서 담배 꽁초를 모으는 그 남자를 보고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를 놓칠까 얼른 얼른 차를 몰아 그를 뒤쫓아 그 를 부르자
놀라며 저를 외면하려고 하지만 새벽에 사람이 없는 곳에서 외면하기란 쉽지 않았는지
저를 바라보며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이더군요 저 역시 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그를 대하면서
근처 작은 식당으로 그 와 함께 들어가 일하는 분 의 못 마땅한 눈빛을 뒤로하고 그 를 자세히 보니
다 헤진 옷 에서 냄새가 나고 있었고 그토록 선하던 눈 빛은 살기가 가득했으며 악문 입술에는
악만 남은 모습이었고 손톱에 낀 때 들은 그 의 현실을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그가 작은 소리로 소주 한병만 시켜 달라고 했고 소주를 주문하자 소주 잔 이 아닌 물컵에
한 번에 따라 마시는 모습에서는 그 의 고단함과 현실을 부정 하고 싶은 모습이 보여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이렇게 착하고 성실하던 사람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지...
그렇게 소주가 2병이 들어가자 그 남자는 그간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강원도 어느 콘도에 도착 그 곳에서 신입사원 교육을 받았는데
교육내용이 이상해서 처음에는 잘못 왔다고 생각했지만 교육이 며칠 진행이 되자 수긍이
가는 내용이 많더랍니다 그리고 좋은 말도 많이 하고 이미 성공한 사람이라고 나와서
강의도 하고 그렇게 며칠이 지나자 자신이 거기에 완전히 몰입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긴 사기 치려는데 나쁜 말 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
그렇게 교육을 받고 서울 숙소에서 생활하는데 잠을 잘수도 없을 만큼 많은 사람과 생활을 해야했고
전화를 해 수 많은 사람을 끌어 들여야 하는데 내성적이고 아는 사람 별로 없던 그 남자는 스트레스가
정말 심했던 모양이었습니다 아는 사람 명단을 작성했는데 거기에 제가 올랐고 간부가 저는 반드시
끌어들여야 한다고 했다고 합니다 제 직업 특성상 수 많은 사람을 알고 지내고 있었고 평소에 신뢰도가
높아서 무조건 끌어 들여야 한다며 모든 간부와 그 곳 사람들이 적극적인 후원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제가 왜 그렇게 '다단계' 사람들 에게 시달려야 했는지 그 이유를 그때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을 끌어 들이는데 실패한 그 남자는 자신 의 신용카드를 (의무적으로 신용카드를 만들어야 하고
그 신용카드로 물건을 사야 합니다) 써서 물건을 지속적으로 구매를 하게 되고 그때까지 벌어놓은
돈을 몽땅 그 물건을 사는데 써 버렸다고 했습니다
문제는 신용카드를 너무 무리하게 쓰다보니 카드 빚 이 생겨 메우지를 못했고 결국 신용불량자,
그러자 시골집으로 법적인 공문서가 날라오고 예비군 훈련도 받지 않아서 지명수배가 되고...
그는 끝내 눈물을 보였습니다
식당에서 나와 우리는 가까운 편의점으로 향해 현금 자동화기기 에서 얼마간 의 돈을 뽑아 그 에게
건네면서 고향으로 내려가 쉬다가 다시 올라오라고 위로아닌 위로를 했고
그게 우리 의 마지막 만남이었습니다
다단계로 돈을 번다는 것은 조리로 물을 퍼올리는 것과 같다고 생각이 듭니다
물 속에 있을때는 물이 올려질것 같지만 퍼올리면 물은 어느새 없어지는 바보의 놀이
만약 내가 1000만원이 있다고 가정하고 투자를 해봅시다
1000만원 투자 이익금800만원 나옵니다 -200만원
200만원 대출+이익금800=1000만원 투자 이익금800만원 -400만원
200만원 대출+이익금800=1000만원 투자 이익금800안원 -600만원
200만원 대출 +이익금800=1000만원 투자 이익금800만원 -800만원
200만원 대출 +이익금800=1000만원 투자 이익금800만원 -1000만원
예전에 논현동 지나가면 앳된 남녀가 어울리지 않는 정장입고 줄 맞춰 출근하고 퇴근 하는
모습이 많았는데 요즘은 어떤가요 그리고 삼성역이랑 잠실에 다단계 사무실 많았는데 지금도
그렇게 많은가요?
모쪼록 다단계 때문에 피해가 없도록 조심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