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인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이 911의 미국 정부 자작극을 믿고 있다고 합니다. 독일은, 물론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정치적 배경이 있었겠지만, 911 이후 가장 객관적인 입장을 취해온 국가들 중 하나입니다. 그것이 제가 독일 언론을 주목하고 기사들을 우리말로 옮겨 소개한 이유이기도 하구요. 아직까지 독일인들이 이토록 미국 정부 음모론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특히나 미국이 이라크전을 발발시키고 진행하면서 대량살상무기와 관련해서 어설픈 진상 가리기 코미디를 몇 번씩이나 보여주면서 오히려 이라크전에 대한 거짓 선전 의혹이 의혹에서 그치지 않고 더욱 밝히 사실로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마치 심리학에서 사례 분석을 통해 이전의 행동으로 이후의 행동을 해석하는 것처럼, 우리는 미국의 이후의 행동으로 이전의 행동을 해석하게 됩니다. 좋지 못한 행동은 계속 반복되는 법입니다. 궂이 행동수정이론을 들먹이지 않아도 그건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911에 대한 진상을 이리 저리 거의 철저하게 가려오긴 했습니다. 쌍동이 빌딩이 무너지고 펜타곤 한쪽 벽에 손상이 가자마자 미국은 처음부터 미국내 모든 언론에 대해서 검열을 실시했고 전 세계의 모든 위성사진을 독점해서 사진이 전세계로 퍼지지 못하게 관리했습니다. 지금까지도 우리가 911에 대해서 보고 있는 사진들은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이 찍은 것이거나 미국 정부가 선별해서 에이피(AP) 통신사에 넘겨 준 자료들밖에는 없습니다. 결정적인 증거가 될 만한 근접 사진들은 지금까지도 거의 유출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진상 가리기에 신경을 쓴다해도 시간이 지나면 진실은 서서히 고개를 들고 일어날 것입니다. 1964년 베트남 전쟁에 개입하기 위해 거짓으로 터뜨린 통킨만 사건이 그러했듯이 당시에는 완전 범죄가 성공하는 것 같아도 결국 언젠가는 거짓과 위선이 드러나게 됩니다. 911에 대한 진실은 어떻게 될까요? 얼마나 오래 지나야 숨어있는 엉덩이를 볼 수 있을까요?
미국 의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와 관련해서 미국 비밀정보기관의 실책이 있었던 것은 틀림없는 사실 같습니다. 에프비아이와 씨아이에이가 이미 사전에 계획된 이 공격을 충분히 막을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회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이미 말레이시아에서 모의를 가졌던 테러범들의 미국 입국을 저지하지 못했고 그들이 체류기간 동안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었는지 알지 못하고 간과했다는 지적은 얼핏 보아서도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이것은 미국 정부의 모종의 계획과 연관되지 않고서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실책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러 요소들 중 몇 가지를 놓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보고서가 사실이라면 그들은 모든 요소들을 놓쳤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테러 요원, 훈련소, 접선 장소, 체류 목적 등에 대한 동시 다발적인 증거들을 모두 놓치고 간과했다... 이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의혹이 짙어지면 짙어질 뿐 풀리지는 않습니다.
슈피겔에 따르면 의회의 조사보고서가 900여쪽 정도 된다고 합니다. 그 많은 자료들은 온통 비밀정보기관의 정보 수집 능력이 부족했다고 하는 고발과 비난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합니다. 정말 그들의 정보 수집 능력이 그렇게나 부족한 것이었을까요? 독일 기사에 실린 칼리드 알미드하와 나와프 알하즈미는 펜타곤을 공격한 비행기의 납치범들로 알려지고 있는데, 그들은 이미 2000년 10월 예멘에서 미국 전함을 공격한 전력이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들의 입국과 체류를 간과했다구요? 정확한 정보에 따르면 그들은 911 공격 3주 전인 2001년 8월 23일에야 비로소 에프비아이의 테러 용의범 리스트에 등재되었다고 합니다. 2000년 10월 공격에 연루되어 있던 용의자들을 왜 그때 수배범으로 올리지 않고 그들이 미국에 들어와서 그들의 계획을 마무리하고 있던 2001년 8월에야 리스트에 올렸을까요? 이렇게 보니 참 그들의 부족함이 탁월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과연 그들의 무능함으로만 설명할 수 있는 것인지 의혹에 의혹이 꼬리를 뭅니다.
어떤 의미에서 미국 의회의 보고서마저도 그 배후에 또 다른 그 무엇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혹을 품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칫 그들이 자신들의 실책을 인정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비판을 오로지 비밀정보기관들에 돌림으로써 오히려 미국 정부의 911 공격 지시 내지는 공격 의도성을 교묘히 감추는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의회 조사에 참여했던 팀 뢰머(Tim Roemer) 전의원의 "책임을 공동으로 져야 할 부분이 태반이다"는 발언은 생각해 볼 만 합니다. 이제는 더이상의 거짓도, 더이상의 의혹도, 더이상의 비난도 지긋지긋합니다. 언제나 한번 의혹의 눈길을 거두고 투명한 세상에서 살 수 있는 것일까요? 언제나 한번 살인의 음모를 다른 곳에 전가시켜 버리면서 진짜 살인의 음모를 가려버리는 이 복잡한 세상에서 단순하게 살 수 있는 것일까요?
2001년 9월 11일에 있었던 테러 공격의 배후에는 누가 있을까? 정말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단체인 알 카이다가 공격한 것일까? 상당히 많은 독일 시민들은 미국 정부가 이 공격을 지시했을 수 있다고 의혹을 던지고 있다.
함부르크 - 독일인들 가운데 19퍼센트는 미국 정부가 2001년 9월 11일에 있었던 테러 공격을 직접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여기고 있다. 이것은 수요일 '짜이트'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이다.
심지어 30대 후반은 세 명 가운데 한 명이 그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독일 동부와 서부가 이 질문에 대해 두드러진 차이점을 보이고 있었다. 옛 연방주(동독)에서는 단지 16퍼센트에 그쳤지만 새 연방주에서는 29퍼센트에 달하는 사람들이 그러한 의혹론을 믿고 있었다.
한편 독일인들 가운데 68퍼센트가 이 공격의 진상에 대해서 완전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했다고 느끼고 있는데, 30대 가운데서는 78퍼센트나 달하고 있다.
이 여론조사는 여론조사기관인 포르사(Forsa)가 대행한 것으로 총 1,000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질문한 것이다.
미국 의회, "에프비아이가 911을 피할 수도 있었다"
넷짜이퉁 - 2003년 7월 22일
미국 의회는 2001년 9월 11일 이전에 비밀정보기관의 정보 조사에 대한 판결을 내렸다. 그 결론에 따르면 최소한 정황상 미국 비밀정보기관은 공격을 피할 수도 있었다.
911 공격 이후에 미국의 비밀정보기관은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씨엔엔(CNN)은 비밀정보기관의 수사 업무에 대한 의회의 판결을 보도하면서 비밀정보기관에 관련된 많은 비판들 중 하나는 에프비아이(FBI)에게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의회의 판결 보고서는 목요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미 위원회는 지난 12월에 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그 보고서에서 위원회는 미국의 비밀정보기관이 과거 911에 대한 사전 정보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렸었다. "공격 계획을 무산시킬 가능성을 놓쳐버렸다"고 하면서.
또한 이번 판결 보고서에는 이러한 질책이 담겨 있다. 미국 방송 씨엔엔(CNN)에 따르면 그 보고서에는 에프비아이의 실책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다고 한다. 그 실책이란 당국이 그 계획에 대한 증거들을 간과했다는 것이다. 보고서 중에서는 이런 내용도 나온다. 에프비아이가 나와프 알하스미(Nawaf Alhasmi)와 칼리드 알미드하(Khalid Almihdha)라는 두 명의 납치범을 잡았어야 했다는 것이다.
그 두 명은 말레이시아에서 이슬람 테러주의자들과 만남을 가졌다는 정보를 씨아이에이(CIA)가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000년에 아무런 문제 없이 미국으로 입국했다. 의회는 또한 그들이 샌디에고에 체류하는 동안 에프비아이(FBI)가 알아내지 못한 그들의 진짜 체류 목적에 대한 증거들이 나왔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보호를 받으며
무엇보다 새로운 보고서는 미국에 있던 알카이다 행동 요원들과 아프가니스탄의 훈련소에 대해서 충분히 알고 있지 못했다고 하면서 비밀정보기관을 비난했다. 씨아이에이(CIA)와 에프비아이(FBI)는 이미 이 사실을 시인하면서 이것을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바꾸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 기관들은 극적인 방법으로 재편되었으며 이제는 테러 공격을 피할 수 있는 주요 거점들을 차단했다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그 보고서는 이미 나온 비판들 중 몇 가지에 대해서는 비판의 수위를 낮추었다. 씨엔엔이 인용한 정부요원의 말에 따르면 이런 부분도 있다. "이번 조사에서 비밀정보기관이 가지고 있었고 911 공격의 세부 사항에 대해서 구체적인 경고가 담겨 있지 않았던 기밀 정보들은 들추어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