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내 뒤에 기대놓은 검을 들었다. 그리고는 살며시 검집에서 뺐다. 의외로 잡소리 하나 나지 않고 뽑아졌다. 검집에서 빼낸 검은 은빛에 반짝이고 날카로와 보이는 것이 아닌 날은 톱마냥 이빠져 있고, 때인지 녹슨건지 모르게 어쨌든 잔뜩 껴서 지저분했다.
"이거 이래뵈도 우리집 가보로 내려오고 있던거야. 손좀 봐야겠는데.... 다들 못한다고 그러더군... 역시 넘 낡은 검이야.. 가보니깐 이러고 들구 다니는 거지...."
로테는 눈을 찌푸리며 뚫어져라 바라봤다. 그러더니 손을 뻗으며 잠깐 달라고 했고 난 손잡이 쪽으로 돌리며 건네줬다. 보통 검이라면 집에다 집어넣고 줄텐데 이거야 원... 베이지도 않으니... 그냥 돌려준 것이다. 낡은 검을 바라보는 로테의 표정은 가지 각색으로 바뀌었다.
"왜... 아는 검이야?"
난 조심스레 물어봤다. 그러고도 한참 뒤에야 다시 검을 건네 주고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나중에 내가 아는 대장간에 가자. 거기라면 수리할수 있을거야."
난 그말에 무척이나 기뻤다. 이 낡은 검을 수리할수 있는 곳이 있다니.... 우헤헤-
"음- 그검..."
아스텔이 뭐라 중얼 거렸다. (여하튼 젤 혼잣말 많이 하는 아스텔 이라니깐....)난 옆에 있는 나뭇가지를 불속에 집어 넣으며 되물었다.
"응? 검이 뭐?"
하지만 아스텔은 내 물음에는 대답안고 저쪽에서 자고있는 미쉘을 쓱 보고는 딴말을 했다.
"이상하지 않아요? 첨 미쉘을 만날 때 그 이상한 마물과 숲속에서의 '겔로'...... 갑자기 1000여년전의 마물들이 나타난다는 것이..."
"그렇네요... 사라졌던 마족과 마물... 어둠의 종족이 왜 나타난거죠?"
헤리나도 아스텔의 말에 동감하듯 말했다.
"균형이 깨져서 그런걸거야... 선과 악의 균형이..."
자고 있다고 생각했던 미쉘은 어느새 일어나 앉아 우리말으 f다 듣고 있었는지 대답하듯 말했다. 선과 악의 균형.... 그게 깨어진다고...??
미쉘은 내 속마음을 읽은 듯 그에 해당하는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아까 낮에 로테 누나가 말했죠. 선으로 기울어지는 건 악으로 기울어지는 거랑 같은 거라고... 근데 최근 어둠의 종족이 나타난건 지금 이 세계는 선으로 기울어 졌단 거죠.. 하긴... 긴 세월을 인간은 평화로운 생활을 했죠... "
아.. 그렇구나! .... 그렇다면 지금 인간들의 군사력은 옛날에 비해 많이 약해졌을텐데.... 어둠의 종족이랑 제대로 싸울수나 있는지....
"그래서 어둠의 종족이 나타나는 거예요?"
헤리나가 반문하듯 말했다.
"어둠의 종족은 태초부터 악의 열활을 해왔으니깐... 솔직히 그들은 인간의 악한 기운을 먹고 살지... 만약 미쉘말이 맞다면 분명... 전쟁이 일어날거야... 그때가 증오와 파괴 미움.... 이런것들이 가장 높고.... 많을테니깐...."
페니의 말에 한순간 침묵이 감돌았다. 전쟁.....
하지만 전쟁까지 일어날 나라가 없는데.... 아! 코스칸티... 내가 알기론 거기 황태자가 성격이 괴팍하다던데... 그때, 긴 침묵을 깨고 로테가 입을 열었다.
"이제 그런 심각한 이야기는 그만하지. 우리가 이런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해결된다면야 내 밤새껏 고민해주지.."
이렇게 농담도 섞어가며 말하는 로테는 씽긋 웃어보였다.
...... 왠지 오랜만에 본거 같아... 후훗- 맞아. 우리는 그냥 우리의 길만 가는 거야. 중간에 도움이 되줄수 있다면 그때 도와주지 뭐- 그럼 이만 자볼까? 하암-
모닥불은 어느새 나무를 거의 다 태웠고, 밤 하늘엔 흰 연기가 피어오르며 작은 별들이 빛을 내며 박혀있었다. 그리고는 난 그런 것들을 보며 살며시 잠이 들었다. 누군가의 슬픈 감정을 가득 담은 속삭임이 간간히 들리는걸 마지막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