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리아와 장미의 공통점을 꼽는다면 아름다움이다.
이들이 지닌 또 한가지의 이유는 무엇일까? 경계(警戒)...
달리 말해서 '타자(他者)의 생존을 위한 경계표지'라 붙여 보자.
경계표지(警戒標識)는 주의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표지이다.
* 識 알 식, 적을 지, 깃발 치
* 기치 旗幟 깃발- 오색 기치, 개혁의 기치
카나리아(canary)는 광산에서의 생존 필수 품목.
탄광은 환기 시설이 제대로 없기에 항상 가스 중독의 위험이 도사린다.
19세기 말까지도 광산에 들어가면서 카나리아를 대동하는 것은 필수였다.
카나리아는 일산화탄소 등에 민감하여 가스를 맡게 되면 죽기 때문이다.
하여 탄광 속 카나리아(Canary in a coal mine.)는 위험을 알려주는 의미로 사용된다.
카나리아가 탄광에서 계속 노래하는 동안 광부들은 안전하게 일 할 수 있다.
하지만 카나리아가 죽으면 작업중단과 함께 탄광을 벗어나서 생명을 보존하였다.
광부들이 카나리아(miner's canary) 새장을 들고 있다.
- 웨일즈 박물관(National Museum Wales)
물론 현재는 독가스 검출 기술이 발달하여 더 이상 카나리아가 필요 없다.
하지만 '탄광 속의 카나리아'라는 말은 경계, 경고의 뜻으로 종종 사용된다.
아름다운 장미는 관상용이 아니라 포도밭의 경계용으로 심겨진다.
장미를 중심으로 한다면 멋있게 보이지만 포도밭의 생존을 위한 경계표지인 것.
장미가 시들해지면서 죽게되면 포도밭에 위험이 다가왔다는 신호가 된다.
포도주는 전 세계인들이 즐겨 마시는 술이다.
통상 구세계 와인과 신세계 와인으로 구별되는 데,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이 전자요 미국과 아르헨티나 칠레 등이 후자를 대표한다.
포도주 양조장(winery) 관계자들은 미국의 드넓은 포도밭과 햇빛에 주목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딴판으로 미국 포도에서 질좋은 와인을 만들 수 없었다.
드디어 유럽 포도나무를 미국으로 가져가서 직접 생산하려는 시도가 있게 되었지만,
이 방법 역시 미국에서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이렇게 죽게 된 이유를 밝히고자 포도나무를 프랑스로 보낸 것이 재앙이었다.
미국 포도가 필록세라(Phylloxera) 진드기에 대한 면역력을 갖고 있었지만, 죽은 나무 뿌리에
붙은 채로 유럽게 건너간 필록세라는 결정적으로 유럽 포도나무에 치명타를 날렸다.
결국 유럽 포도는 듣도보도 못한 아주작은 진드기에 처음 노출되면서 순식간에 죽게 되었다.
필록세라를 퇴치하기 위하여 이렇게 물에 잠기는 극단처방도 있었다.
현재의 포도주는 미국 포도나무 뿌리에 유럽 포도나무 가지를 접붙여서
잘 키운 포도나무들로 부터 양질의 여러 종류 포도주를 얻고 있다.
와인산업도 필록세라와 함께 몰락하였다가 겨우 재부흥으로 이어졌다.
크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필록세라는 크기가 1mm도 안되는 미세 곤충.
주로 뿌리를 갉아 먹으며 자라기 때문에 잘 발견되지 않았다.
미쳐 발견할 수 없는 가스 노출로부터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로 부터 포도 나무의 생존을 위해서
각각 카나리아와 장미는 경계표지가 되고 있다.
자연법칙에서는 절대적으로 나의 생명과 생존이 우선시 되지만,
이들은 타자(他者) 혹은 타종(他種)을 위한 경계표시인 셈이다.
첫댓글 우리나라도 외래종으로 인해 토종동물들이 죽어가는 일이 많이 있죠,,교과서에서도 배웠다시피요!!
아, 1학년 1학기 첫글! 국어선생님께서 '봇물 터지듯'이라는 말을 굉장히 좋아하시던 그글ㅎㅎ
아... 저 곤충때문에 프랑스의 와이너리 많이 울었습니다. 한때 와인이 품귀를.. 그래도 좋은 빈티지 와인은 여전이 좋다고들 하던데, 민증도 나온김에 멋진 와인 마셔보고싶다!
민증이 더욱 18살임을 증명해줄껄세..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