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시편 묵상
2024년 11월 21일 목요일 (연중 33주간)
제사권
제 93 편
1 야훼께서 위엄을 옷으로 입으시고 왕위에 오르셨다. 야훼께서 그 위엄 위에 능력을 띠 삼아 동이셨다. 세상을 흔들리지 않게 든든히 세우셨고,
2 당신의 왕좌는 처음부터 요지부동이오니, 처음부터 당신은 야훼시옵니다.
3 물결 소리 높습니다! 야훼여, 강물 소리 술렁댑니다. 서로 부딪치며 광란합니다.
4 그러나 높은 데 계신 야훼는 더 세십니다. 몸부림치는 바다 소리보다 세시고 많고 많은 물결 소리보다 더 세십니다.
5 당신의 법은 너무나도 미덥고 당신의 집에는 거룩함이 제격이오니 야훼여, 길이길이 그러하소서.
----------------------------
93편은 주님의 능력을 찬양하는 시편입니다. 왕이신 그리스도 축일을 전후해서 공교롭게도 온 세계를 통치하시는 하느님의 권능을 찬양하는 시편을 계속 묵상하게 됩니다. 93편을 비롯해서 96-99편은 ‘왕이신 하느님’에 대한 선포와 찬양이 주제이니, 교회에서의 한 해를 마감하며 하느님께서 다스리시는 하느님 나라를 꿈꾸고 기대하는 주제와 어울립니다.
아주 짧고 간결한 시편입니다. 하지만 한 절 한 절이 하느님의 통치하심을 세세하게 묘사하고 있고, 힘차게 증언하고 선포하고 있습니다. 강물이 서로 부딪히며 울부짖듯이 혼란스러운 세상이지만, 하느님의 왕좌는 요지부동으로 굳건합니다. 시인은 이 모든 혼란을 다스리시고, 통치하시는 하느님의 주권을 힘 있게 선포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늘 말씀하시고 가르치시며 몸으로 보여 주신 주제가 ‘하느님 나라’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하느님의 방식으로 하느님께서 다스리시는 세상의 질서를 말합니다. 우리의 상식을 뛰어 넘는 하느님의 통치 방식이 있을 것입니다. 그 하느님 나라를 이루시기 위해 하셨던 예수님의 모든 활동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오늘 시편을 묵상하며 예수님께서 풍랑을 꾸짖으시며 잠잠하게 하신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마르 4:39) 예로부터 배는 교회를 상징했습니다. 모든 풍랑과 거친 물결처럼 세상 속에서 교회는 환란과 곤경을 당하기 일쑤입니다. 초대교회 당시는 더욱 그러했습니다. 예수님이 함께 배에 타셨는데도 요동치는 배처럼 역경은 여전합니다. 그때 우리가 할 일은 부르짖으며 주무시는 예수님을 흔들어 깨우는 일 즉 기도입니다. 합심해서 한마음으로 주님을 부릅시다. 설령 왜 그렇게도 믿음이 약하냐고 질책을 받더라도 말이죠.
주님께서 함께 계시면 결코 물에 잠기지 않고, 다시 함께 나아갈 수 있음을 기억합니다. 주님께서 거세게 도전해오는 모든 역경을 물리쳐 주실 것이라 믿기에 더욱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