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世評]환자중심 의료서비스 향상으로 지역민에게 희망을
우리 지역의 전남대학교병원이 지난 26일로 개원 100주년을 맞았다. 1910년 광주 자혜의원부터 시작한 전남대병원은 100주년을 기점으로 호남 최고에서 아시아 최고 병원으로의 도약을 다짐하며 특화전문병원체제 구축, 진료의 질 향상, 고객 감동 등 3가지를 목표로 내걸었다.
우리 지역에 이와 같이 오랜 전통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비전을 추구하는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평가 1위의 좋은 병원이 있음은 환자에게 크게 도움이 되고 그 가족에게는 안심을 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긴 세월 동안 믿고 이용한 지역민들의 사랑이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서울이 일일생활권이 되면서 지방 환자들이 시설과 의료 인력이 풍부한 서울로 집중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의하면 서울 전체 의료기관이 한해 벌어들이는 총 진료비 가운데 타 지역에서 온 환자들이 지출한 진료비는 전체의 34.8%로 금액으로는 1조5천억원이라고 한다. 총의료비를 고려하고 환자나 보호자의 교통숙박비 등의 비의료비, 간병비, 간접비용 등을 포함한다면 이보다 훨씬 상회한다. 부산지역에서는 오는 11월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이 완전히 개통되면 대구에 이어 울산과 부산지역 환자의 서울 유입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향후 호남선 고속철의 완공은 광주·전남권 환자의 이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
가장 큰 문제는 왜 지역 환자들이 치료시스템이 비슷한 지역 의료기관들은 외면하고 서울 등 수도권 의료기관들만 선호하는가에 있다. 그동안 정부는 지역별 암센터 건립이나 응급의료센터사업, 병원신축사업 등으로 막대한 재정을 지불하였고, 수백억 원의 국비를 투입하여 권역별로 특정질환에 대한 전문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를 통하여 지방의 환자가 수도권으로 유입되는 것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환자의 수도권 쏠림은 지역의료 수준과의 차이보다는 서울 대형병원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주요인이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서울에로의 쏠림은 의료수준만이 아닌 부대이유가 있기 때문이며, 특히 진료의 본질과는 관계없는 진료절차나 의료진의 환자응대, 편의시설 같은 것 등에 대한 불만이 많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진료의 차이보다는 진료외적인 차이에도 크게 기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년 상반기에 건강보험 가입자의 83.8%가 의료기관을 이용했는데 전국 16개 시·도별로 분석한 결과 전남 이용률이 88.4%로 가장 높고, 광주는 84.7%로 나타났다. 또 1인당 월 평균 진료비는 7만3천475원으로 시·도별로 전남이 8만6천865원으로 가장 높았다. 또한 전국에서 의료 소비층이 가장 몰려있는 전남 지역 환자들의 40%는 광주를 포함한 거주지 밖 의료기관으로 빠져나가 환자의 유출률이 가장 높다. 그러나 광주·전남권을 묶어 수도권에로의 유출을 보면 다른 지역에 비해 다소 나은 편이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 지역병원의 의료수준도 높아 소비자인 고객이 믿고 선택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불편한 교통, 수도권 연고자의 부재, 소득과 노동의 문제, 질병과 병원에 대한 정보부재 등 다양한 장벽이 수도권에로의 이동을 저해했을 수도 있다. 여하튼 현재 우리의 지역민은 우리 지역의 병원을 더 믿고 찾는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결과가 장벽 때문이 아닌 우리 지역 병원을 이용하면서 만족하고 신뢰하여 충성고객이 된 때문이었으면 한다.
병원의 존재목적인 환자를 진료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좋은 병원이 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환자로부터 사랑을 받고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날 수 있다. 좋은 병원이 되기는 쉽지 않지만 병원인 모두가 노력한다면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다. 우리 지역 병원들이 선택과 집중을 통한 특화와 전문화로 작지만 강한 병원이 되고, 큰 병원과 동네 병·의원들이 협력해 지역의 환자들이 편안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진료시스템을 구축하여 환자중심의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으면 싶다. 그리하여 지역민들이 더한층 신뢰하고 사랑하는 좋은 병원이 되어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희망과 기쁨과 만족을 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남도일보 2010/9/28 손엘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