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울고 있느냐?
최 화 웅
지난주 투석치료를 받으면서 tv를 켰다. 4시간의 긴 투석치료를 위해 침대마다 개인용 tv가 달려 있다. 나는 치료가 시작되고 세 시간쯤 지났을 무렵 jtbc의 '톡투유-걱정말아요 그대‘ 재방송을 보았다. 김제동은 하수상한 이 시대를 향한 사람다운 발언을 곧잘 하는 말꾼이다. 그러나 그는 정치를 하는 연예인 ’폴리테이너(Politainer)‘도 아니고 ‘정치를 하려는 교수(Polifessor)'는 더욱 아니며 정계에 진출한 언론인(Polinalist)'은 더더욱 아니다. 그런 김제동이 지난해 7월 프로 진행 중에 “한 군사령관 사모님을 아주머니라고 부르며 안내했다고 군법에도 없는 13일간의 영창을 살았다.”고 한 말을 두고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명색이 국방부 차관을 지냈다는 백승주 새누리당 의원이 당면한 국가위기를 외면한 채 김제동을 증인으로 세우려는 코미디 같은 촌극을 벌여서 우리를 웃게 했다.
그뿐인가.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논란게이트로 나라꼴이 말이 아닌 요즘 시민단체와 대학가는 정치가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결의로 일어난 시국선언과 항의집회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나라를 바로 지키기 위해서 국민이 마땅히 회초리를 들어야할 때다. 이에 앞서 소문으로 떠돌던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존재’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의해서 사실로 밝혀졌다. 더구나 jtbc의 끈질긴 저널리즘 정신이 비선실세 최순실게이트를 밝힌 이후 대통령의 탄핵과 하야를 요구하는 세상여론이 뜨겁다. 예술위는 지난 2013년 지원 사업으로 선정된 박근형 연극 작품 <개구리>의 내용이 박정희 전 대통령와 박근혜 대통령을 빗댔다는 이유로 끝내 지원 대상에서 배제시켰다. 현 정부 고위직을 지낸 인사가 블랙리스트 명단이 무려 1만 명을 넘는다는 말을 들었다고 공개한 바 있다. 집권세력은 정당한 비판세력과 견제세력마저 좌파, 용공세력으로 몰던 독재의 망령이 되살아나 국민의 입과 귀를 틀어막으려 하나 보다. 좌파의 의미도 제대로 모르는 집단이 자기들을 반대하면 좌파고 이단이라고 떠벌인다.
지난해 부산에서 일어난 일이다.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때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을 상영작으로 초청하자 집행위원장에 대한 비리를 캐고 감사와 고발로 끝내 자리에서 내치고 말았다. 한나라당 사무총장 때 성완종 리스트에 올랐던 서병수 부산시장은 이를 두고 “정치적 중립을 훼손할 수 있는 부적절한 조치”라며 상영을 거부했다. 이에 대해 부산국제영화제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예정대로 상영하는 것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것”이라고 맞섰다. 영화는 끝내 상영되었다. 올해로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지난 6일 저녁에 막이 올랐다. 예년처럼 부산시장의 개막선언이 없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파행위기 속에 부산시와 영화진흥위원회가 지원돈줄을 쪼였다. 국내외 시선이 몰린 레드카팻 행사에서 배우 김의성이 “Indepedent Film Festival for Busan!"이라고 쓴 손 팻말을 들고 영화제의 독립성을 요구했으며 참석자들 또한 영화인들의 표현의 자유와 독립성 주장에 공감했다.
나는 방송기자 퇴직이후 TV는 jtbc ‘5시 보고합니다. 정치부 회의’와 ‘뉴스룸’만을 본다. jtbc에서는 진실이 뉴스가 되기 때문이다.그날은 지난 9일에 방송한 <김제동의 톡투유> 제75회 토크쇼를 재방송하고 있었다.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길었던 그날 ‘긴 하루’는 언제 였나요?라는 질문을 던지자 ‘5살 내 인생, 하루가 길어요.’, ‘흔들리는 대한민국, 무너지는 내 마음’, 거짓말 같이 길었던 12월 32일‘, ’사단에서 말단으로, 길었던 첫 출근길‘, ’일생일대의 결혼식, 사라진 남편‘ 등 다양한 말이 쏟아졌다. 소녀시대 맴버 수영과 몇 명의 패널이 진행을 도왔다. 김제동이 대구에서 부모님과 지진을 겪으며 다짐했다는 ’지금이라도 효도하자’는 심경을 토로했고 건축업을 하는 방청객은 “실패 이후에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버텼던 ‘긴 하루’를 이야기할 때 김반장과 윈디시티가 라이브로 ‘혼자 걷는 이 시간’을 연주했다. 그리고는 임신 6개월인 수영이 ‘하루하루가 누구보다 긴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으며 배우 박효주는 ‘아이를 가지니 엄마 생각이 더 난다.’는 심경을 토로할 때는 분위기에 젖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다. 나는 TV를 보는 동안 눈시울을 적시며 문득 예수님의 ”왜 울고 있느냐?“라는 물음이 떠올랐다.
첫댓글 요 며칠 왜이리도 가슴이 먹먹해지는지요. 메르스사태가 났을 때 진실이 왜곡되어 방송이
나가고, 사람들은 그말을 믿을 때 그때도 가슴이 참 먹먹했는데... 왜냐하면 주범이었던 삼성병원 대신에
힘없는 여의도 성모병원이 무던히도 당했던 현장에 있었기에...
퇴행을 일삼는 우리 사회가 안타깝습니다.
우리의 기도가 필요한 때입니다.^^*
불의에 대항할 줄 아는 용기를 가진 이들과,
엄마라는 따뜻한 말이 모든 경계를 허물어뜨리는 것 같습니다.
요즘의 혼돈스러움이 '감추어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라는 말씀처럼,
잘 정리되었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봅니다.
길지않은 세상, 명예든 권력이든 재물이든 가진 자 더 가지려 나쁜 짓 하지말고,
서로를 보면서 나란히 가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안타까움을 달래봅니다.
정치뿐만 아니라 종교계의 각성과 쇄신도 함께 요구됩니다.
함께 기도합시다.^^*
왜 자꾸 이런 일이!! 돈과 권력이 문제네요.
우리의 기도가 부족한 탓인가 봅니다.
무지가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