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가난한 이들과 오찬을 나누는 프란치스코 교황 (VATICAN MEDIA Divisione Foto)
-Vatican News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11월 17일 제8차 세계 가난한 이의 날(연중 제33주일)을 맞아 △1300여 명의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오찬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13채의 집’ 사업을 상징하는 13개 열쇠 축복식 △빈곤층을 위한 진료소의 연장 운영 등 의미 있는 행보를 이어간다.
2017년 교황의 강력한 의지로 처음 제정된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은 오늘날 세상 곳곳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드러나는 가난을 마주하기 위해 교회가 담장을 넘어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교황의 가르침을 담고 있다.
2025년 희년을 앞둔 올해, 교황은 집회서의 말씀 “가난한 이들의 기도는 하느님께로 올라갑니다”(집회 21,5 참조)를 이날의 주제로 선정했다. 집회서의 저자 벤 시라가 전한 이 가르침은 오늘날에도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교황은 올해 세계 가난한 이의 날 담화에서 가난한 이들이 하느님의 마음에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하느님께서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시며 가까이 계신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하느님께서 가난한 이들의 기도에 귀 기울이시고, 그들의 고통 앞에서 정의를 이루시기까지 “애타게 기다리시며” 그들 곁을 지키신다고 말했다. 실제로 집회서는 다음과 같이 증언한다. “주님께서는 가난한 이들 편에서 판결하실 것입니다”(집회 21,5 참조).
열쇠 축복식과 바오로 6세 홀에서의 오찬
교황은 관례대로 오전 10시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미사를 거행한다. 미사에 앞서 교황은 13개의 열쇠를 축복한다. 이는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가족’(빈첸시안 가족)의 노숙인 지원연대(FHA)가 희년을 맞아 ‘주거 취약계층 지원사업’을 통해 새 보금자리를 마련할 13개국을 상징한다. 이 가운데 시리아도 포함돼 있다.
교황청은 희년을 맞아 자선활동의 일환으로 시리아에 직접 재정을 지원하게 된다. 이 의미 있는 연대의 실천은 이탈리아 보험사 유니폴사이(UnipolSai Assicurazioni)의 아낌없는 후원으로 이뤄졌다. 유니폴사이는 희년을 앞두고 전쟁의 상흔이 아직도 남아있는 시리아에 희망의 표징을 세우는 데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또한 교황은 바오로 6세 홀에서 1300명의 가난한 이들과 함께 오찬을 나눌 예정이다. 교황청 애덕봉사부(별칭 교황자선소)가 주관하는 이번 오찬은 이탈리아 적십자사가 제공하며, 적십자사 국립 취주악단의 연주로 더욱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다. 오찬 후에는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사제선교회원들이 준비한 배낭이 참석자 모두에게 전달된다. 배낭에는 식료품과 개인위생용품이 담겨 있다.
“자애로우신 어머니” 진료소 의료 서비스
교황자선소 산하 “자애로우신 어머니” 진료소는 가난하고 궁핍한 사람들에게 매일 무상 진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해당 진료소는 11월 11일부터 16일까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연장 운영된다. 응급실과 내과 진료가 24시간 운영되며, 독감 예방접종과 혈액검사, 코로나 검사, 응급처치를 매일 실시한다. 빈곤층과 소외된 이웃, 생활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모든 진료와 검사가 무료로 제공되며, 필요한 약품과 치료도 전액 지원된다.
이번 주간에는 △심장내과 △정형외과 △안과 △일반외과 △류마티스내과 △피부과 △치과 △산부인과 △호흡기내과 △이비인후과 △종양내과 △영상의학과(초음파) △비뇨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신경과 △감염내과 △소화기내과 △신장내과 등 18개 진료과 전문의들이 진료를 제공하며, 발 전문 진료도 함께 운영된다.
자선활동
교황청 복음화부는 본당들과 연계해 저소득층 가정의 공과금 납부 지원 등 다양한 자선활동을 통해 가장 궁핍한 이들의 필요를 돌볼 예정이다. 이번 지원은 이탈리아 보험사 유니폴사이의 정기 후원으로 마련됐다. 한편 세계 가난한 이의 날 전 주간, 각 본당과 교구는 구역 내 궁핍한 이웃들의 현실적 필요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것을 주요 사목 과제로 삼아 실천하도록 요청받았다.
환대의 시간
복음화부는 관례에 따라 세계 가난한 이의 날 준비를 위한 사목 자료(6개 국어)를 하느님 백성에게 배포했다. 복음화부 세계복음화부서 장관 직무대행 살바토레 리노 피시켈라 대주교는 이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을 통해 우리 모든 공동체가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웃들을 늘 살피고 따뜻하게 맞이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2025년 희년을 준비하는 이 여정에서, 우리가 가장 궁핍한 이웃들에게 보이는 따뜻한 관심이 주님 빛을 기다리는 이 세상에서 우리 모두를 희망의 순례자로 이끌어주길 기도합니다.”
해당 사목 자료는 교황청 누리집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피시켈라 대주교는 “교황은 이번 담화를 통해 모든 신자가 겸손과 신뢰의 마음으로 가난한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또 그들과 함께 기도하는 법을 배우도록 초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은 우리의 도시와 공동체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가난한 이웃들을 새롭게 발견하고 그들의 어려움을 진심으로 헤아리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특히 교황님은 많은 전쟁의 폭력과 ‘무기와 관련된 그릇된 정책’(4항)으로 인해 ‘새롭게 생겨나는 가난한 이들’과 무고한 희생자들의 아픔을 깊이 헤아리고 계십니다. 아울러 우리 곁에서 귀한 시간을 내어 어려운 이웃들의 이야기를 듣고 돕는 데 헌신하는 자원봉사자들의 모습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이분들은 삶으로 증거하며 ‘당신을 향하는 사람들의 기도에 응답하시는 하느님의 목소리’(7항)가 되고 있습니다. 세계 가난한 이의 날은 바로 이런 분들 한 사람 한 사람을 기억하며 주님께 감사드리는 은총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세계 가난한 이의 날 미사에 참례하고자 하는 이들은 11월 13일부터 콘칠리아치오네 거리 7번지에 위치한 희년 공식 안내소(Info Point Ufficiale del Giubileo)에서 무료 입장권을 받을 수 있다.
번역 이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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