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수(卒壽 90)를 바라보는 친구들에게
팔십과 구십 사이는 마지막 강(江)을 건너기 위한 준비(準備)의 시간(時間)입니다.
어여쁘지 않은 꽃이 없고 그립지 않은 추억(追憶)이 없습니다.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에도 끼어들고 싶고, 살랑이는 바람에 몸을 싣고 멀리멀리 떠나고도 싶습니다.
물결처럼 잔잔한 듯 번지는 그리움은 또 다른 외로움으로 가득 차기도 합니다.
어렴풋이 생각나는 기억들이 영상(映像)처럼 어른댑니다.
봄날에 꽃비 내리듯 하늘 거리며 애석(哀惜)한 듯 하얀 안개 길을 걸어갑니다.
사람들은 이런 말도 합니다.
삶이 이렇게 허무(虛無)할 줄 알았다면 세상(世上)에 나오지 말 것을...
그러나 아무도 세상이 어떤 곳 인지도 모른 채 태어납니다.
그리고 그 삶 속에서 치열(熾烈)하게 쟁취(爭取)한 행복(幸福)도 느끼며
나도 부모(父母)처럼 내 자식(子息)을 낳고 살아갑니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인생(人生)은 원래(元來)가 내가 주인공(主人公)입니다.
그래서 모든 것은 나를 중심(中心)으로 펼쳐지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부모의 마음은 다르지요.
부모가 된다는 것은 자식을 위해 헌신(獻身)할 수 있는 마음을 특별(特別)히 조물주(造物主)께서 부여(賦與)
하심으로 의무(義務)와 사명감(使命感) 만큼이나 철저(徹底)하게 넘치는 사랑으로 자식을 돌보게 됩니다.
인생(人生) 노년(老年)의 경계(境界)에서 우리는 무엇을 느낍니까?
자식에 대한 고마움도 느끼고 또한 자식에 대한 서운함도 함께 말하기도 하지요.
그러나 부모의 자리는 사랑으로 모든 것을 수용(受容)해야 할 자리입니다.
저 넓은 은하(銀河)의 별자리가 언제나 제자리를 지키듯, 부모의 마음 또한 변할 수 없는 천상(天上)에서 내려준
진리(眞理) 같은 보석(寶石)처럼 변할 줄 모릅니다.
혹여 자식들이 소홀(疏忽)하다고 노여워 마세요. 자식들은 자기를 위해 살아갈 나이니까요.
먼저 간 아내를 그리며 또는 먼저 간 남편(男便)을 그리며 가슴 허하게 사는 계절(季節)이기도 하지요.
남편이 옆에 있어도 아내가 옆에 있어도 언제 어느 때 헤어질지 모르는 안타까운 시간(時間)이 흘러갑니다.
아픈 몸을 이끌고 힘겹게 병마(病魔)와 싸우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냥 그냥 욕심(慾心) 같은 건 하나하나 버리고 가볍게 걸어갑시다.
가진 게 없어도 빈 털터리어도 전혀 속상할 것 없습니다.
자식이 속을 썩여도 허허 웃고 맙시다.
옥 매듭은 더 이상 짓지 말고 용서(容恕)와 너그러운 마음으로 살아갑시다.
갈길 촉박한 길에 이제는 평온(平穩)함과 평안(平安) 하기 만을 바라니까요.
이젠 스스로 평화(平和)의 등대(燈臺)를 찾아 나서는 겁니다.
욕심(慾心)과 갈등(葛藤)은 모두 내려놓고 미움과 원망(怨望) 같은 보잘것없는 마음 죄다 버리다 보면
멀리서 희미하게 등대 불이 보이듯이 내 마음속에도 희미하게나마 등대 불이 켜집니다.
사랑의 포근한 마음으로 등대(燈臺)를 잘 지키며 마음을 가누다 보면 한결 마음이 편안(便安)해집니다.
인생(人生) 성공(成功)을 거둔 사람이나 실패(失敗)한 사람이나 다 똑같아지는 공평(公平)의 시간(時間)입니다.
마지막 강을 편안(便安)히 건너기 위해선, 지는 꽃잎보다도 더 가볍게 솔바람에도 훨~훨씬 날 수 있게 새털처럼
가볍게 걸어갑시다.
- 받은 글 옮김 -
첫댓글 백세인생이라는 노래가사가 생각납니다
육십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젊어서
못간다고 전해라
칠십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할일이 아직남아
못간다고 전해라
팔십세에 저세상에서
날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쓸만해서
못간다고 전해라
구십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알아서 갈테니
재촉말라전해라
백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좋은날 좋은시에
간다고 전해라
하하 재미있는 가사이지요. 세상에 죽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개똥 밭에 누워도 이 세상이 더 좋다 하는데요.
친구들이 전화가 옵니다. 모처럼 얼굴 한 번 보자고요. 아니 소주 한 잔 하자고요.
나갑니다. 먼저 도착하여 기다리는데 겨우 시간이 되어 아니 먼저 와서도 약속 장소가 아닌 곳에 있어
전화로 찾습니다.
겨우 만나 식당을 찾습니다. 소주 한잔 하자던 친구가 난 술 못해 합니다. 이 친구 저 친구가 대부분 그럽니다.
걷다가도 잠깐 앉았다 가자 합니다. 혼자 술을 시켜 마십니다. 음식 옮겨주며 많이 먹으라고 권하지요.
맛있게 먹어야 하는데 맛을 잊었나 봅니다. 그렇게 술 한잔 먹자고 부른 친구가 안타깝습니다.
모르게 술 값을 계산합니다. 친구 왈 "내가 내려고 했는데,,,," 주위에 그런 친구가 해마다 늘어갑니다.
그러다가 소식이 끊기면 "친구! 나 먼저 가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