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카네기멜론 대학이 세계 1위, 한국 대학 중에는 KAIST 68위
세계 최고의 보안 논문 기준으로 본 한국 보안기술, 글로벌 수준과 아직 격차
해킹방어 기술 등 실무능력 못지 않게 보안기반 기술 연구에 중점 둬야 [보안뉴스 권 준 기자]
보안 분야에 있어 세계 최고의 대학과 기업 연구소는 어디 어디일까? 최근 이를 유추할 수 있는 통계 결과가 발표되어 주목을 끌고 있다.
프랑스의 시큐리티 분야 연구기관인 Eurecom의 Davide Balzarotti 교수(Faculty)가 보안 분야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4대 학회의 지난 10년간 게재 논문수를 바탕으로 전 세계 대학교 및 연구자별 통계와 순위를 발표한 것이다.

▲ 글로벌 보안학회 TOP 4의 논문 게재 대학·연구소 순위(출처: Eurocom)
Davide Balzarotti 교수가 논문 게재수를 기준으로 삼은
세계 최고의 보안관련 학회는 바로 ACM CCS, Usenix Security, IEEE Security & Privacy(Oakland), NDSS 총 4곳으로, 2005년부터 지난 10년간 4개의 학회에 가장 많은 논문을 게재한 대학 및 연구소를 분석한 결과 미국의 카네기멜론 대학이 142편으로 가장 많은 논문을 게재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가 120편으로 2위, 그리고 버클리 대학이 114편으로 3위를 차지했다. 또한, 4위 조지아공대(81편), 5위 일리노이 대학(66편), 6위 스탠포드 대학(65편)과 12위 구글 등, 1위부터 12위까지를 미국 대학 및 기업 연구소들이 휩쓸었다.
보안 분야 TOP 4 학회에 가장 많은 논문을 게재한 카네기멜론 대학은 보안 분야에 있어서는 일찌감치 세계 최고의 대학으로 정평이 나 있다. 보안 분야 그간 연구 성과와 교수진들의 면면을 봐도 알 수 있다. 더욱이 올해 데프콘 CTF 우승을 비롯해 전 세계 해킹방어대회를 휩쓸면서 현재 세계 최강의 해킹팀으로 군림하고 있는 PPP팀 역시 카네기멜론 대학의 해킹동아리가 모태라고 할 정도다.
이 뿐만 아니다. 올해 데프콘에서 펼쳐졌던 인공지능(AI)끼리의 해킹방어 대결인 CGC(Cvber Grand Challenge)에서 우승을 차지해 데프콘 CTF 본선까지 진출한 인공지능 ‘메이헴(Mayhem)’을 개발한 ForAllSecure팀도 카네기멜론 대학 연구팀으로, 보안 분야에 있어서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미국 카네기멜론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마치고, 지난해 카이스트(KAIST)로 부임한 차상길 교수도 지난 번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카네기멜론 대학은 보안 분야를 오래 전부터 집중 육성해왔기 때문에 보안 분야에서만큼은 감히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고, 현재 인공지능 등 보안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렇듯 미국 대학·연구소가 상위권을 휩쓴 가운데 범위를 조금 좁혀 아시아권, 그리고 우리나라에는 어떤 대학들이 포함되어 있을까?
아시아권으로는 싱가포르 국립대학이 16편을 게재해 50위로 이름을 올렸고, 중국의 북경대학이 55위(14편)를 차지했다. 이어
우리나라 대학으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68위(11편)로 가장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포항공대가 129위(5편), 서울대가 146위(4편), 성균관대 196위(2편)이었고, 1편의 논문이라도 게재한 한국의 기업·연구소에 아토리서치, 명지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교통대학교, 고려대, 국가보안기술연구소(NSRI)가 포함됐다.
그나마 KAIST가 11편의 논문을 게재해 68위를 차지했고, 우리나라 대학·연구소 가운데서는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암호를 제외한 보안기술 분야 연구기간이 미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고, 국내 대학에 정보보호 전공 교수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아쉬운 통계일 수밖에 없다.
몇 년새 우리나라는 데프콘 CTF 우승 등 세계 최고 수준의 해킹방어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서 보안 분야 강국이라는 평가를 받아왔고, 우리 스스로도 자부심을 느껴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세계 최고 권위의 보안 학회 4곳의 논문 게재수를 기준으로 유추해 봤을 때 아직 우리나라의 보안기술 수준은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수준과는 상당한 격차가 있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이에 지금부터라도 해킹방어기술 등 실무능력 향상에만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암호, 네트워크, SW 등 보안기반 기술과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보안응용 기술에 대한 보다 체계적이고 심도 있는 연구가 지속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학교 및 국가의 관심과 지원이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