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가족이 웅동학원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았음을 밝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저희 가족이 학교 운영에서 손을 떼는 것이라고 결론읕 내렸습니다. 향후 이사회를 소집해 웅동학원을 국가 또는 공익재단에 의해 운영되도록 교육청 등 도움 받아 법적 절차를 밟겠습니다. 저와 제 며느리는 이사직에서 물러날 것입니다”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돼 인사청문회를 앞둔 2019년 8월 23일, 당시 조 후보의 어머니 박정숙 웅동학원 이사장이 학교 홈페이지에 ‘이사장 입장문’을 올렸다. 웅동학원을 내놓고 자신과 며느리 정경심 교수는 학교법인 이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하지만 2년째인 현재까지 박정숙 이사장과 정경심 교수는 학교법인 웅동학원 이사직에서 물러나지 않았고, 웅동학원 사회 환원 약속도 지키지 않고 있다.
2019년 8월 23일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어머니 박정숙 웅동학원 이사장이 "저와 제 며느리(정경심 교수)는 이사직에서 물러날 것"이라며 올린 입장문
12일 본지와 국회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웅동학원 이사회의 최근 2년간 회의록을 입수해 살펴보니, 이사회 의장으로 회의를 주관한 박 이사장이 웅동학원의 사회 환원과 이사장직 사퇴에 대해 한 번도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웅동학원에 따르면, 박 이사장은 자신과 정 교수의 이사직 사퇴와 웅동환원의 사회 환원을 약속한 뒤 지난달까지 총 13차례 이사회를 열었다.
이 기간 모든 이사회 회의에 박 이사장이 의장으로 참여했지만, 박 이사장의 사퇴와 웅동학원 사회 환원 논의는 이사회 회의록에 한 차례도 나오지 않는다. 2019년 12월 이사회 회의에서 박 이사장이 “재단에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게 생각하며, 또 학교의 명예에 손상을 끼쳐서 죄송하다”고 했을 뿐 본인과 정 교수의 이사직 거취와 웅동학원 사회 환원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후 지난해 9차례와 올해 3차례 열린 이사회 회의록에서도 이사직 사퇴와 웅동학원 사회환원 관련 발언은 없다.
오히려 조 전 장관의 동생인 조권 전 웅동학원 사무국장 등과 관련된 소송 비용을 학교법인 재산으로 충당하려고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웅동학원은 조권씨 등 관련 소송비용 및 변호사 선임료 1377만2400원의 차입을 허가해달라고 경남교육청에 요청했다가 거부당했다. 웅동학원의 한 이사에게서 돈을 빌려 소송비용으로 쓴 뒤 법인의 수익용 기본재산에서 나오는 임대료로 갚겠다는 것이었는데, 경남교육청이 불허했다. 이에 따라 소송 비용은 박 이사장이 부담했다.
웅동학원은 부채가 200억원이 넘을 정도로 재정이 악화된 상태지만,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작년 12월 이사회에서 채무 상환 계획이 안건으로 상정됐지만, 감사가 “부채 상황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현재의 상황을 잘 인식하고 부채 상환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주기 바란다”고 말하고 이사들은 “동의합니다”라고 답하고는 회의를 끝낸 것으로 나타났다.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은 “박정숙 이사장이 본인과 정 교수의 이사직 사퇴와 웅동학원 사회 환원을 약속했고, 조국 전 장관도 그 내용을 밝혔었는데 2년째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애초부터 그럴 생각이 없었으면서 위기를 모면하려고 국민을 속인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웅동학원 관계자는 “시간이 조금 걸릴 뿐이지 진행은 하고 있다”며 “이사회 회의에서 논의하진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