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적인 약속의 꽃
인간이 인격을 가지는 근거는 무엇인가? 그것은 인간이 스스로 삶을 결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자신의 삶을 결단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그것은 인간이 자율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자율성은 내면적인 약속을 가능하게 하는 원천이다.
내면적인 약속에 따라 인간은 변화시키며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 지루한 삶, 속박당한 삶을 생명력이 넘치는 삶으로 변화시키며 창조할 수 있는 힘은 바로 내면적인 약속에서 용솟음쳐 나온다. 내면적인 약속은 자기 결단과 자기반성을 동반한다. 그러기에 내면적인 약속에 성실한 인간은 전체의 환경을 예리하게 관찰하고 응시함으로써 "우리는 어떤 약속 속에서 살아가는가?"라는 물음을 던지고 반성하며,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우리는 어떤 약속 속에서 살아가야만 하는가?"라는 물음을 깊이 음미할 수 있다. 그러나 사회란 표면적인 형식과 창조적인 내용 두 가지를 모두 필요로 하므로 형식적` 외면적인 약속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단지 형식적인 약속은 어디까지나 내면적인 약속을 바탕으로 삼을 때라야만 바람직한 인간관계가 성립할 수 있다. 인간은 수단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인간이 목적인 것을 상실하지 말아야 인격을 유지하며 도약할 수 있다. 결국 사회의 관습이라든가 법 등은 인간의 인격을 바탕으로 삼을 때, 즉 인간을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삼을 때 비로소 정의로 인정될 수 있는
것이다.
사회가 혼란하고 미래가 불투명한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외면적 약속만이 범람하고 그것의 뿌리가 되어야 할 내면적 약속이 꽃피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기 결단 자기반성에 의하여 내면적 약 속의 꽃을 피우지 않으면 안 된다. 그때 비로소 바람직한 미래 사회를 설계할 수 있고 인간과 인간의 진정한 대화가 가능할 것이다.
@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