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황룡사가 복원된다. 황룡사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9층 목탑과 금당의 장육존상은 2027년에 복원되고, 전체적인 마무리는 2035년에 끝난다. 지난 2006부터 오는 2035년까지 30년 사업으로 진행 중인 황룡사 복원사업은 2,900억원(국비2,030, 도비 261, 시비 609)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종합계획수립 및 기반구축, 관람환경 정비, 연구센터건립, 복원심화연구, 목탑·금당 등 주요건물 복원 등의 순으로 진행될 황룡사 복원은 지난 2005부터 2011년까지 황룡사 복원 연구를 마치고 1∼5차 기초연구를 완료했으며, 2007부터 2011년까지 황룡사터 내에 연구센터를 건립(2,530㎡)했고, 부지선정 및 발굴조사, 연구센터 기본설계를 완료했다. 또한 지난 2008∼2011년 9층목탑 모형을 제작했고. 1/20부분모형 6개안을 제작 완료했다.
복원됐을때의 황룡사 전경
경주시와 국립문화재연구소는 향후 38억원(국26.6, 도3.4, 시8.0)을 투입해 연구센터 실시설계 및 공사 발주를 하고. 9층목탑 1/10 전체 모형 실시설계 및 제작에 들어간다. 그리고 2013년까지 연구센터 건립 공사 및 목탑 모형제작 완료한다. 그리고 2014부터 단계별 복원 추진에 들어간다.
이 같은 일정에 따라 경주시와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월 28일부터 29일까지 양일간 보문단지 내 드림센터에서 황룡사복원사업에 대한 그동안의 기초연구성과를 공개하고 향후 추진계획과 정비활용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황룡사복원 기초연구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지난 2006년부터 진행한 각 분야의 연구 성과들을 종합하여 황룡사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앞으로 진행될 심화연구와 단계별 복원계획을 논의하는 자리로, 경주시민을 비롯한 관련 단체와 학계, 연구관계자들이 함께하는 자리였다.
포럼의 주제는 ‘황룡사 기반연구’ ‘복원고증연구’ ‘정비 및 활용’ ‘종합계획’으로 정하고 먼저 ‘황룡사건립의 정치ㆍ사회적 배경’에 대하여 조인성교수(경희대학교 역사학)의 발표를 시작으로 모두 9명의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이와 함께 종합토론에서는 김봉건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총장의 진행으로 발표자와 토론자, 패널들이 참여하는 질의와 토론을 벌였다.
첫 발표자로 나선 조 교수는 ‘황룡사 건립의 정치·사회적 배경’ 에 대해 “황룡사의 건립과 경영은 중국 남북조시대에서 수초(隋初)의 불교 영향을 크게 받았거니와, 한편으로 그것은 일본 등원경의 대관대사의 태극전 형태의 금당과 9층탑의 건립에도 영향을 주었으리라고 여겨지고 있으며 이것이 황룡사 건립과 경영이 동아시아 불교사에서 차지하는 위치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복원고증연구’ ‘정비 및 활용’ ‘종합계획’을 주제로 배병선 실장(국립문화재연구소)이 ‘황룡사 목탑 복원 고증연구’ 등 5개 분야의 연구내용에 대한 내용을 시작으로 열띤 토론의 장을 열었다.
특히 김덕문 학예연구관(국립문화재연구소)은 유구 보존과 전시에 대해 “각각의 복원건물과 유구현황에 따라 가능성 있는 계획안을 제시해 다양한 가운데에 전체적인 조화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덕문 학예연구관이 이날 발표한 ‘황룡사 복원정비 종합계획안’에 따르면 올해부터 2017년까지 ‘복원설계 및 정비사업’에 착수, 담장·중문의 설계 및 복원이 이뤄지고, 목탑 설계, 연구센터 건립, 사지 내 관람환경정비도 실시된다.
이어 2027년까지 진행되는 ‘황룡사 건축물 복원’ 단계에선 경주시의 랜드마크로 기능하게 될 황룡사 9층 목탑과 금당이 복원된다. 황룡사 9층탑은 아파트 30층에 해당하는 80m 높이로 신라 왕경 일대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로 활용된다. 목탑과 더불어 신라의 3대 보물 중 하나로 5m70cm 크기의 장육존상과 그 불상을 봉안하게 될 금당도 함께 복원된다. 전체 예산 중 9층목탑 복원에 1354억, 장육존상 및 금당 복원에 434억의 예산이 배정됐다.
2035년까지 진행되는 마지막 ‘역사·문화환경정비’ 단계에서는 동강당, 서강당, 중문, 동승방, 서승방, 남회랑 등 부속건물을 비롯해 주변 역사·문화환경 정비를 모두 마무리한다. 특히 황룡사 동쪽 일대의 왕경유적지에는 스님들의 거주시설과 템플스테이, 명상센터, 불교미술공예관 등 시설이 들어서며, 황룡사 진입로를 중심으로 공연 및 전시 공간, 쇼핑거리, 숙박·음식을 판매하는 신라촌 등 다양한 편의시설도 조성된다.
토론에서는 복원 실현을 위해 적절한 예산 투입과 분야별, 공정별 추진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에 제기돼 참석한 모든 이들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황룡사는 신라의 찬란한 목조건축예술로서 우리민족의 혼이 담겨져 있는 만큼 연구하는데 보다 신중하고 내실 있게 진행되어야 한다”며 “이번 포럼으로 앞으로의 과제를 해결해 나가는데 황룡사 복원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을 관계 기관과 적극 협조하여 적극 추진하여 황룡사 복원을 앞 당겨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주시는 2006년 ‘황룡사 국제학술대회’, 2008년 ‘황룡사 복원연구의 현황과 과제 심포지엄’에서 총론적인 관점에서 기초연구에 대해 논의한 데 이어, 이번 포럼에서 구체적인 복원계획과 활용 방향을 주제로 포럼을 진행함으로써 관계전문가와 시민들의 여러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단계적으로 밟아가고 있다.
그러나 복원된 황룡사를 사찰기능이 상실된 청주 흥덕사처럼 할 것인지, 스님들의 거주가 확보된 사찰로서의 기능을 갖춘 시설로 할 것인지에는 이론이 정리되지 않았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이 황룡사 9층목탑 모형일 가능성이 크다며 공개했던 개성 불일사탑 출토 9층목탑모형의 금동탑 모양.
또한 황룡사 9층목탑의 모형에 대한 합의과정도 난항이 예상된다. 모두 6가지 안이 제기됐고, 특히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이 황룡사 9층목탑의 축소형일 가능성 높다며 공개해 눈길을 끌었던 개성 불일사탑 출토 9층목탑모형의 청동탑의 모형 등에 대한 면밀한 연구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황평우 소장은 1991년 북한에서 발간한 고려박물관(영문판) 유물도록에서 황룡사목탑 복원의 실마리라 할 수 있는 획기적인 사료가 발견됐다며 북한에 남아있는 고려 초기 대표적 유물인 불일사 5층 석탑 내부에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목탑 양식을 한 금동 9층탑 사진을 공개했다. 이 금동탑은 전체 높이가 37cm, 기단 부분의 길이는 13.8cm로 옥신과 옥개석으로 구성돼 있는 단아한 모양으로, 기단 4면에 걸쳐 8개 문을 달았고, 각 층마다 창문을 냈으며, 처마마다 기와를 아름답게 조각한 거의 완벽한 형태의 목탑 양식 금동탑으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계단과 문과 창문의 정교함은 실제 목탑을 그대로 축소해 놓은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킬 정도로 표현이 사실적이고, 개성 불일사가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과 긴밀한 관련이 있는 사찰이라는 점에서 황룡사 9층 목탑의 모형일 가능성 높다는 지적이 있었다.
*황룡사는?
신라 진흥왕 14년(553)에 짓기 시작하여 17년 만에 완성하고, 선덕여왕 14년(645)에는 9층목탑이 완공된 신라 최고의 호국사찰로 고려때 몽고병에 의해 소실되었다. 지난 1976년에 시작된 발굴조사로 4만여 점의 유물이 출토되었으며 이후 학계나 일반인의 지속적인 관심을 받아 왔으며, 최근 경주시 역사도시조성사업의 대표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황룡사복원에 대하여 관련학계와 국민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