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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창적이고 전복적인 한국 문예이론의 완성, 임우기 비평문집 『유역문예론』
솔출판사
2022. 10. 12. 11:35
문학평론가 최원식, 염무웅 추천!
기존 문학예술론의 한계를 넘어서는
독창적·전복적 비평이론의 장을 열다
독창적이고 전복적인 한국문예이론의 집대성!
예술을 살아 숨 쉬게 하는 생동적 비평 개념을 만나다
추천사
"한량으로 여겼더니 평단에 진괴가 나타났다, 유역
문예론이란 낯선 제목의 한 물건을 들고 ・・・ 기존의 문학예술론을 가로질러 원시반본原本의 유역문예론으로 마주 세운 근기가 수승하거늘, '나'를 믿지 못하고 온갖 외래 것에 살매들린 평단의 고질에서 자유로운 자득의 기상이 아름답다. 언제 이리 널리 읽고,언제 이리 깊이 사유하여, 이처럼 독자적 논을 세웠는지 놀랍기도 하려니와, 곳곳에 우리 근현대 문학의 고전들, 특히 백석과 김수영을 새로이 해석한 눈이 보배다."
-최원식(문학평론가)
"수많은 독창적인 예술가와 사상가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고립은 창조의 근원이다. 문단 기득권에서의 소외를 견디며 그 나름의 고뇌와 독서를 진행한 결과 그는 오직 '임우기의 이름'으로만 각인된 자기만의 독특한 문예론을 산출해내기에 이르렀다. ・・・ 글을 읽는 동안 평론가도 때로는 신명이 지필 수 있고 신명이 지면 어떤 상태에 이르는지, 독자로 하여금 놀라운 경험을 하게 해 줄것이다."
-염무웅(문학평론가)
독창적이고 전복적인 한국 문예이론을 완성하다
저자 임우기 평론가는, 오랫동안 우리 한국문학사에서 보기 드문 독창적 문학비평 작업을 해왔다. 저자는 문학예술 작품을 분석하면서 종래의 작품 분석에 주요한 이론적 분석 방법 틀을 적용하는 대신, 작품 자체에 내재되어 있는 창조적인 생명의 핵심을 밝혀 보여줘 왔는데, 그것은 저자의 문예비평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창조적 유기체론'이라 이름할 수 있다.
'창조적 유기체론'을 특징으로 하는 ‘유역문예론'은 작품의 표면에 드러나는 화자나 사건, 중심 주제를 둘러싸고 그것을 작동시키는 일종의 '힘'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 힘은 우뚝 선 작품의 바닥에 가라앉아 있으나, 그것이 하나의 생명임을 증거한다는 의미에서 ‘그늘’이며, 눈에 띄지 않으나 작품을 속속들이 감싸고 있다는 면에서 '은미한' 것이기도 하다. 또한 예술 작품의 생동하는 움직임을 관통한다는 점에서 역동적인 유기체론이며, 외부적인 이론적인 분석 틀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독창적이고 근대비판적인 이론이다.
저자는 새로운 문예이론의 가능성을 확립한 전작 『네오 샤먼으로서의 작가』에 이어 이번 비평
집 『유역문예론』에서 ‘유역문예론’의 사상적 연
원과 방법론적 세부, 다양한 문학예술을 망라한 비평작업을 통해 한국사회와 문학사에서 희귀하고 독보적인 문예비평의 한 장을 펼쳐놓고 있다.
총 4부로 이루어진 이 책의 1부에서는 ‘유역문예론'의 근본 문제의식을 살핌으로써 '열린 개념'으로서의 ‘유역'을 이해하고 한국이라는 특수한 '유역'의 예술 작품을 분석하는 방법론의 세부로서 동학, 단군신화, 샤머니즘, 귀신론 등을 논한다. 2~4부는 1부에서 정립한 '유역문예론'을 바탕으로 각각 시, 소설, 영화·미술 작품을 분석하여 기존의 문예이론이 짚어내지 못했던 작품에 드리운 '그늘', '창조적 유기체가 활동하는 '은미한 지점을 밝힌다.
『유역문예론』의 근간이 되는 '유역(流域)' 개념
은 '근대'와 '전통'을 '중심'과 '주변’으로 구분 짓고 후자를 열등한 것으로 규정하는 서구 근대 이성중심주의의 이분법적 구획에 반대한다. 이
러한 탈-이성중심주의적 실천은 기존에 열등한 것으로 폄하되었던 주변부 '전통'을 새롭게 규명하고 '근대'의 폭력성을 비판하는 것을 넘어 ‘전통’과 ‘근대’ 모두를 ‘유역’이라는 열린 네트워크의 장 위에서 평등하게 교류가 가능한 결절점들로 사유한다는 점에서 서구 이성중심주의의 이분법적 구획을 되풀이하지 않고 극복하는 기획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1부에서 중점적으로 소개하는 ‘유역’은 “공동의 지리·역사·생활·언어 등 고유한 문화공동체적 전통을 가진 주민들 혹은 국민들이 거주하는 지역을 뜻하고 동시에 이들 간의 '교류'와 '연대'를 추구하는 유동적이고 포괄적인"(46쪽) 전 지구적 차원의 개념이다. 저자는 제국주의의 피침을 받은 피식민 민족이나 국가의 문학을 규명하는 데 있어 서구의 '세계문학'과는 다른 관점의 보편적 문학성 개념을 새로이 설정해야 할 필요성을 설파하며 '세계문학'의 대안적 개념으로 문학에서 문화까지를 포괄하여 그 외연을 확장한 '유역문예'를 제시한다. ‘유역문예
론’은 “특수성과 보편성, 유역성과 세계성 간의
변증법적인 상호 관계를 대전제로 삼”아 각자
“자기가 선 자리에서 주체성의 뿌리를 찾”(52
쪽)으려는 실천의 과정 속에서 가능해진다. 동학과 단군신화, 샤머니즘, 귀신론 등이 소환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이다. 즉, 저자는 우리 고유의 '유역문예'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으로서 “한민족의 근원 정신 또는 집단무의식의 원형" (62쪽)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의 전통 이론과 사상을 문예이론에 맞게 재맥락화한다. 한국이라는 특수한 '유역’의 문예를 분석하기에 가장 적합한 '현실적인 이론'의 가능성을 한국의 전통에서 발견하는 것이다.
저자가 전통 이론과 사상을 재맥락화하면서 강조하는 것은 무엇보다 그것에 내재된 ‘동적인
힘'이다. 단군신화에서 천신인 환웅이 웅녀와
결혼하기 위해 잠시 인격으로 화(化)하여 나타
난 것을 이르는 '가화假化)', 수운 동학에서의
'한울님 귀신'의 존재, 타자의 한을 해원하는 샤먼의 고통스러운 입무의식 등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기(氣)의 화생은 예술 작품이 그 심층에 자체로 품고 있는 창조적 에너지를 설명해준다. 즉, ‘유역문예론'은 예술 작품을 창조적 에너지를 생성해내는 유기체적 존재로 보면서 기존 비평이 간과한 '창조적 유기체'로서의 작품에 내재한 '역동성'을 조망해내는 놀라운 장면을 보여준다. 이러한 재맥락화는 근현대에 이르러 ‘미신’으로 폄하되어왔던 '귀신’과 ‘샤먼’에 새로운 위상을 부여하고, 한민족의 연원으로부터 새로운 해석의 지평을 발견함으로써 단군신화를 열린 텍스트로 새롭게 자리매김하도록 한다.
예술작품을 살아 숨 쉬게 하는 생동적 비평 개념을 만나다
이 책의 2~4부는 1부에서 정립한 ‘유역문예론'을 이론적 틀 삼아 행한 작품 분석의 실례로 구성되어 있다. 2부에서는 시, 3부에서는 소설, 4부에서는 영화·미술을 대상으로 하며 문학작품만을 분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영화와 미술 작품까지 아울러 분석의 영역을 확장하여 '유역문예론'의 지평을 한 번 더 넓혀간다. '유역문예론'이 이론의 적용 범위를 문학에 한정하지 않고 예술 분야 전반을 포괄하고 있는 것은, 문학과 영화, 미술을 비롯한 예술 분야 전체가 각각의 고유한 문화적 전통을 공유하고 있는 공동체 즉, '유역' 위에서 성립된다는 인식에서이
다. 다시 말해, '유역'이라는 바탕이 없는 예술은 불가능하며 낱낱의 작품이 근저에 품고 있는 ‘유역’을 가장 잘 밝혀 설명해줄 수 있는 문학
예술론이 '유역문예론’인 것이다.
근대 이성중심주의와 합리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문예론적 비전을 외부가 아닌, 우리 자신이 선 자리에서 발견하는 『유역문예론』의 자생적 문예이론은 이론적 빈곤 상태에 빠진 오늘날 한국 문학비평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만하다는 점에서 한국문학이 기다려온 일대 사건이다.
『유역문예론』이 펼쳐 보이는 방대하고도 치밀
한 작업은 오늘날 한국문학뿐만 아니라 한국의
문화 전반에서 자취를 감춘 실천적이고도 근원
적인 예술성, 악화일로의 물질문명 사회에 대항하는 '창조적 인본주의'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환기한다. 이는 인간과 자연이 상호 유기적인 관계를 맺었던 세계의 복원을 요청함으로써 한국문화예술의 내일을 전망하고 예술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소중하고도 절박한 시도가 아닐 수 없다.
지은이 임우기
문학평론가, 대전에서 태어나 대학 및 대학원
에서 독어독문학을 공부했으며, 1985년 「세속
적 일상에의 반추」(김원우론)로 비평 활동을 시
작했다. 『살림의 문학』(문학과지성사, 1990),
『그늘에 대하여』(강, 1996), 『길 위의 글』(솔,
2010), 『네오 샤먼으로서의 작가』(달아실,
2017) 등의 평론집을 펴냈다.
영화가 있는 문학의오늘』32.33호(2019년
가을·겨울 호)에 「유역문학론」 1, 2를 발표하였
다. 이를 바탕으로 34·35.36호(2020년 봄·여름·가을 호)에 걸쳐 '유역문예론'의 관점으로
본 봉준호·이창동·홍상수 감독의 영화 세계에
대한 평론을 연재하였다. 이를 묶어 한국영화
세 감독, 이창동·홍상수·봉준호』(솔, 2021)를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