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6. 오늘에 집착하면 사업이 된다.
교회가 성도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집착하다 보니 이들의 이기심을 채우는 메시지로 변질됐다. 예수를 우리에게 편리하도록 재해석한 것 아닌가? 과거에 집착하면 교회가 죽고, 오늘에 집착하면 사업으로 전락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 못하면 교회로서 존재의미를 상실한다.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소임을 마치는 김영주의 말, 베리타스, 2017.11.15.
407. 한 사람이 화나면 다른 사람은 입 다물면 된다.
신영이 쟤 몸살 나겠다. 나도 시어머니가 처음이니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신영이 부모님이 걱정 안 하도록 잘해라. 한 사람 화나면 다른 사람은 입 다물면 된다. 서로 맞서면 문제가 생긴다. 함께 하는 시간이 친구처럼 즐겁기를 바래. 적당한 날짜를 봐서 상견례를 하자. 이렇게 예쁜 딸을 키워주셨는데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지.
- 탤런트 장신영의 예비 시어머니이자 강경준의 어머니의 말, 조선일보, 2017.12.05.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05/2017120500493.html.
408. 말없이 행한 아내의 지혜
한국에서 활동하다 음악을 하는 이유에 대한 회의감이 들어 '가족을 위해서 살겠다'는 생각으로 미국으로 떠났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음악을 놓을 순 없었다. 미국에서 음악 관계자들을 만났다. 미국에서는 밴드 활동으로 팝 음악을 했다. 미국에서 한인 교포들을 위해 노래하며 한국 가요의 참된 맛을 알게 됐다. 그래서 트로트 가수로 전향하게 되었다. 미국생활 도중 아내에게 '일주일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자 아내는 내 머리맡에 옷가지와 돈을 올려둔 채 출근했다. 그것을 보자 '나는 잘못 살고 있는 게 아닌가. 나는 나를 위해서만 살고 있는 것 같다'고 깨달았다.
- 가수 조항조의 말, 조선일보, 2017.12.05.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2/05/2017120500690.html.
409. 거장의 강박과 숫기
인터뷰를 잘하는 예술가들은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하지 않아도 무성의하다든가 퉁명스러운 느낌을 전하지 않아요. 유머도 적당히 가미하면서 작품에 대한 기대감도 높이고 약간 건방을 떨면서 기자와 ‘밀당’을 하죠. 근데 저는 그걸 못해요. 영화에 대해 꼬치꼬치 캐묻는 질문을 받아도 적당히 말할 수 있는 기술과 배짱이 있어야 하는데, 저는 성의껏 대답해야 한다는 모범생스러운 강박이 있어요. 그렇게 영화에 대해 설명을 하고 나면 항상 후회가 돼요. 작품이 지닌 신비가 사라지고 쪼그라들거든요. ‘아가씨’ 때도 ‘마지막 장면에서 나오는 방울이 뭘 상징하냐’는 질문을 받고 난감했어요. 이것저것 상상하면서 봐주면 좋은데 제가 뭐라 얘기하면 그 장면이 쪼그라들잖아요. 그게 싫어서 인터뷰를 꺼리는 거예요. 상대방과 눈도 못 맞추고요(웃음).
- 거장의 반열에 오른 영화감독 박찬욱의 말, 문화일보, 2017.07.12.
410. 거장과 궁핍과 시련
1990년 결혼한 후 ‘공동경비구역 JSA’를 만든 2000년까지 10년 동안 먹고사는 걸 걱정하며 시달렸어요. 아이가 생긴 후 세 식구가 정말 힘들게 살았어요. 아내가 알뜰하고 철저한 사람이라 그 덕에 겨우 살 수 있었죠. 저는 여기저기 글을 쓰고 TV와 라디오 등 오라는 데는 다 나가서 남의 신작 영화를 소개했고요. 원고료를 받으려고 글을 쓰는 것도 힘들었지만 방송에 나가서 작가가 써준 대로 팩트가 틀리고 표현이 유치하고 비문인 내용을 읽어야 하는 게 정말 고통스러웠어요. 또 영화를 계속 잘 만들어서 흥행에도 성공하는 사람들에 대한 선망과 질투가 생기는 것도 참기 힘들었고요. 요즘 제가 여유 있게 보이는 건 그때 그런 시련을 겪었기 때문일 거예요. ‘공동경비구역 JSA’가 성공한 이후로는 비교적 큰 시련은 없었어요. 지금은 욕심이 없기 때문에 긴장되고 떨리는 감정이 뭔지 잘 모르겠어요. 남한테 잘 보이겠다는 생각은 어려서부터 없었고요.”
- 거장의 반열에 오른 영화감독 박찬욱의 말, 문화일보, 2017.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