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들깨를 털었다. 월요일 오후부터 비가 예보되어 조금 덜 마른 감이 있는 들깨를 막대기로 두드리니 그래도 들깨가 쏟아진다.
들깨는 몇 가지 종류가 있다. 대표적인 것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들깨가루 만드는 용도요, 다른 하나는 기름을 짜기 위한 용도이다.
들깨가루 만드는 들깨는 씨가 크고 흰색이다. 그래서 보통 흰 들깨라 부른다. 순대국이나 머윗대 볶음 등에는 이 들깨가루가 들어 간다. 들기름을 짜는 용도의 들깨는 검은 빛이 나며, 크기도 잘다. 보틍 검은 들깨라 부른다.
나는 검은 들깨를 주로 심는다. 의도해서 그런 것은 아닌데 작년 농협에서 기름이 많이 나오는 들깨 씨를 구입해서 심다 보니 대부분 검은 들깨이다. 양념용 들깨는 사다 쓰게 생겼다. 아니면 친구에게 좀 얻거나...
일기예보를 보고 5일 전에 들깨를 베었다. 아침 이슬이 깨기 전에 베어야 깨가 떨어지지 않고 온전히 벨 수 있다. 작년 낫으로 베다 손가락이 잘리는 사고를 겪었기에 전동 전지가위로 베었다. 닷새를 말려 큰 다라에 올려 놓고 막대기로 털어 내었다. 체에 걸러 검풀을 걷어내고, 바람에 까불러 잡티들을 날리니 깨가 약 4되가 된다. 이제는 말려서 들기름을 짜서 맛있게 먹어야지.
내일의 옥정길 라이딩을 앞두고 단톡방에 하무장군의 광고가 뜬다. 황도포노하태무에 샘장군이 추가되어 8명의 장군이 출진할 것 같다. 황도포노하태무샘... 누구 추가 없나?
호장군이 출정식 안 하냐고 뜬금 없이 띄우니 3시란다. 도호하 셋이 모여 조촐히 출정 당구하고 호장군이 쏜 만행을 즐긴다.
민락성 용장군은 가을 꽃 만발한 수영강을 달린다. 내일의 옥정길에 대비해서 인지 다른 장군들의 페달 밟는 소식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