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한구석에 있는 한 허름한 식당, 잘 열리지 않는 식당 문을 열고 들어서면 그 곳은 식당도 아니고, 사람이 살 것 같지도 않은 쓰레기와 빨래 더미가 쌓여 있는 집이 있습니다.
겉모습은 식당이지만 손님들을 위해 밥을 해본 적이 언제인지 도무지 그 시간을 가늠할 수도 없을 정도의 모습입니다. 천장의 일부가 없어 비닐로 덮여져 집이라고 하기엔 너무 초라한 그곳에 초등학생, 유치원생 두 아이들과 정신과 질환을 앓는 할머니 김영자(가명·62세)씨, 거동이 힘든 할아버지, 네 식구가 함께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한 때 식당을 운영하며 집도 있고, 건물도 가지고 있던 김영자 할머니는 사업을 한다는 아들을 위해 가진 재산을 담보로 빚을 내 아들을 도와줬지만, 아들은 사업에 실패하고 며느리와 이혼까지 하면서 두 아이들만 남겨 둔 채 홀연히 집을 나갔습니다.
아들 사업 실패 재산 모두 날려
남편 간경화 딸 우울증 눈물만
집과 건물이 부채로 다 넘어가고 당장 갈 곳 없던 가족들을 새로운 집주인이 이사 갈 집을 구할 때까지 임시 거처할 수 있도록 배려해 지금 그렇게라도 생활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갑자기 어려워진 가정 형편에 적응을 하지 못한 김영자 할머니의 딸은 우울증과 정신병을 얻어 정신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픈 남편과 어린 손자에다가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는 딸까지 신경을 써야하는 스트레스에 할머니도 불안장애와 우울증 약을 먹고 있습니다. 어린 손자들을 위해서 당신이라도 버텨야 하기 때문입니다.
깨끗한 환경에서 잘 먹고 또래들과 함께 열심히 뛰어 놀아야 할 두 손자들은 쓰레기와 빨래더미가 쌓여 있는 방에서 생활하며, 설거지거리와 음식물 찌꺼기가 나뒹구는 부엌에서 나온 음식으로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 손자들을 위해 좀더 해줄 수 없는 할머니는 그냥 속으로 눈물만 흘릴 뿐입니다. 할머니도 청소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몸과 마음이 제대로 움직여주질 않아 그냥 쳐다만 보고 있을 때가 많고, 어린 초등학교 2학년 손자가 집안 청소를 주로 합니다.
방 안에 붙어 있는 학습계획표에는 엄마의 손길이 전혀 없이 어린 손녀 혼자 동그라미 치며 준비물을 챙긴 흔적이 역력하고, 문에 붙어 있는 그림에 "엄마, 아빠 사랑해요"라고 적은 유치원생의 글은 보는 이의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간경화 등의 질병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할아버지, 정신과 약물을 복용하고 상담이 필요한 김영자 할머니, 그리고 해맑게 웃으며 건강한 환경에서 건강한 음식을 먹어야 하는 두 손자들, 이 모두에게 지금 필요한 건 주변의 관심과 사랑이 아닐까 합니다.
가정방문을 하고 상담을 하는 사회복지사에게 "저도 크면 사회복지사가 될래요."라고 말하는 그 어린 아이들의 미래에 꿈과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신숙경 부산 동래구청 주민생활지원과 사회복지사(051-550-4864)
△지난달 29일자 기연씨 이야기 101명의 후원자 425만5천 원
↓ 이렇게 됐습니다 - 5월 8일자 봉구씨 이야기
지난 5월 8일자 봉구씨 사연이 소개된 후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봉구씨에게 293만원의 성금이 전달되었습니다.
봉구씨는 대학병원에서 턱뼈와 치아 정밀검사를 받았고, 현재 치료를 위한 종합적인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의사선생님 말씀으로는 어릴적부터 자라지 못한 턱뼈와 치아의 완치를 위해서는 장기적이고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사연을 전해들은 병원측과 복지관측에서도 봉구씨 치료에 도움을 주시려고 노력중이십니다. 전달된 성금은 앞으로 턱뼈와 치아치료에 쓰일 예정입니다.
또한 봉구씨는 정부에서 시행하는 성과관리자활사업에 참여하여 요리사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5월말부터 요리학원에 나가고 있는데 많은분들의 정성과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누구보다 열심히 살겠다고 다시한번 다짐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