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노동운동, 쉽지 않습니다!!
김해영입니다. ‘변화와 혁신’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이에 부합하는 노조가 되기 위해 무던히도 발품을 팔고 있는데, 아침부터 섭섭한 말씀을 들으니, 힘이 쭈~욱 빠지는군요. 수원시 구성원치고 고충 없는 직원은 없습니다. 다들 쉽지 않은 환경 속에서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포기하고 살아서야 되겠습니까? 누군가는 뛰어 다녀야 그나마 세상이 조금씩이라도 변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제가 지부장으로 당선된 2009년 2월, 수원시의 이른바 정규직 구성원이 2,490명에 불과했습니다. 2017년 현재 3,000명에 육박했습니다. 500명 이상의 직원이 늘어난 셈입니다. 조합원들께서는 이 숫자가 저절로 증가했다고 보시는지요? 가령 2009년 당시, 동주민센터의 직원은 평균 10,5명이었습니다. 요즘은 주민수에 비례하여 대체로 12명~13명쯤 됩니다. 이 숫자도 저절로 늘어난 것은 결코 아닙니다.
동주민센터에 계신 분들은 다들 인지하시겠지만, 사회복지직 직원들의 고충과 애로사항을 줄이기 위해 행정안전부와 보건복지부, 경기도의 담당국을 찾아다니며 대안을 찾아보았습니다만, 뾰족한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집행부의 대표인 수원시장, 관련 국장 과장으로 계시는 분들을 수없이 만나 논의 끝에 현재 안전요원 한분씩 모두 배치한 것입니다. 세상에 그 어떤 일도 저절로 이루어지는 건 없습니다.
간혹 사진만 찍는 노조라고 저를 힐난하는 분도 계십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굴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현장에서 고통 받는 분들의 고충과 애로사항을 끊임없이 청취하여 이를 해소하기 위함입니다. 그것이 노동운동의 본분이고 더나가서는 시민을 위한 공직자로서의 자세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사진에 대한 얘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직설적인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가령 어떤 조합원으로부터 말도 안 되는 불이익 내지는 부서장과 갈등을 하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오면, 정확한 사실관계와 원(願)을 해소하기 위해 부서장을 만납니다. 그리고 ‘당면 현안 논의’라는 사진을 올립니다. 이런 사진은 조합원 전체 대상이 아닌, 제보했던 조합원이 ‘자신의 원(願)을 해소하기 위해 다녀갔구나!’ 하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올리는 것입니다. 물론 노조 본연의 일이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사실 이런 저런 비판이나 비난을 듣기 싫으면 조용히 있으면 됩니다. 노조 사무실에 가만히 앉아서 들어오는 민원이나 슬슬 처리하며 지낼 수도 있습니다. 일을 하지 않으면 논란도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것은 노동운동가의 자세가 아니라고 봅니다. 제가 알기로 전국의 공무원노조 대부분은 우리처럼 왕성한 활동을 하지 않습니다. 일을 하기 싫기 때문이지요. 말하기 좋아 노동운동이지, 무척 어렵습니다.
노동운동이 정말 어려운 것은 속된 말로 ‘숙원(宿願)들’만 주로 노조에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을 우리는 현안(懸案)이라고 합니다. 다양한 현안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법이나 제도 하나를 고치려면, 수없이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겨우 성과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가 됩니다. 그렇다면 그런 힘든 일을 왜하느냐? 물으면, 좋든 싫든 우리는 노동자로 규정되었기 때문에, 누군가는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저도 사실 할 말이 굉장히 많습니다만, 새해 벽두부터 넋두리 하는 것 같아 아쉽기만 합니다. 다만 조합원님들께 하고 싶은 말씀을 하나 더 첨언하자면, 노동운동가 몇 사람이 우리와 같이 거대한 노동조합 조직을 순조롭게 운영해 나가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따라서 노조 간부는 말할 것도 없고, 구성원인 조합원님들도 함께 고민해주고 지지해주실 때, 권익은 올라갈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노조에서 그간 해온 사업을 간략하게 덧붙입니다. 살펴보시고, 더욱 더 양질의 사업이 있는지, 있다면 무엇이 있는지를 일러주시면 크게 감사하겠습니다.
* 수원시민주공무원노조의 주요 성과 *
◎ 노동조건
- 복지포인트 전국 최상위권 2,000~2,500
- 숙직 이후, 반일 휴무에서 전일 휴무 주도
- 비상근무 잦은 부서(구청 건설과 등) 급양비 등 증액
- 6급 근속승진 비율 확대 (20% ->30%)
- 각 구청 유기견과 고양이 사체처리를 위한 용역 발주
◎ 기준인건비 대폭 증액 주도(2009년 2490명 → 2017년 현재 2,986명)
◎ 모성보호
- 임신 조합원/후원회원 배려(쿨매트, 이노체어 등 제공)
- 다자녀 공직자 지원 확대
- 출산 축하금 지원
◎ 복리후생 개선
- 건강검진 매년 실시
- 생태체험 확대운영
- 10년, 20년 이상 장기근속자 장기재직 휴가 실시
- 장기 근속자 연수비용 인상(400만원→500만원)
- 조합원 장학금 지원 사업(상하반기 시행, 연 40~50명 지원)
- 힐링 프로그램 실시[격무에 지친 조합원(후원회원)들을 위한 치유프로그램]
- 대학․대학원 진학 조합원(후원회원) 학자금 지원
- 펜션 확충
- 신규 공무원 생활관 제공
- 애사시 장례물품 지원
◎ 체육행사
- 축구, 탁구, 족구, 볼링 등 실시
- 조합원(후원회원) 정기산행 실시
◎ 기타
- 어려운 동료돕기(50만원~100만원, 연 10~20명 지원)
- 참공무원 발굴 시상(연 2회)
- 다자녀 교육비 지원사업(연 2회)
- 동주민센터 안전요원 배치(총44개소 : 동주민센터 43개소, 팔달구 사회복지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