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사브르 단체 2연속 금메달…결승서 이탈리아에 19점차 승리
대구 오성고 출신 검객 구본길, 런던·도쿄 시상대에 모두 올라
28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 대한민국 대 이탈리아 결승전. 한국 선수들이 이탈리아를 누르고 금메달을 딴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남자 펜싱이 다시 한 번 세계 최강임을 입증했다.
김정환·구본길·오상욱·김준호로 구성된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은 28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홀B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2020 도쿄올림픽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45대26으로 승리,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 이어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대표팀은 승리를 확정짓자, 서로를 끌어안고 기쁨을 만끽했다. 남자 사브르 단체전은 직전 대회인 2016 리우올림픽 때는 치러지지 않았다.
올림픽을 한 차례 건너 뛴 2연패이자, 사브르 단체전으로서는 9년 만에 다시 맛본 쾌거다.
9년 만에 다시 올림픽 무대에 섰지만 남자 사브르 대표팀의 실력은 그대로였다. 피말리는 준결승을 승리로 장식하며 결승전에 올랐지만 애초부터 '금메달감'인 이들은 초반부터 이탈리아를 압도하며 9라운드 내내 리드를 지켰고 이변은 허용하지 않았다.
'세계랭킹 1위' 오상욱을 필두로 김정환(7위), 구본길(10위), 김준호(20위) 모두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은 2017~2019년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3연패를 달성하는 등 오래전부터 세계 최강 전력을 자랑해왔다.
하지만 올림픽이 주는 중압감, 금메달에 대한 기대로 인한 부담, 다른 팀들의 견제 등 집중력을 흔들 요소는 많았으나, 이들은 굳건했고, 결국은 국민 모두가 바란 금메달을 따냈다.
대회 2연패로 이들은 이번 대회 개인전 동메달(사브르 김정환) 하나에 그친 아쉬움도 날렸다.
특히 오성고 출신 구본길과 '맏형' 김정환은 런던, 도쿄, 두 번의 대회에 모두 출전해 시상대 맨 위에 서는 감격을 누렸다.
오랜 기간 대표팀 간판급의 자리를 지켜온 구본길은 이번 대회 개인전 첫판인 32강에서 탈락해 심리적으로 흔들릴 법도 했지만, 단체전에서 저력을 되찾아 큰 힘을 보탰다.
무엇보다 펜싱 사브르 남자 대표팀이 전한 금메달 소식은 양궁(혼성, 남녀 단체전)을 제외하고 대회 초반 다소 부진을 겪고 있는 한국 선수단에 사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돼 더욱 반짝 반짝 빛나는 금메달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