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과 숨바꼭질
최 병 창
길 고양이 암수 두 마리를 보살피고 있었네
몇 달이 지나고 보니
고양이가 모두 여섯 마리가 되었네
출산 장려를 한 것도 아니고 특별 대우를 해준 적도 없는데 그놈들은
부지런히 제 식구들을 늘려가고 있었고 먹이 사료가 무려 세배로
늘어나고 있었네
우리 사람들은 아이 낳아 키워내기가 무서워 인구공황시대가
도래하였다 하니 이즈음에는 남녀 한 쌍이 결혼한다 하여도 본전도
안 되는 하나 낳기나 낳지 않기가 아예 대세라는데
아무리 강조해도 모자란 것은
새끼 낳기가 무서운 세상이 되었다는 엄연한 사실이네
중앙정부나 지자체가 아무리 인구증가정책을 장려한다한들 인구는
계속 줄어들 것이고 끝나지 않는 아파트 신축공사는 어찌어찌해도
모자랄 판이니 이게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질 않네
길 고양이들을 보고 생각해 보네
인구증가정책이란 아무런 시비도 하지 말고 그대로 내버려 두면 제
알아서 제 집안을 꾸려가는 것이니 어지간한 시시비비는 접어두고
내버려 두는 그보다 더한 정책이 어디 있겠는가 말이네
오냐오냐 하다 보면 한없이 기어오르고 예쁘다 예쁘다 하면 마냥
제자랑만으로 어디서나 끝 간 줄 모르는 것이 길 고양이 습성
그저 의식주만 해결되면 자식들은 어디서도 풍성하게 낳는 법이니
앞으로 인구 정책강사는 길 고양이를 초대함이 옳지 않을까
오늘도 물타기와 숨바꼭질 사이
길 고양이 사료를
밥그릇마다 가득가득 주고 왔다네.
< 2022. 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