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두터운 스쿼드가 위력을 발휘한 시합이었습니다. 전북과 더불어 K리그의 공격 축구를 이끄는 제주,포항,서울이 정교하게 만들어나가는 패스 위주로 공격하는 데 비해 전북은 과감하고 선 굵은 공격전개를 즐기는 편인데, 이런 색깔 덕분에 전북은 그 동안 수중전에 강하다는 인상을 심어왔고, 더블 스쿼드를 구축한 올해는 그 장점이 배가되었습니다.
전에 없이 수비적인 심우연-조성환-임유환의 스리백에 미들진까지 정훈과 황보원을 투입해 중원을 두텁게 하고, 최전방 공격수인 로브렉이 윙백처럼 수비가담에 주력하는 등 중원에서 볼을 따내 빠르게 연결하는 데 집중하고 에닝요의 폭 넓은 역할과 이동국의 힘과 골 결정력에 기대한 전술이 맞아떨어져 여섯 골이나 터뜨렸습니다.
인천의 경기력이 전혀 나쁜 건 아니었습니다만, 정훈과 로브렉, 특히 로브렉이 MOM급 활약을 하며 대승을 견인했는데요, 그라운드 사정이 나쁜 상황에서 전방에서는 볼을 잘 지켜 침착하게 처리하고, 윙백으로 느껴질 만큼 폭 넓은 수비가담으로 원정에서 주도권을 가져오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습니다. 2도움은 그냥 덤으로 느껴질 정도로 경기 내내 로브렉의 공헌도가 높았습니다.
1골 1도움을 기록한 에닝요의 부[[[에닝요]]]활도 반가운 일입니다. 장기인 프리킥 골에, 이동국의 헤딩골을 돕기까지 하면서 그 동안의 부진을 털어낸 에닝요의 활약에 동료들도 반가워하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에닝요의 골이 터졌을 때 달려와서 축하해준 이동국,정훈,로브렉의 표정에서 그 동안 에이스의 부진에 팀 전체가 얼마나 노심초사했는지 느껴집니다.
볼을 달고 들어가기 힘든 그라운드 사정에선 K리그를 대표하는 양팀의 스트라이커 이동국, 유병수의 움직임이 중요했는데요, 둘 다 명성에 걸맞은 환상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었지만, 1점차로 따라갈 수 있었던 결정적인 페널티킥을 염동균에게 막혀버린 유병수는 이후 발걸음이 무거워져버린 반면 이동국은 후반 43분 교체되기 전까지 힘과 기술을 100%과시하면서 2골을 추가하고 K리그 최다골 기록에 성큼 다가섰습니다.
교체 투입된 정성훈의 (그야말로 환상적인)골과 막판 김동찬의 골까지 터지면서 주중 챔피언스리그를 대비한 사기 진작과 워밍업까지 제대로 해서 많은 것을 얻은 시합이었습니다. 수중전이었지만 효율적인 축구로 체력 소모가 그리 크지 않았다는 것도 다행스럽고요. 산둥전에서 승점 3점을 따내면 조1위가 확정되니 이 기세를 몰아서 산둥전에서도 일찌감치 골을 넣어 승리를 확정짓고, 체력 안배를 해 다음 주말 난적 울산전에 대비하면 좋겠습니다. 죽음의 5연전 중 가장 중요한 고비였던 인천전을 잘 넘겨서 기분이 좋네요.
첫댓글 2011년으로요
오늘 에닝요 골 넣고 동료선수들이 기뻐하는 거 보니 얼마전 첼시의 토레스가 몇경기만에 골넣고 동료들이 그렇게 기뻐해주던 장면이 생각나더군요.
전북이 수중전에 강했던 기억은 없는데 ㅋ 오늘 가장 기쁜건 에닝요가 살아났다는거겠네요 ㅋㅋ 좋은 승리였습니다. 전 인천전은 좀 힘들지 않을까 했거든요
그러게요 항상 수중전에 약한모습을 보여왔는데 ㅋㅋ 오늘 경기장에서도 더이상 수중전에 약하다는말 안나오겠다는 말할정도로 수중전에 약했죠
항상 수중전은 경기력 시망...
아 그랬던가요 제가 약했던 걸 강했던 걸로 착각하고 있었나 ㅋㅋ
수중전 하면 항시 09년 수원전이 생각나네요ㅜ
참고로 로브렉은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무려 6개의 파울을 얻어냈습니다..
조금 과장해서 로브렉 밖에 안 보였음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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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도움입니다
수중전에 많이 약했죠 ㅠㅠ
로븍님 쩔었어요ㅋㅋㅋ영표형슛님의 리뷰 촌철살인이라는말이 어울릴정도로 예리하심..
오랜만입니다 영표형슛님~
이번 시즌 우리 전북의 모습이 딱 09시즌 우승했을때의 모습과 많이 흡사합니다.
우승의 냄새가 솔솔 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