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사태 장기화로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아이스 팩 처리문제가 울산시 `2050 탄소중립` 계획에 걸림 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식품 배송 등에 주로 사용되는 아이스 팩은 고 흡수성 수지(SAP) 로 채워져 있어 포장재와 내용물을 분리 배출해야 한다.
그러나 그 과정이 쉽지 않아 사용자들이 젤 형태의 내용물을 충분히 말리지 않은 채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리는데 울산시는 현재 종량제 봉투를 수거, 소각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이럴 경우 소각과정에서 탄소가 대량 발생하는 것은 물론 아이스 팩 구성 성분인 물과 미세플라스틱이 상호 작용을 일으켜 발암 물질인 다이옥신까지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코로나로 택배와 배달에서 아이스팩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지만, 재사용이나 분리수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아이스 팩 전국 사용량은 약 2억 1천만 개다. 그러나 올해는 배달 음식과 택배가 급증해 이보다 30%가량 늘어난 3억 개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울산시의 경우 배달업체 등에서 하루 약 2만개가 발생하는 것으로 미뤄봐 연간 약 800만개 정도가 폐기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또 이 가운데 약 80%가 분리 배출되는 반면 20% 정도는 일반 쓰레기에 섞여 소각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반 쓰레기에 섞여 아이스 팩이 소각될 경우 최대 문제는 이산화탄소 다량 배출이다. 울산시는 지난 11일 기후위기 대응방향 정책조정회의를 통해 `2050 탄소 중립` 계획 방향을 설정했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12월 7일 발표한 `탄소 중립`정책의 후속조치로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0)`로 하겠다는 것이다. 울산시가 이날 논의한 방향 설정 중에는 `주민참여 온실가스 감축`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대기오염 발생 요인 가운데 하나로 아이스 팩 처리 문제가 대두되면서 지자체의 적극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지역 자원재활용업계는 사용된 아이스 팩을 수거해 업체들이 재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고흡수성 수지를 소각하면 대기오염 요소들이 발생하고 이를 하수구에 그대로 버리면 환경오염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관련업체가 이를 수거해 세척한 뒤 냉동하고 이를 다시 재사용하기까지 소요되는 비용이 만만찮다. 아이스팩 1개를 생산하는 데 100원이 드는 반면 재사용을 위해서는 200원 정도를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재 경기도 안성시와 인천광역시는 전액 지방비를 투입, 관련업체에 위탁 처리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종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