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주님
점점 더워지는 날씨 속에서 주님을 기억하러 모인 생명사랑교회 교우들을 기억해주시길 바랍니다. 주님의 기억 속에 우리가, 우리의 기억 속에 주님이 늘 선한 존재로 남아있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비록 우리는 신실하지 않더라도, 항상 한결 같은 주님의 성품을 바라며 주님 닮길 기도해봅니다. 답답한 상황과 잘 견뎌내지 못 하는 우리의 연약한 성품 속에서도, 주님의 얼굴을 발견할 수 있게 도와주시옵소서.
사실 이 기도를 준비하면서도 저는 많은 망설임을 경험했습니다. 평소에 주님과 나눈 대화가 별로 없는 제가, 교우들을 대표하여 기도를 한다는 것에 많은 모순을 느꼈습니다. 가족과 함께 살아도 서로 대화를 나누지 않으면, 어떤 생각을 하며 사는지 알 수 없는 것처럼, 평소 주님의 얼굴을 마주하지 못 한 탓에, 기도하려 눈을 감으면, 온통 일그러진 내 얼굴만 떠오르곤 합니다. 이 시대에 어두운 측면을 보며 슬퍼하지만, 거기까진 아직 가지 않은 내 모습에 안도감을 느낍니다. 반대로 인생이 잘 풀리고, 별 막힘 없이, 주어진 과제들을 척척 해결해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왠지모를 부러움에 허탈감을 느낍니다. 과연 나는 어디에 속해 있을까. 오늘도 이 질문을 반복합니다.
제가 진정으로 속해야 하는 곳은 어디일까요. 저는 환영 받고 인정 받으며 내가 존중 받는 곳에서 머물고 싶습니다. 하지만 주님은 제게 가끔 그렇지 않은 곳으로 데리고 가시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럴때마다 저는 굉장한 거부감을 느끼곤 합니다. 주님이 알려주시고, 지목하시는 곳은 제가 속하고 싶지 않은 곳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 곳이 주님의 얼굴을 발견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임을 알고 있습니다.
생명사랑교회에 찾아온 모두가 서로의 모습 속에서 주님의 얼굴을 만나게 되길 기도합니다. 비록 그 모습은 탕자와 같은 얼룩덜룩한 무늬를 지녔다하더라도 당신의 환한 미소를 기대합니다. 우리 생명사랑교회 안에 그런 반전의 기쁨을 허락하여주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