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양하면..
절에서 하는 식사 정도로 아는데..
아라한 arhat or arahant의 본래 의미는 열반에 이르러
공양을 받을 자격이 있다[응공]고 하듯
존경받는 부처님과 그 제자분[아라한]에게 드리는 정성과 존경으로 장만한 음식이 된다
거사라는 말도
재가신도로 수행을 많이 하고
불법에 아주 밝아 존경받을만한 신도를 지칭하는 것임을 알면..
공양이나 거사 또는 보살이란 말은 쉽게 사용할 수 없는 말임을 금방 알 수 있지만..
우리는 별 스스럼 없이 거사님, 보살님, 공양 드세요^^ 하듯 일상어처럼 사용하는 걸 보면..
우리 한인은 진짜 통큰 민족이 아닌가요!^^
방생법회를 마치고
스님을 모신 거사보살님^^들의 점심 공양 시간이 왔다
절에서 준비한 식사는 공양이라 해서인지..
무엇이든 맛이 있다^^
김밥과 별식인 고구마 감자 바비큐^^
흰 면장갑을 끼고 열심히 굽고 있는 보살님과 거사님
고구마와 감자, 어느 걸 좋아하시나요?. 뜨거우니 껍질을 벗겨드릴까요?^^
그래도 뜨거우면 대신 먹어 줄 수도 있군요.^^
ㅎㅎㅎ^^
받는 분도 고마움에 싱글벙글^^
삼삼오오 자리 잡은 신도님들은 소풍 온 듯 얘기 꽃으로 맑은 향기를 피우고 있다
나와 같은 테이블에 앉은 거사님은 참선을 열심히 하신 분이다
몇 마디 주고받으면 공부한 기운이 보인다
다 아시잖아요..
그들이 잘 모르지만 그들이 평소 관심 있는 소재를 말하면..
단박에 그 자리에서 얘기 주인공이 된다는 거.^^.
차분하게 자신이 궁금해하던 화두를 찾아 나선 말을 하는 도중에..
공부가 무엇인지 설명하다
탁자를 탁! 치며
"이 소리가 어디에 있는 겁니까?". 하고 묻는다.
맞은편에 앉아있던 다른 거사님이
"그걸 알고자 수많은 스님을 찾아뵙고.. 대소승경전을 찾아보고.. 기도와 수행을 했지요.
그럼에도 아직 잘모르지만.. 그것을 의심하지 않고..
말로 할 수 없다는 건 알고 있지요"
‘그것’을 체험해야 합니다.()..
그 말을 들으며 생각한다..
'탁!' 소리는 그것을 듣는 자[마음]에게 있다
탁 소리는..
듣는[귀] 마음과 들리는[소리] 마음이
결합해 생긴 알음알이.
이 둘.. 듣는 마음과 들리는 마음.. 이 만나기 전에 소리는 없었다
그런데 오 거사님은 이렇게 말한다
'탁' 하는 소리는.. 소리가 나오기 전부터 있었습니다.
그것이 인연을 만나면 탁 소리가 되어 들리게 되는 거지요.
마주하고 있는 거사님은 고개를 끄덕이지만..
나에겐 그건 아닌 것 같다
'탁' 소리를 듣기 전에
그 소리는 없다.
더 이상 탁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탁 소리는 없어졌다.
탁!은 온 곳이 없고.. 간 곳이 없다.
산소와 수소가 만나 물이 생기는 데.. 수소나 산소에 '물' 성질은 없다.
듣는 마음이나 들리는 마음에 '탁' 소리는 없다.
둘이 화합하니.. 물이 생기듯 탁! 소리가 생긴다.
그런데 중생들은 듣는 마음을 자기요, '나'라고 하며 온갖 상상을 만들어 내니..
세존께서는 그런 나는 없다며.. 무아라 하지 않으셨는가.^^.
공양은 잘 드셨나요?^^..
김밥에 떡과 과일.. 누구는 라면 궁물까지 많이 드셨다고요?..
라면은 그러네요.. 그럼 산책을 해야지요.^^.
점심 공양을 마치고 호숫길 산책을 하라는 스님의 알림(^^)이 공중에 퍼진다
그런데 불난 집 안에서 불난 줄 모르고 놀이에 빠져 있는 아이처럼..
옹기종기 모여 그 자리를 즐기고 있을 뿐.. 호숫가 산책길을 걷겠다는 생각을 않는 것 같다
회장님, 이제 산책을 시작하지요^^
해서 호숫가 산책길에 올랐는데.. 출발할 때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는데
쉽지만 않은 산책길이어서인지.. 1/4분 정도 지나자..
단 여섯.. 여섯 작은 거인만이 걷고 있다.^^
즐거운 대화 속에 이마에 땀이 송글 솟을까.. 하는 만큼 걸어왔는데..
오호라..
이러히 멋있는 풍광이 여기에 펼쳐져 있다니!
오늘 방생을 한 캐노푸스 호수나..
점심을 먹던 이 호수 Pelton Pond 의 낭만 하우스에서
보던 모습에서는 예상하지 못했던
절경에 숨이 막힌다.
황홀지경.. 노래에도 그런 경지가 있다지요..
노래하다 노래에 빠지면.. 노래하는 내가 사라지고 오로지 노래만 있어요.. 노래만..
그리고 나면 그때 느낌[황홀]이 며칠을 간답니다.^^
나와 풍경이 하나가 되어 황홀에 취해 있다가..
문득 대 보리사 식구 가운데 오직
여섯만 이런 호강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안스럽고 미안할 뿐!.
해서 열시미 사진에 담아보는데..
어찌 눈으로 즐기는 이 아름다움을
사진에 다 담을 수 있으리오
그렇다고 눈을 빼서 보여줄 수도 없는 것에.. 아 휴~~~ 하는 한숨이.^^
다음에 오면 반드시 보살님들 손 붙잡고 오리라 다짐하지만 오늘 풍경이 다음을 기다려줄까요..^^
돌고 돌아 한 시간 남짓 동안 한바퀴를 돌아오니
점심을 즐겼던 낭만 하우스는
우리가 오기 전처럼 깨끗하게 청소가 되어있다.^^.
파킹장에 오니 몇 분이 보이며
대부분의 신도님들은 이미 출발했다고^^.
우리도 오늘 걸은 걸 자축하며^^.
바이 합장..()^^.. 을 했습니다.
[후기]
가시다 베어 마운틴이나 세븐 레이크에 들러 충분히 단풍 구경을 하신 분도 있으실 겁니다.^^
그런데 여기 펠톤 폰드 둘렛길만큼 멋있는 풍광을 만나지는 못하셨으리라 봅니다.
이곳 둘렛길은 초입에 날카로운 돌과 엎 앤 다운이 있어 힘든 길처럼
보이나 곧 어렵지 않은 길을 만나게 되더군요.
원영스님께서 말하셨듯이
방생을 통해 생명을 살리는 복을 짓고..
산책을 통해 건강과 법우사이 우정을 쌓는다면..
그 무엇을 더 얻을 수 있겠습니까?^^
매일매일이 좋은 날이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