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저번 시간에 예고했던 데로, 비염 스프레이 제대로 뿌리는 법을 전수하겠다. 알레르기성비염 환자라면, 한번쯤은 처방받아 본 적이 있을 거다. 나 또한, 많이 처방하는 약이다. 하지만, 환자들 반응은 정말 제각각이다.
"그 약 뿌려봐야 아무 효과 없던데요.. ㅠ.ㅠ" 라고 말하는 환자가 있는가 하면, 꽃가루 좀 날릴라 치면, 미리 1-2주전에
"그 때 그 약 처방받고 싶어서 왔어요."라며 무릎이 닿기도 전에(?) 처방부터 부탁하는 환자들도 있다.
사진출처 KIMS Online
그렇다면 그 차이는 어디에서 비롯되는 걸까? 물론, 여러가지 원인이야 있을 수 있지만, 그 전에 꼭 확인해 보아야 할 점이 있다. 바로 스프레이는 제대로 뿌리고 있는지 하는 거다. 어떤 약이건 매한가지겠지만, 약엔 정성이 들어가야 효과가 배가 된다. 아무 생각없이 '찍찍' 뿌려대서는 별 효과를 볼 수 없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비염스프레이 울트라 캡숑짱 칠성급 사용 가이드를 전수한다.
(오늘 이야기하는 스프레이는 예전에 포스팅한 바있는 비강 분무형 국소 스테로이드제제에 해당되는 내용이다.)
1. 뿌리기 전에 코부터 풀어라.
코안에 콧물이 가득하다면, 약이 제대로 흡수될 리 만무하다. 코를 푸는 방법은 좀 드러워(?) 보여도, 의학적으로는 들이켜서 뱉는게 정석이다. 자꾸 앞으로 풀다보면, 코앞쪽 점막이 헐고, 잦은 코피의 원인이 된다. 괜시리 민폐다 생각되면, 남들 없는데서 들이켜 뱉으면 그만이다.
'코는 들이켜서 뱉는게 정석이다.'
2. 코가 너무 꽉 막혀 있다면 식염수세척부터 해라.
코가 너무 막혀 있다면, 약이 어찌 제대로 흡수될 수 있겠나. 혹시 코 안에 뿌리는 약을 코 끝에 바르고 있진 않은지 돌이켜보자. 만약 코막힘이 정 심하다면 식염수로 코 세척한 후에 스프레이를 뿌리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된다. 더욱이 최근엔 식염수 스프레이도 상품화되어 나와있다.
'스프레이를 코 끝에 바르고 있진 않나?!'
3. 스프레이를 뿌리는 방향이 무쟈게 중요하다.
효과 없어하는 환자들을 보면, 대개 스프레이통을 얼굴과 평행하게 한 채 뿌리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뿌리면, 약들이 바로 목 뒤로 다 넘어간다. 코안에 골고루 뿌려질려면, 뿌리는 눈쪽을 향해서 뿌리는 게 정답이다. 이해를 돕고자 깜신, 오랫만에 그림 그렸다. (역시 뭐든 자주 많이 해야 는다. 연말 바쁘다는 핑계로, 삽화 좀 덜 그렸더니 부끄러워서 포스팅 미룰뻔했다. ㅠ.ㅠ)
자, 다시 정리하면, 뿌리는 코쪽 눈의 외안각(바깥쪽 눈꼬리)를 향해서 뿌리라는 거다. 생각보다 위쪽이고, 생각보다 옆쪽을 향해서 뿌리는 걸 알수 가 있다. 이게 정답이다.
4. '억'하고 소리를 내보자.
목젖이 코 뒤에 달라붙으면서 코가 막히는 느낌이 들어야 제대로 한거다. 격하게 발음해 보자. "억!!!"
5. 뿌리고 5초간은 숨을 참는데 비법이 숨어 있다.
이제 제대로 뿌렸으면, 숨을 5초간만 참아보자. 뿌리자마자 들이쉬면 코 안에 뭐가 남겠나. 최소한 점막에 약이 자리 잡을 시간을 줘야한다. 5초가 지났다면, 이제 천천히 숨을 내쉬면 된다.
6. 똑같은 방법으로 이번엔 반대쪽 코다.
참 잘했다~ 그러면 똑같은 방법으로 반대쪽 코에 뿌리면 된다.
끝으로, 잊지 말아야 할 사항이 한가지 있다.
국소 스테로이드제제는 효과가 나타나는 데 적어도 7일은 걸린다. 뿌린다고 바로 효과가 있는 약이 아니라는 거다. 제발 효과 없다고 바로 내다버리지 말고, 일주일만 참고 뿌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