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山行 素描 :
정류장 수퍼 의자에 부는 바람은 차갑다. 하늘은 푸르나 건물로 햇빛이 가려진 탓이겠지.
와룡생, 굿사마, 닥종이, 훌리오, 總務等 5인, 路濁 5병챙겨 넣고 수퍼 앞 車道를 건너 형제봉 나들길로.
법해 함장 읍다고 일선사까지 내리 꽂는 江湖 武俠 와룡생.
보현봉 코앞에 두고야 겨우 탁배기 목 축임 한 고뿌데스. 식사도 그 언설 어디쯤.
보헌봉 갈림길 지나 성벽길로 접어 올랐으나 장마로 일부 유실된 곳을 우회,
조금 돌았으나 문제는 그 "조금"이 近者 "가 보덜 못한 세상"이란 것. 흐~
와룡생 덕에 일선사 넘어 보현봉 확설허게 짚고 간만에 대성문, 보국문도 통과.
하산길에 돌팍이 넘 많고 코스가 길어 아 노땅들 언제 다시 올려나 모르겄다.
와룡이 잡은 집 음식 맛이 괜춘하다.
옥에 티래믄 밥 두그릇에 6천냥 받는 듣보잡이란 것. 상품권 만원짜리 지발로 찬 거다.
어쨌거나 파전과 닭볶음은 배불리 먹었다. 그것도 아주 맛있게.
오늘도 우리 산행을 지켜주신 산신령과 미참 동기들에게 감사~
우리동네 황진이
동네 마트 건너 목도 시원찮은 골목에 진이(眞伊)가 장어
집을 열었다
마릴린 먼로 파마를 하고 거기서 저녁마다 나그네들을
기다린다
이제 송도(松都)는 열나라를 지나고도 못가는 곳
그래도 그곳 사내들은 얼마나 귀엽고 애틋했던가
글줄이나 읽는다는 이 나라 선비들과 한량들 다 어디 가고
오백년 조선의 연인이 장어를 굽다니.
차마 이별이 서러워 동여두었던 동짓달 기나긴 밤의 냉
동 특허나
저 아름다운 시문(詩文)의 저작권은 누가 다 가져 갔는지
올 때는 새파란 가르마 타고 뭇 사내들 꿈길로 왔으나
푸르고 붉은 누항(陋巷)의 불빛 서러워
불판을 뒤집으며 울고 있지는 않는지
골목을 오갈 때마다 나는 유리창을 넘겨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