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의 일치
세상에는 우연히 일어나는 일들이 참 많다
사전을 뒤져보니 뜻하지 않게 일어나는 일이라고 나온다
내가 의도하지 않은 일이라는 말이다
내가 의도해서 일어나는 일과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일어나는 일 중에서
어느 쪽이 더 많을까? 궁금하다
세상일은 내가 원하는대로 되는게 아니다
오히려 원치않는 일이 더 많은 듯하다
원하는대로 다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좋은 부모를 만나서 호의호식하고
좋은 교육을 받고, 좋은 직장을 얻거나
혹은 좋은 직업을 갖고 잘 살기를 바란다
누구나 자신의 행복을 추구한다
그런데 그게 마음대로 되는게 아니다
이 나이를 먹고보니 건강에 대한 바램이 많다
그런데 실상은 정 반대로 흐르는 거 같다
생노병사의 과정을 거치며 몸이 늙고 병든다
자연히 병원에 가게 되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렇게 여기저기 손을 봐 가면서 산다
돌아보니 내가 결혼한지도 어언 44년이 지냤다
내 나이 30세 때였으니까.
지금에 비하면 홍안의 소년(?)이었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외숙모께서 중매를 서셨다
우리 할머니가 하양허씨이시다
하양허씨집에 시집온 아버지의 외숙모
우리 수안이씨네와 하양허씨네를 두루 다니셨다
발이 참 넒으신 분이셨다
그렇게 해서 내 나이 30세 되던 해 봄에
내 부탁을 받고 중매를 서시게 되었다
우리집과 처갓집 양쪽을 다 잘 아셨던 분이셨다
그렇게 해서 성사가 됐는데
나중에 혼인신고를 하려고 가서 보니
서대문구청의 같은 서류보관대에서
양쪽 집안 서류를 꺼내더란다
혼인신고를 해 주신 장인어른 말씀이시다
우리집 본적은 서대문구 북아현동 203-18
처갓집 본적은 서대문구 북아현동 238-21이다
두 집안 모두 황해도 평산에서 피난 온 집안이라
가호적을 만들었는데 같은 북아현동이었다
인근에 집안 친척들이 참 많이 살았다
얘기가 조금 빗나갔지만
내가 오늘 우연의 일치를 얘기하려는 것은
바로 나의 고2때 출석번호와 처갓집 전화번호가
같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나의 고2때 출석번호가 66번이었다
69명의 급우들 중에서 네 번째로 키가 컸다
그리고 1반이었다. 그래서 2166이란 숫자가
내 책이랑 노트랑 그런데 다 붙어 있었다
그런데 장가를 들고보니 처갓집 전화번호가
바로 000-2166번이었다.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처갓집 전화번호는 아직도 변함없이 000-2166번이다
내가 좋아하는 나의 고교시절 국어노트에도
여전히 2166 000이라는 출석번호와 이름이 적혀있다
내가 어렸을 적에 사용했던 우리집 전화번호는
72-1137이었다. 나중에 이사를 하면서 반납됐고
이후에 여러번 전화번호가 바뀌었다
바뀐 전화번호들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처갓집 전화번호는 수십년간 000-2166이라고 한다
결혼 후 지난 44년간 000-2166으로 전화를 건다
변함없이 전화를 받으시는 우리 장모님
내게 끔찍이도 잘 해 주시는 우리 장모님이시다
아직 보청기도 없이 전화통화도 잘 하신다
오래오래 000-2166으로 전화를 걸고싶다
그리고 인자한 우리 장모님의 목소리를 듣고싶다
늘 건강하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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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북아현동에 잠시 사셨군요.
반갑습니다
필연이라는 암시? ㅎㅎ
일리있는 말씀입니다
감사합니다
전생의 인연이셨나 봅니다 ㅎ 좋은 인연의 맺어짐이
천생배필로요
집안네 혼인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두 분 큰아버님들께서 좋아하셨지요
진외가에서 며느리가 들어왔다며...
집사람이 어른들 사랑을 많이 받았습니다
부모님들께서 한 고향이라서
전혀 이질감없이 동화됐지요
제게는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늘 좋은 댓글 감사드립니다. ^^*
두분 천생연분 으로 만나셨네요 ㅎ
저희부부도 남편의 외가집이 충청도 공주 저의 같은 동네인데
외할머니가 중매를 하셨서 결혼했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남편이랑 생일같은 날이예요.이것도
우연일까요 연분일까요~^^
그러셨군요
저도 할머니뻘 되시는 분의 중매로
결혼했습니다
할머니가 피난을 못 오셔서
제게는 할머니 역할을 하셨지요
특히 자손이 없으셔서
아버님이 아들노릇을 하셨습니다
생일이 같다니
우연이면서 연분이시네요 ^^*
감사합니다
우연 치고는 예사롭지 않습니다.
부부 금실도 좋으신 것 같고요.
전생에 무슨 인연이 있었던 모양이지요?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지복이겠지요.
집안 내 어른이신 할머니께서 중매를 스셔서
믿고 결혼을 결정하였습니다
장인어른께서 우리쪽 가까운 허씨집안
어른을 찾아뵙고 돌아가신 아버님에 대해
자세히 여쭤 보셨다고 합니다
제가 결혼하기 2년 전에 돌아가셨거든요
저에게 할아버지 뻘이 되시는 분인데
그 양반 아들이라면 애비 반만해도
제 구실 할 거라고 하셨답니다
그 할아버지는 결혼식날
양쪽 집에 다 부조를 하셨지요
처가쪽에서 부르는 함자와
저희집에서 부르는 이름이
서로 달랐던 할아버지십니다
돌아가신 아버님 도움을 받은 셈이지요
장인어른이 아주 꼼꼼하셨던 분입니다
한의사를 하셨지요
감사합니다
와우~~~~
저라면 그 번호로 로또복권 사겠습니다.ㅎㅎ
아, 이미 사모님이 로또셨습니다.
그런가요? ㅎㅎ
네 장가는 잘 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늘 고맙게 생각하고 삽니다
그건 사명님도 마찬가지시지요
옆에서 참 잘 하시는 거 같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