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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월 30일 월요일
(일정 : PCC)
널널하고 마음편한 여행을 모토로 한 만큼 참 깔끔한 둘째날 일정입니다. 하하하
(10:30, 12:30 픽업 두 개가 있는데요, 비싼 돈 들여서 한 것이니만큼 좀더 일찍 출발하는 것으로 선택했답니다)
Marriott Waikiki 호텔에는 tour bus 전용 로비가 있어요.
아무리 속편하게 여행간다 해도 유일하게 확정한 선택관광인 만큼 버스 픽업장소를 헷갈릴까 걱정되어서
로비 직원에게 물어보고 호텔 조식 먹자마자 투어 로비 가서 무슨무슨 버스 오나 확인도 하고 그랬답니요. ^^
공항셔틀 멈췄던 그 로비 맞더군요.
참고로 Marriott Waikiki 호텔 투어버스 전용 로비 사진 올립니다. 이 곳에 각종 투어 버스, 공항 셔틀버스 등이 온답니다.
앗. 저 봉고차는 PCC버스 아닙니다. 누군가의 또다른 선택관광 픽업차량이겠죠?
PCC 상품 중에 저희가 택한 죙일 상품도 있고 시내 관람+저녁 쇼..상품(PCC Adventure인가? )도 있어서
일단 타려고 했는데 이쁜 PCC 안내원 언니가 명단 확인하더니 너는 10시 30분 버스라고 기다리라고 하더군요. 이놈의 급한 성격
약속된 10시 30분이 딱 되자마자 굉장히 포쓰있어 보이는 시꺼멓게 썬팅된 2층 버스가 도착하더군요.
버스에 걸맞는 포쓰 강한 원주민 안내원이 내려서 명단 확인하더라구요.
어쩜...프로레슬러했다 영화배우하는 Rock 을 닮았더라구요. 얼굴도 그렇고 몸매도 그렇고 끊임없는 수다와 제스춰도요. ^^
역시 버스는 2층이야! 이러면서 신나게 2층에 올라가는 순간.. 오우.
동양인은 저희 커플 밖에 없었고 죄다 앵글로색슨.
오아후에 일본인들 득실거린다고 들었는데 최소한 그 버스 내에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Rock 원주민은 뭐라고 뭐라고 소개를 하고 주변 풍광과 역사를 설명하고 폴리네시안 섬들의 풍습도 이야기하는데
저희야 뭐 반은 눈치껏 알아먹고 반은 옆사람 따라웃고..허허허. 역시 미소는 만국 공통언어입니다.
허니문 온 사람 손 들라길래 저희랑 뒷커플이 손 들었는데
저희는 결혼한지 3일, 뒷커플은 무려 50주년이라고 하지 뭐예요. 박수받고 기분 좋았음.
어디 가서 저 무수한 앵글로색슨들에게 박수받아 보겠습니까.핫핫.
말없고 무뚝뚝한 남편을 둔 앞자리 캐나다 아줌마가 자꾸 말 걸어서 초반엔 주변 풍경 구경보다 리스닝에 집중했지요.
수능 외국어영역 시험 치를 때 이 정도 집중력을 발휘했더라면...
미소와 바디 랭귀지, 그리고 적절한 으흠~! 으흠? 오..굿~ 뷰~리풀..등등의 말은 어디서나 통하더라구요.
암튼 와이키키에서 PCC 가는 길은 베리 뷰~리풀했습니다.
화산섬이라 산도 특이했고요.
첫날 글에서도 보시다시피 제 사진찍는 실력이 영 아니라 달리는 버스 안에서 찍은 사진은 오죽하겠습니까만은
그래도 몇 장.. 맛만 보시라고. ^^;
카네오헤 만을 끼고 가는 진짜로 멋들어진 해안도로로 한참 갔답니다.
바다가 너무 멋있었어요.
Rock 원주민 아저씨도 와이키키 같은 인공 바다보다 이런 내츄럴 바다가 진짜 바다죠~ 하면서 또 농담해주시고.
저희는 또 하하하. 옆사람 따라 웃어주시고.
** 카네오헤 만 끼고 PCC 가실 때 버스타시려는 분들은 꼭꼭꼭! 오른쪽 자리에 앉으세요.
오른쪽 끼고 해안도로가 계속 보이거든요.
불행히 저희는 가득찬 앵글로 색슨들에게 놀라 무작정 왼쪽에 앉아버렸지만요. 흑~
코리안이라고 밝히는 바람에 옆자리 건너가서 셔터 누르는 오도방정 추태를 보일 수도 없어서
사진도 정말 추접스럽게 최대한 목 길게 빼고 찍을 수 밖에 없었답니다.
그래서 비록 버스에서 찍은 사진은 저 모양이지만 그 풍경들은 제 머릿속에 아직 살아 있답니다.
버스 창문 옆으로 보이는 멋들어진 바다를 사진 찍고 싶었는데 앞자리 캐나다 아줌마가 또 말 시켜서. ㅠ.ㅠ
그래도 그 아줌마랑 열심히 대화해서(아줌마가 일방적이었고 저는 주로 추임새를 하는 식이었지만)
여행 내내 자신감이 생겼던 것 같아요. ^^
혹시 와이키키에서 PCC 가시는 분들은 해안도로에서 바다 꼭 보세요. 확 버스를 세우고 싶은 마음이 들 겁니다.
렌터카 빌려서 달리면 진짜 화보사진만 수백 장일 듯.
PCC에 거의 도착할 무렵 Rock 아저씨가 승객들이 선택한 상품에 따라 뭔가를 나눠줍니다.
저희는 앰버서더 패키지라서 그거 써진 스티커 받았답니다. 그냥 간직하지 마시고 잘 보이게 옷에 붙이세요. ^^
행여나 떨어져서 푸대접 받을까봐 옷에 꾹꾹 눌러줬지요.
사진 찍다가 돌아오는 버스편 놓쳐서 택시비 수만금 깨졌다는 수기를 읽고 조심하자 했는데
때마침 Rock 아저씨가 우리 버스는 몇 번? 21번! 이러면서 주지를 시켜주네요.
쇼가
버스에 나이드신 승객들이 많아서 21번이 인이 박히도록 반복학습 시켜줬답니다.
잘생긴 Rock 아저씨랑 슬쩍 정은 들었지만
그룹가이드 딸려나오는 비싼 앰버서더 패키지를 사놓고 이 아저씨랑 오후를 내리 리스닝 공부를 할 수는 없어서
일단 안내데스크에 가서 예약 컨펌 종이를 내놓고
코리안 가이드 플리즈~~를 외쳤더니
PCC 재단(?)에서 운영하는 바로 옆 한국인 대학생이 안내원으로 와주더군요.
우리가 너무 일찍 도착한 나머지 그룹가이드를 신청한 한국인 관광객이 아무도 없어서
우리 커플만이 그 가이드 양반을 독점했답니다. 우허허허. 역시 마음을 편히 먹으니 좋은 일이 생기는군요.
연속되는 행운에 기분이 좋아 날뛰었죠.
요렇게요~
하루종일 돌아다닐 예정이라 운동화로 단단히 무장했답니다.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고~
점심은 패키지에 포함되지 않아서 식당에서 먹든지 알아서 먹든지 해야 했는데요.
매표소에서 안으로 들어오니 가벼운 스넥을 파는 스넥바가 있었답니다.
호텔 조식을 하도 양껏 먹었더니 배불러서 전 감자 튀김만 먹었죵.
스넥바 앞 의자는 요렇게 생겼어요.
일단 아래처럼 생긴 카누를 타고 물 따라 노닙니다.
저기 다리 지날 때 사공이 배를 잠깐 세웁니다.
사진 뽀인트라 이거죠. 포즈를 취하면 직원이 찍어줘요.
그리고 나중에 저녁 쇼 끝나고 돌아갈 때 사진 출력해놓고 원하면 돈 주고 사는 거죠. 강매 따윈 없습니다.
저희는 가이드가 따로 찍어줬답니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은데요.
이 분들은 따로 관광 가이드가 붙더라구요. 관광 패키지로 오셨나봐요.
앵글로 색슨에 묻혀 버스 타고 왔는데 검정 머리 보니까 되게 반가운 거 있죠. ^^
좋아죽는 저 표정 보이시죠? 우헤헤헤.
가이드가 물길따라 보이는 이곳저곳을 유머러스하게 설명해주는데요. 미국식 유머인듯.
저 카누를 다른 팀이랑 한 번 더 탔는데 앵글로 색슨들은 막 자지러지더라구요. 우리는 그냥 말장난이구나~이러고 마는데요.
폴리네시안 군도쪽에서도 유난히 피부색이 검다는 부족의 마을입니다.
어느 부족인지는 모르겠어요. 그냥 같은 지구촌 가족이죠 뭐. 푸허허
공기도 맑고고 햇살도 좋고 가이드도 재미나고 해서 기분 제대로 업됐답니다.
민속촌 관광이라 은근 돈 아까운 거 아닐까 걱정됐는데 전 참 좋았어요. ^^
카누에서 내려서 이 부족, 저 부족 마을 돌아다니면서 설명도 듣고 체험시간도 가졌습니다.
하와이 부족 마을 들러서 훌라댄스 배웠지요. 사랑을 노래하는 댄스였어요.
되게 쉬운 것 같아 보이는데 손 모양이나 특히 다리모양이 참 나긋나긋하고 품위있더라구요.
표정은 또 어찌나 엘레강스하게 지으면서 가르쳐주시는지..
우리 훌라댄스 선생님.
원주민이 아니라 옆 대학에서 공부하는 알바생 같다는 의혹이 생기는 하여튼 원주민 오빠.
어딜 보나 의심의 여지가 없는 원주민 오빠. 이 오빤 배 노 젓느라 팥죽 같은 땀을 한 바가지 흘리더군요. 힘들어도 포즈 취해주고.
진짜 멋졌던 빨간 치마 통가 오빠. 카페에서 읽은 대로 통가 북쇼는 재미있었습니다. ㅋㅋ 관광객과 함께 하는 통가 쇼 추천!
추천받은 대로 진짜 최고로 웃겼던 사모아 오빠들의 불쇼. ㅋㅋ
무한도전 무인도 편에서는 불꽃 일으키기가 무지 어렵던데 이 오빠는 3분도 안 되어서 불을 만들어냈죠.
정말 일본인 관광객들 많더군요.
일본인 많으니까 막 일본어로 유머를 해요. 근데 정말 일본인들 호응 없고. 참 조용한 민족이더군요.
차이니즈 있냐고 했더니 앞에서 한 무리가 왁자지껄. 그랬더니 사모아 오빠가 중국어로 또 뭐라고 하고.
배달의 민족으로서 질 수야 있나요.
또 없냐고 해서 코리아~ 라고 있는 척 했는데 다행히 저 같이 목소리 큰 한국 관광객들 몇 분 계셔서
수는 적았지만 목소리와 호응도는 우리가 최고였어요. ^o^ 사모아 오빠는 한국말도 좀 하시더라구요.
카누쇼라고 PCC에 있는 각 부족들이 카누 타고 뽐내는 시간이 있거든요.
보시려면 일찍 가셔서 나무그늘 있는 명당에 자리잡으세요. 햇볕이 정말 따갑더라구요. 지금은 더 따가울 듯.
사모아가 역시 화끈하더라구요. 구령도 막 당장 부족 전쟁이라도 할 것처럼 무시무시하게 외치더군요.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고 가이드도 너무 잘해줘서 기분 좋아서 주접사진도 몇 방 찍었습죠.
뉴질랜드 마오리족이 실제 전투할 때 썼다는 카누 앞에서 찍었는데요.
그 부족들은 혓바닥을 내미는 행위를 "너를 곧 죽이겠다"라는 의미로 하고 받아들였다네요.
그 동네 가서는 귀여운 척 메롱해서도 안 되겠어요.
주접 떠는 저희를 보다 못한 가이드가 마음껏 주접 떨라면서 찍어준 컷입니다.
역시 여행 가서는 내숭 떨면 안 됩니다. ㅋㅋ
12시에 PCC 도착해서 6시까지 걷다보니 어느새 저녁 시간이 됐더라구요. 가이드와는 헤어지고 밥 먹고 저녁 쇼 볼 시간.
여기저기 다 궁금해하는 우리 커플 때문에 고생 많았을 텐데 항상 웃는 얼굴로 응대하던 가이드에게 두둑한 팁을 줬지요.
우리 가이드 자랑 좀 할게요.
한국에 돌아가면 사람들에게 가이드로 추천하겠다 라고 했더니
지친 표정으로 내일부로 당장 그만둘 거라고 말했는데요.ㅋㅋ
말만 저랬지 우리가 주접 사진 포즈 연구할 동안
호텔방에 갖다놓으라고 풀로 뽀뽀하는 물고기 공예품도 만들어준 양반입니다. Ho Youn이었어요.
저희 가이드해주고 탈진하지 않았다면 아직도 가이드 하고 있을 겁니다. ^^
저녁은 하와이 전통 Luau랑 부페로 나뉘었는데요.
마당에 큰 카펫 깔아놓고 돼지 한 마리 잡아서 먹으면서 간단한 공연도 보여주는 것 같더라구요.
이건 5시부터 시작한다길래 저희는 그냥 6시부터 시작하는 부페를 선택하고 더 많이 돌아다녔지만요.
맛없다는 후기를 읽고 부페 별로 기대 안 했는데
어머나~ 저는 어찌나 입맛 당기던지. 거기 있던 새우와 대게를 몇 번이나 갖다먹었는지 모르겠네요.
생각보다 맛있었어요. 닭튀김도 맛있었고요(땅콩 넣고 튀겼던데), 로스트 비프는 안 먹었지만 사람들 득실대더군요.
배터지게 먹고 저녁 쇼 보러 공연장에 갔지요. PCC 입구에서 가까운 곳에 있어요.
좌석번호에 맞춰 자리에 앉았는데 이런~ 옆에 버스에서 내내 의사소통하려 노력한 캐나다 수다쟁이 아줌마네가 앉았더라구요.
어찌나 반가워하시는지. 아저씨가 정말 말없는 양반이신 것 같더라구요. 처음 본 저한테 그토록 밀린 수다를 떠시는 걸 보면요.
저도 막 가이드 자랑하면서 너 이거 배웠냐, 저거 먹어봤냐, 타투 했냐 물었더니
가이드 잘못 만났는지 제대로 배우지도 못했다고 하면서 저를 부러워하더라고요. 핫핫.
쇼 시작되면 사진은 찍되 플래쉬가 안 터지도록 여기저기에서 주의 팻말을 들어요.
그래서 찍은 사진은 뭐..그냥 그렇습니다만
저녁 쇼는 참 보기 좋았습니다.
나름 장대한 스케일~ 그리고 부족 쇼 보면서 와~ 저 원주민 멋지다라고 했던 양반들이 공연하시더라구요.
앰버서더 패키지는 무료 아이스크림 쿠폰이 있어서
쇼 중간 쉬는 시간에 아이스크림을 공짜로 줍니다.
깍둑썰기한 과일이 듬뿍 들어있는 무지하게 달달한 건데요, 전 공연 끝나고 화장실 갔다 버스 놓쳤다는 수기를 읽어서
아이스크림을 다 먹지 못했답니다. 드실 만해요. 하루종일 걷다보면 더워서 시원하고 좋음.
암튼 왼종일 PCC 관광에 바쳤던 하루가 막을 내렸답니다.
재미나게 하루 놀았고요, 다행히 버스는 놓치지 않았습니다. ^^ 정확히 9시 15분에 출발했음.
너무 피곤해서 캐나다 아줌마 수다에 맞장구 못 쳐줘서 국위선양 못할까 걱정됐는데
호주에서 왔다는 자매가 그 자리에 앉아서 캐나다 아줌마네는 저 멀리 떨어진 곳으로 앉았답니다. ㅋㅋ
마음과는 달리 눈빛은 '이거 서운해서 어째요.'라는 안타까움 듬뿍 담았죠.
역시나 Marriott Waikiki 는 거의 종점인 듯.
이 사람 저 사람 다 내려주고 우리 호텔에 들어가니 11시가 다 되었더라구요.
운동화 신었지만 그래도 다리가 아파서 베개 높이 올려두고 발 올려두고 잤더니 좀 풀리더군요.
PCC 관광은 특별히 하루 시간 보내고 싶으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마음 편하게 보실 수 있고요.
여러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만큼 젊은 청춘들에게는 '저거 뭐여~'할 만한 부분도 있지만
참 잘 만들고 관리한 곳이라고 생각되더라구요. 우리나라 민속촌도 이렇게 만들면 좋을 텐데 말이죠.
하긴 여긴 부족이 많아서 들를 곳도 많긴 하네요만.
앰버서더 패키지 2명 했더니(왕복 버스 포함)
당시 환율 반영해서 원화 금액으로 39만원이 되더라구요.
비행기값, 숙박료 다음으로 비싼 항목이었어요. 감안하시고요.
물론 더 싼 패키지도 있습니다.
암튼 하루 신나고 맘편하게 놀고 저희는 재미있었시유.
첫댓글 님 후기 너무 재밌어요 제가 꼭 하와이에 있는듯해요 감사합니다^^
아유 제가 감사드립니다. 용기내서 계속 주접 떨게요. ^^
너무 재밌어요^^
너무 재밌어요. 님 너무 귀여워요~~ *^^* 근데 저는 사진이 절반이상 엑박이예요~~~ 저만 그런가요??
후기 너무 재밌게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