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순 가타리나 자매는 1921년생이다. 그 해는 아일랜드의 더블린 마이러 하우스에서 레지오 최초의 쁘레시디움이 설립된 해이기도 하다. 그렇게 태어난 자매는 부산 바다의 별 레지아에서 주는 50년 근속상을 수상했다.
부산교구 양정 샛별 Co.(단장 김성철 요셉) 소속 연산성당 황금궁전 Cu.(단장 박광순 글라라) 모든이의 어머니 Pr.(단장 김귀자 아가다) 단원이며 현재 97세의 나이임에도 행동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또한 연산성당(주임신부 심순보 스테파노) 노인대학인 예성대학 10년째 학생이기도 하다.
이웃사랑 실천 우선
이월순 가타리나 자매는 절, 교회보다도 성당의 품이 편안해서 스스로 성당을 찾아 교리를 받고 1953년 8월 초량성당에서 감격적인 세례를 받았다. 또한 남편도 영세를 시켰으며 1남 3녀의 자녀들까지 유아세례를 받아 지금껏 열심한 신앙인이 되게 하였다. 엄마로서 아내로서 그리스도의 향기가 묻어나는 좋은 신앙인의 모습이 아닐까싶다.
영세 후 레지오 단원이 되었는데 초량성당 선지자의 모후 Pr.을 시작으로 이사를 가면서 양정성당에서 활동을 했다. 또다시 연산성당으로 분리되면서 모든이의 어머니 Pr.에서 지금껏 행동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연산성당을 지을 때는 벽돌을 직접 나르기도 했다.
항상 새벽에 일어나면 씻고 난 후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다는 자매는 연도회 활동과 가정방문, 본당행사의 일손 돕기 등 힘든 일과 궂은일은 가리지 않고 묵묵히 레지오 행동단원으로서의 활동에 충실했다고 한다. 특히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이웃사랑 실천은 자매의 주특기다. 빨래부업을 하면서 늘 바쁘고 힘든 데도 말이다.
그때는 모두가 힘든 시절이었다고 한다. 굶는 이웃이 있으면 집으로 데려와서 씻기고 먹였으며, 헌옷을 얻어다 깨끗하게 손질해서 입혀 주었고, 어떤 때는 입은 옷도 벗어주기까지 했다는 전설적(?)인 일도 했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말없는 행동으로 실천한 것이다.
좋아요! 하느님이
자매의 막내딸인 유금숙 루시아는 연산성당에서 구역장, 연도회, 노인대학 봉사를 하고 있다. “엄마는 평생 일을 하고 계셨기에 레지오를 할 때는 졸고 계신 적이 많았어요. 그래도 신앙 때문에 10년째 꽃꽂이 봉사를 하고 있는 며느리도 얻었고, 신앙 때문에 사위도 얻었습니다.”라며 엄마를 자랑스러워한다.
하나의 에피소드를 이야기 하자면 70세를 기념해서 칠순잔치를 해드리려고 자녀들이 2년 동안 돈을 모았다고 한다. 그런데 자매는 그 돈을 병원비가 없는 다른 할머니의 병원비로 선뜻 내주었다니 섭섭한 자녀들의 마음을 자매는 알고나 있을까?
80세까지도 세탁물을 삶고, 빨고 생활하셨다는 이월선 가타리나 자매의 얼굴에는 그늘이 하나도 없다. 방긋방긋 웃고 계시는 자매의 얼굴에서 또 다른 예수그리스도를 만난다.
구역장을 할 때는 성수를 들고 가서 악령치유의 기도도 하고, 연도가 있으면 뛰어가는 자매는 성당이 편안하다는 또 하나의 세례의 이유이기도 하다.
부산 바다의 별 레지아에서 시상하는 50년 근속 상을 받은 이월순 가타리나 자매는 “성모님과 함께 기도하는 마음으로 활동하다보니 50년이 훌쩍 지났다”며 “50년 동안 활동할 수 있게 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좋아요 하느님!” 이라고 말했다. 어린아이처럼 해맑게 웃는 모습에서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자매는 97세의 고령임에도 현재형이다.
“매일미사에 참석은 못하지만 늘 묵주를 들고 기도하신다. 성당마당에서 만나 인사를 드리면 항상 은은한 미소가 성모님을 참 많이 닮으셨구나.” 박광순 글라라 꾸리아 단장의 말이다.
귀가 어둡기는 하지만 또랑또랑한 말소리는 세월을 뛰어넘는 듯 하다.
촉촉한 비가 내려 망설였던 취재가 자매를 만나면서 기쁨이 되고 꼬미씨움 단장 등 여러 간부와 단원들이 함께한 자리여서 새록새록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주어진 일에 감사하면서 살아가는 이월선 가타리나 자매의 건강을 기원하면서 우리는 성모님 안에서 하나라는 생각을 또 해보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