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의 어린 도시농부들
소피 디외에드 글ㅣ클로에 베텔 그림ㅣ김현아 옮김ㅣ한울림어린이
>> 책 소개
어리다고 얕보지 말아요!
도시에 생명을 불어넣는 옥상 텃밭은 도시농부의 로망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무엇을 심을지 말지도 결정할 수 없고, 어른들이 시키는 일만 해야 한다면?
어른들은 뭐든지 자기들 마음대로 하면서 아이들의 의견은 번번이 묵살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어떡할까? 한번 제대로 대들어 봐?”
“어리다고 얕보지 말라고!”
#옥상 텃밭 #도시농부 #친환경 #민주주의
>> 차례
1. 반쪽짜리 친구
2. 당근 밭 습격 사건
3. 전쟁에는 원인이 있다
4. 도시농부의 꿈
5. 잠옷 파티
6. 작전명 별이 빛나는 밤에
7. 피도 눈물도 없는
8. 현장 조사
9. 네가 범인이 되어 줘야겠어!
10. 가짜 뉴스
11. 폭풍우 치는 날
12. 평화 협정
13. 비올레트가 돌아오다
14. 폭풍우가 지나가고
뒷이야기
>> 책 속으로
나는 비올레트에게 시시하게 문자나 영상 따위를 보내지는 않을 거라고 다시 한 번 말해 주었다. 오직 비올레트만을 위한 신문을 만들어서 에코빌 7번가에서 일어난 일을 빠짐없이 이야기해 주겠다고. 신문을 만들려면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많기 때문에, 신문이야말로 비올레트가 늘 우리와 함께 한다는 확실한 증거인 셈이다.
“들어 봐, 비올레트.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일간지를 너한테 부칠게.” 오스카가 큰소리쳤다.
“일주일에 한 번이면 ‘주간지’라고 하는 거야.” 릴리가 고쳐 말했다.
―본문 13쪽 중에서
우린 아무것도 몰랐다.
이 말을 강조하는 이유는 우리가 아무것도 몰랐다는 게 엄청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린 아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에코빌 7번가 아이들은 ‘7번가 도시농부 모임’에 단 한 번도 초대받은 일이 없으니까. 대학생 클로에와 프레드는 시험공부를 해야 한다는 핑계로 텃밭 일을 하지 않으면서도 회의에 꼬박꼬박 참석하는데 말이다.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사실이다. 우리는 옥상 텃밭에 무엇을 심을지 말지 결정할 수 없다. 아주 가끔 의견을 낼 때도 있지만 허락할지 말지는 어른들 마음대로다. 그런데… 어른들은 우리가 텃밭에 물을 주고, 잡초를 뽑고, 조제트의 똥을 치우고, 엘리베이터가 더러워지지 않게 온갖 짐을 들고 계단으로 오르내리는 걸 당연하게 여긴다.
―본문 31~32쪽 중에서
타임머신 같은 건 넷플릭스 영화에 자주 나온다. 하지만 100퍼센트 자율 재배 시스템을 갖춘, 이토록 놀라운 농사 기계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알아서 척척 재배되는 채소들을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니, 혁명적인 시스템이자, 기적이자, 모든 농사꾼의 꿈이 아닐 수 없다! 때맞춰 물을 주지 않아도 되고, 비료를 뿌리지 않아도 된다. 편안히 안락의자에 기대어 앉아 햇볕을 쬐고 웃으면서 자연이 하는 대로 내버려두기만 하면 된다! 한마디로 미래 농업이다. 수확까지 알아서 되어서 스스로 바구니에 담기기까지 하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어쨌든 이건 마법이다!
―본문 40~41쪽 중에서
최신형은 아니지만 탁상형 컴퓨터도 있고, 〈캔디 크러쉬〉 게 임을 하는 태블릿 컴퓨터도 있으니 기기는 다 갖춘 셈이다. 참 잘 된 일이다. 가짜 뉴스의 원고도 준비되었다. 이제 컴퓨터에 입력하고, 사진 세 장을 넣어 인쇄한 다음, 우리 아빠에게 (깜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가져다 주기만 하면 된다. 잠시 뒤면 아빠는 이제껏 들어 보지 못한, 송어의 돌연변이에 대한 괴상한 정보를 알게 될 거다.
―본문 87~88쪽 중에서
그날 내가 야단맞은 얘기는 넘어가려고 한다. 누구나 짐작할 만한 이야기인데다 너무 길다. 좀 이상한 점은 엄마가 송어 이야기에는 관심을 보이면서도 가짜 뉴스 이야기는 기분 나빠했다는 거다. 호수에 갔던 이야기를 할 때도 송어를 다시는 볼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애써 웃음을 참았으면서, 샬리가 낚싯대에 끌려들어가 물에 젖은 걸 알고는 화를 냈다. 그랬다. 엄청 이상했다. 엄마가 심각하게 여기는 일과 우리가 심각하게 여기는 일이 전혀 다른 것 같았다.
―본문 108쪽 중에서
>> 출판사 서평
에코빌 7번가 아이들의 이유 있는 반항
에코빌 7번가의 아이들은 어른들한테 단단히 화가 나 있다.
어른들이 뭐든지 어른들 마음대로 하기 때문이다.
어른들은 7번가 도시농부 모임을 만들어 맘대로 옥상이며 발코니까지 온통 식물로 뒤덮어 놓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아이들을 부려먹는다.
아이들이 텃밭에 물을 주고 잡초를 뽑고 암탉의 똥을 치우고 온갖 짐을 들고 계단으로 오르내리는 걸 당연하게 여기면서,
공기 주입식 수영장을 만들어 달라거나 그네를 놔 달라는 아이들의 요구는 철저하게 무시한다.
그렇게 아이들의 불만이 쌓여 가던 차에, 어른들이 물고기가 싼 똥을 비료 삼아 채소를 재배하는 ‘양어 수경 재배’를 계획한다. 아이들은 최신 농업 기술이 자기들의 일거리를 줄여 줄 거라는 생각에 잠시 들뜨지만, 어른들이 물고기들을 실컷 부려먹다
결국 잡아먹으려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에 빠진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계획을 방해하고 불쌍한 물고기를 구해내기로 마음먹는데…. 과연 아이들의 바람대로 일이 풀릴까?
개성만점 아이들, 진정한 도시농부로 성장하다!
피식피식 웃다 자연스럽게 친환경 이슈에 관심을 갖게 되는 명랑 환경 동화
《옥상의 어린 도시농부들》은 이야기 중간중간 주인공 아이들이 만든 신문이 곁들여지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엄마 아빠의 이혼으로 한 달의 반을 떨어져 지내게 된 친구 비올레트가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남은 아이들이 에코빌 7번가의 소식을 낱낱이 전해 주기 위해 만든 〈주간 에코빌〉에는 차마 어른들에게는 말할 수 없는 아이들만의 속사정과 어른들에게 잡아먹힐 위기에 처한 불쌍한 물고기들을 탈출시키기 위한 아이들의 주도면밀한(?) 작전이 담겨 있다.
짐짓 객관적인양, 기자의 말투를 흉내내어 의도를 한껏 포장한 기사가 웃음 포인트다.
소피 디외에드는 특유의 유머러스한 문체로 뭐든지 자기들 기준으로 생각하고 자기들 마음대로 하면서 아이들을 얕보는
어른들을 꼬집는다.
개성만점 캐릭터, 입에 착착 달라붙는 입말, 흥미진진한 전개가 돋보이며, 1인칭 시점으로 풀어 낸 문장에는 아이들의 속마음이 잘 드러나 있어 독자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에코빌 7번가 아이들이 이유 있는 반항을 통해 정당한 권리를 획득하고 마침내 진정한 도시농부로 성장하는 장면에서는
어느덧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될 것이다.
또한 이 책은 피식피식 웃음 짓게 하는 유머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흡인력 강한 이야기 속에 도시농업, 친환경 농사, 물고기가 싼 똥으로 채소를 키우는 ‘양어 수경 재배’, 낚은 물고기를 놓아주는 낚시 ‘캐치 앤 릴리즈’ 같은 친환경 이슈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 독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
>> 작가 소개
글쓴이 소피 디에외드Sophie Dieuaide
미술학교에서 회화를 공부하고, 건축사 사무실에서 일했습니다.
지금은 어린이를 위해 유쾌하고 재미있는 글을 씁니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책으로는 《진정한 챔피언》, 《두근두근 생일선물》 등이 있습니다.
www.sophie-dieuaide.com
그린이 클로에 베텔 Chloé Vétel
약학을 공부하는 학생이자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왜인지 알 수 없지만 닭을 그리는 걸 좋아합니다.
www.instagram.com/chloe.vetel
옮긴이 김현아
대학과 대학원에서 불어를 공부하고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 《귀뚜라미 아이와 나무 도둑》, 《어린 노동자와 희귀 금속 탄탈》, 《누가 가장 큰 죄를 지었나?》, 《다운증후군 가스파르, 어쩌다 탐정》, 《귀 없는 그래요》, 《울지 마, 레몬트리》 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