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점심시간, 대구시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과 경북대병원 앞 도로에는 사람들이 붐볐다.
최근 여름같은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곳은 인도 안팎에 가로수가 2열로 심어져 있어 터널같은 가로수 그늘이 만들어져 더위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특히 경북대병원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담장허물기를 해 시야가 트여있는 가운데 시민들의 보행공간이 많이 확보돼 도심 산책로로 각광받고 있다.
회사원 김민정(37ㆍ여)씨는 “인근 회사원들이 점심을 먹은 뒤 국채보상로와 경북대병원 가로수 길을 자주 산책한다”며“담장허물기와 가로수 터널이 조화를 이루면서 공원 속 숲속길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16년째 추진되고 있는 담장허물기와 푸른대구가꾸기 사업이 조화를 이루면서 대구의 모습이 세련미를 더하고 있다.
◆ 나무 2천300만 그루 심어
지난 1996년부터 시작된 ‘푸른대구가꾸기사업’은 2006년까지 1차 사업 기간동안 모두 1천92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시는 푸른대구가꾸기사업이 도시녹화뿐 아니라 무더위로 유명한 대구의 평균기온까지 내린다는 학계의 의견에 따라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2차 사업을 추진, 1천208만 그루를 심어 1ㆍ2차에 걸쳐 모두 2천300만 그루를 대구 곳곳에 심었다.
푸른대구가꾸기사업 덕에 가로수도 크게 늘어 지난 1995년 대구 전체 가로수가 8만4천 그루에 불과하던 것이 1차 사업이 끝난 2006년에는 16만9천 그루, 2차사업이 끝난 지난해 말에는 18만6천 그루로 늘어났다.
특히 인도가 비교적 넓은 외곽지나 담장허물기를 한 지역에는 인도 안팎에 2열로 가로수를 심어 10여년이 지난 지금 가로수 터널이 만들어질 정도로 울창하게 자라났다.
가로수가 2열로 심어진 곳은 국채보상공원 일대와 유니버시아드로, 월드컵로, 안심로, 달구벌대로, 두류공원로 등이다.
가루수가 2열로 심어지던 처음에는 보행자나 자전거의 통행이 불편하다는 민원이 발생했으나 10여년이 지난 지금 시민들의 도심 산책로로 각광 받고 있다.
대구시 진용환 환경녹지국장은 “푸른대구가꾸기사업 후속으로 올해부터는 확충된 녹지를 질적으로 향상시키는 수준높은 도시녹화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 허문 담장길이 19㎞
푸른대구가꾸기사업이 시작된 해에 대구의 랜드마크 ‘담장허물기 운동’도 함께 시작됐다.
당시 대구사랑운동시민회의는 나무그늘 아래 이웃과 서로 소통을 하자는 취지로 담장허물기 운동을 시작, 공공기관인 서구청이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1997년 중앙공원이 경상감영공원으로 리모델링 되면서 담장없는 개방형 공원으로 조성됐으며 1999년에는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도 개방형 공원으로 만들어졌다.
개별주택으로는 1998년 담장허물기에 참여했던 한 시민단체 간부가 자신의 집 담장을 허물면서 담장허물기 운동은 공공 장소뿐 아니라 개인주택까지 확산됐다.
지금까지 모두 663개 기관과 주택들이 참여해 허문 담장의 길이는 19.18㎞에 이른다. 담장허물기로 확보된 녹지 공간은 35만㎡에 달한다.
대구시는 담장허물기 운동의 확산을 위해 담장을 허무는데 들어가는 공사비 중 주택의 경우 400만원, 아파트는 전체 비용의 70%, 기업체는 1천2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시는 올해부터 담장허물기 사업의 연장선으로 담장안하기 운동을 추진한다.
시와 대구사랑운동시민회의는 담장허물기 시민운동의 재도약을 위해 최근 시민운동 명칭을 공모, ‘담장너머사랑 시민운동’으로 새 이름을 정했다.
또 토지주택공사, 대구도시공사, 대한건설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대한건축사협회, 대학, 건설사, 조경, 시민단체 등 전문가 24명으로 구성된 ‘담장안하기 추진협의체’도 구성했다.
대구시 황종길 자치행정과장은 “앞으로 주택 건축 때 담장을 안하면 의무조경을 면제해 주고 조경수목관리, 조경자문 등을 해주며 구ㆍ군에서는 인도블록 개체 등 주변환경을 정비해 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주형 기자 leejh@idaegu.com
엄창현 기자 taejueum@idaegu.com
사진설명-대구시 중구 국채보상기념공원 앞 인도는 가로수가 2열로 심어져 있다. 이 때문에 시원한 가로수 터널이 만들어져 시민들의 산책로로 각광받고 있다.
첫댓글 시내서 아는 언니 생일축하겸 커피숍에서 만나기로 하고 지하철을 탄후 내려서 초록길을 걸어보았습니다.
얼마나 좋던지요. 도심에서 느끼지 못했던 정겨움과 시원함..정마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