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월 21일(토)
19: 15 비행기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어린이용 선물을 들고 나누어준다. 찬이는 퍼즐맞추기를 골랐다.
기내식은 생선과 치킨 두 종류다. 어른은 생선에 화이트와인, 찬이는 치킨에 콜라로 정해진 메뉴다. 물론 와인은 나중에 더 시켰다. 배가 고프다고 공항에서 일부러 먹을 필요 없다. 조금만 참았다가 비행기 안에서 해결하면 된다. 양이 모자라면 더 달라고 하면 얼마든지 더 주니까 말이다. 찬이는 빵 2개를 더 먹었다.
21:50 경에 타이페이 중정공항에 도착하였다. 지금부터는 타이완 시간으로 우리 시간에서 1시간 뺀다. 중정공항 화장실에는 오존 냄새가 코를 찌른다. 화장실에는 핸드 드라이어기도 없는 게 인천공항보다 못하다.
세오녀가 환승(transit) 비행기표를 끊으려고 서 있는데, 해외여행인 처음인 부부가 이것 저것 묻는다. 4박 5일로 방콕과 파타야에 가는 일정인 단체 패키지인데 가이드가 없이 비행기를 탄 것이고, 방콕 공항에 내려서 만약 가이드가 마중 나오지 않으면 어떻게 하는지 불안한 기색이다. 첫 여행을 떠날 때 설레는 기분만큼 불안감도 큰 것이다. 10년 전 우리 부부가 난생 처음으로 일본으로 해외여행을 떠났을 때 느꼈던 그 당혹스러움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 번 이용했던 어린이 놀이터 옆 소파에 짐을 푼다. 찬이는 놀이터에 가서 놀고, 나는 비디오 카메라도 충전하고, 디지털 카메라에 찍은 사진도 노트북으로 옮긴다. 충전을 하려면 110V 용 잭이 있어야 한다.
다시 탑승 수속을 밟는데, 체크기에서 표가 이상이 생겼다. 잠시 기다리라고 한다. 우리 세 사람 자리 배치가 뒤죽박죽이 되었다. 모든 사람이 다 들어가고 우리는 마지막까지 기다렸는데 2개는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 해주겠다고 한다. 결국 세 사람이 비즈니스 석에 앉아서 가다. 한 줄에 8좌석이 있고, 디저트로 아이스크림을 준다. 좌석이 편하고 널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