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이 필요하다고 발언한 위성곤 국회의원(서귀포시,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귀포시민연대, 서귀포여성회, 농민회 등 15개 단체로 구성된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서귀포시민회의는 6일 낮 12시 서귀포시 동홍동 위성곤 의원사무실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위성곤 의원은 지난 11월30일 서귀포시 88체육관에서 열린 민주평통자문회의 서귀포시협의회 주관 행사에서 "제주 제2공항 추진 및 건설을 위해 노력을 했고,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시 위 의원은 "2015년 11월11일, 저는 도의원 중에 처음으로 환영논평을 발표했고 그 입장을 단 한번도 바꾼 적이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지금도 여전히 우리 지역에 공항이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강충룡 부의장께서 다니면서 그런 얘기를 많이 해줘 감사드린다"고 바른미래당 강 의원을 추켜세우기도 했다.
시민회의는 "지금까지 제2공항 예정부지가 있는 지역 국회의원으로서 제2공항 추진 논란과 관련해 명확한 입장표명을 내놓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 왜 이런 식으로 입장을 밝힌 것인지 의문"이라며 "그동안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던 위 의원이 지역 현안에 대처하는 모습은 어지럽고 모호했다. 지역의 혼란을 만드는 장본인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고 꼬집었다.
시민회의는 "공식 석상에서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기 위해 육지에서 온 이주민들은 제주를 떠나라'는 망언으로 비난을 자초한 강충룡 의원을 추켜세우는 방식으로 자신감을 내보이기까지 했다"며 "강충룡 의원의 말대로라면 위성곤 자신도 이주민인데, 그래서 섬 밖으로 밀려나지 않으려고 제2공항을 찬성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시민회의는 "위성곤 의원은 제주 섬 전체의 절반에 이르는 서귀포 전체를 지역구로 하는 국회의원이며 더불어민주당 내 '지속가능 제주발전특별위원회' 위원"이라며 "그의 지역구인 서귀포는 국내적으로나 제주 전체를 통틀어 난개발 사업 등으로 논란 중인 그야말로 ‘갈등 지역’이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시민회의는 "위 의원은 양용찬 열사가 제주도개발특별법에 반대하며 분신했던 1991년도 제주대 총학생회장이었고 제주도개발특별법 반대투쟁으로 도민사회에 알려졌다"며 "그 전력의 연장선에서 도의원을 거쳐 지금의 국회의원 자리에 오게 됐고, 한 마디로 서귀포시민은 그런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회의는 "만일 그의 입장이 지금까지의 여론조사 결과 제주시와 달리 서귀포 지역에서 제2공항 찬성 비율이 조금 높다는 것에 근거해 표 계산을 한 것이라면, 이는 기회주의적이고 소신 없는 타락한 정치인의 행태"라고 맹공했다.
시민회의는 "제주의 난개발을 반대했던 제주 청년 위성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라며 "제2공항을 만드는 것이 지속 가능한 제주발전인가? 제2공항 추진이야말로 위 의원의 정치적 정체성에 가장 위배되는 일 아닌가"라고 날을 세웠다.
시민회의는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라 선전하고, 지역민의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거라 했지만, 지금 강정 그리고 서귀포는 어떻게 되었는가"라며 "강정은 미군의 핵 잠수함과 핵 항공모함이 들락거리며 파괴된 공동체와 오염된 바다만 남았다"고 성토했다.
시민회의는 "이것은 다름 아닌 제2공항의 미래이며, 제2공항이 만들 서귀포의 미래"라며 "지금 위 의원의 선택은 그토록 크고 무거운 것이다. 제2공항은 토건 재벌과 미국의 군수 자본가에게 이익을 줄 수는 있으나 서귀포에는 재앙인 것을 깨어있는 시민들은 잘 안다"고 강조했다.
시민회의는 "위성곤 의원은 이제라도 깨어나, 자신의 기회주의적 발언을 사과하고, 정치인으로서 지역의 미래를 걸고, 제주 역사상 최대의 난개발 공사가 될 제2공항을 저지해야 마땅하다"며 "국회 예결위에서 관련 예산이 통과되지 못하도록 정치력을 발휘하고, 도민의견이 공정하고 정확하게 표출되도록 노력하라"고 촉구했다.
시민회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위 의원 사무소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