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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북 미사일 발사,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MB정부 안보무능, 발사 전 날 “해체 후 조립, 수리 중”
청주 성안길. 서울로 치면 명동 같은 중심 상업 지역이자 ‘성안길’이라는 말 그대로 전통적인 청주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선거운동 시작 전 날 청주 육거리 시장을 방문했던 문재인 후보가 다시 청주로 돌아왔다.
문 후보가 도착하기 전 이미 성안길은 좀 풀렸다지만 여전히 추운데도 모여든 시민들로 그야말로 입추의 여지가 없이 가득 차 있었다. 의외로 중고등학생들도 많이 눈에 띄였다. 센스 있는 시민들은 노란색 드레스코드를 하고 왔고 나눠주는 노란 풍선으로 성안길은 거대한 노란 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이번 선거운동 로고송 중 <사람이 웃는다>와 더불어 가장 큰 호응을 받고 있는 신해철의 <그대에게>를 배경으로 문 후보가 등장했다. ‘서민 대통령’,‘국민들을 위한 대통령’, ‘문재인이 어울리지 않습니까’부터 ‘오빠 사랑해요’라는 다소 ‘민망한’ 구절까지 다양한 문구가 쓰인 판넬이 숲을 이루었다. 그 중에서도 "돈 없고 빽도 없어 서럽다. 문재인, 당신의 국민으로 살고 싶다"란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문 후보는 청주가 지역구인 노영민 의원과 함께 겨우겨우 인파사이를 뚫고 유세차에 올랐다. 악수세례와 폰카세례는 당연했고 안전사고가 나지 않을 까 걱정될 정도로 모여든 인파는 엄쳥났다. 문 후보는 전 날 경기도 일대를 돌며 강행군을 했음에도 표정은 밝았고 여유까지 느껴졌다.
오전에 있었던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관련,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행위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후보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국제연합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명백하게 위반하는 것"이라며 "북한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행동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문 후보는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로켓을 발사대에서 해체해 인근 조립 건물로 옮겨 수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는 정보당국의 분석을 언급하며 새누리당 정권의 안보무능을 공격했다. 이어서 "정부와 새누리당도 이제는 국가의 중요한 안보 사안을 선거에 악용해선 안 된다"며 "어제까지만 해도 정부는 북한이 로켓을 분리 해체해 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사일 크기가 얼마인지 아는가. 20층 건물 높이"라고 개탄했다.
또 "지금 위성으로 담배갑 크기도 식별하는 세상에 20층 높이의 로켓이 분리됐는지 그 여부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난 번 북한 김정일 위원장 사망 때도 까마득하게 모르다가 이틀이 지난 뒤 북한 TV를 보고 안 것이 새누리당 정부"라며 "이것이 바로 새누리당 정부의 안보무능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새누리당 정부가 지난 5년 동안 부자감세 해준 돈이 무려 100조, 4대강 사업에 22조를 썼다. 합계 122조를 우리 국민 5000만 명에게 갓난아기까지 모두 똑같이 나눠준다면 한 사람 앞에 240만원씩 받을 수 있는 큰 돈이다. 2000만 원짜리 일자리 600만개 만들 수 있는 돈이다. 대학생 반값등록금 25년 이상 할 수 있는 돈이다. 그러면서 대학생 반값등록금 돈 없어서 못한다 말이 되는가?”라고 비판했다.
반 값 등록금 이야기가 나오자 참가자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대학생들이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이와 함께 문 후보는 지역 공약으로 충북의 경제자유구역 최종 지정, 통합청주시 설치법의 국회통과, 청주공항의 내륙발전 거점 공항으로 발전, 충북의 바이오산업 및 정보통신기술 산업경제권으로 발전 등을 제시했다. 특히 “충북 경제 발전이 완성되면 4만개 정도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난다. 그러면 이곳에서 낳고 자란 인재들을 다른 곳으로 수도권으로 안 떠나보내도 되겠죠”라는 약속에 호응하는 박수와 함성은 귀를 울릴 정도였다.
문 후보는 재외국민 선거 투표율이 71.2%를 기록했다고 소개하며 "투표율이 77% 넘으면 어떤 일이 생기는가. 제가 대통령이 된다. 새 정치도 된다. 또 제가 서울 명동 거리에서 말춤을 추는 것을 보게 된다"며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이어 청와대 집무실을 광화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로 옮기겠다고 공약한 것과 관련, "대통령이 되고 난 후에도 갇혀 지내지 않고 일을 마치면 남대문 시장에 가서 상인들과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 잔 할 수 있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또 "노량진 고시촌에 가서 젊은이들의 힘든 취업 현실을 듣고 인사동 거리도 함께 걷는 그런 대통령이 되겠다"며 "늘 국민 속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문 후보는 <환희>를 개사한 로고송을 배경으로 유세차에서 내려와 청주시민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충청도의 심장인 공주로 이동했다. 그 다음은 서해안 경제권의 핵심 보령과 서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