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눈이 꽤 내릴 것이라는 어제 저녁 예보에 내심 걱정을 했었는데 거의 내린듯 만듯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기온도 영하 3도에 머무른다. 우리네 서민들 처지로는 정말 다행스런 날씨다. 눈이 내리지 않아 좋고 따뜻하니 더 좋은 것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겨울철 날씨라곤 하지만 불과 하루사이 기온이 무려 10도 이상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은 뭔가는 모르겠지만 결코 좋은 현상은 아닌 것 같다. 무지랭이 촌부가 굳이 그 원인을 알아야 할 필요까진 없겠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찬기운이 없는 오늘 아침은 참 좋다.
요즘은 하는 일이 없어 빈둥거리며 잘 놀고 있다. 그래도 하루는 정말 잘 가는 것 같다. 이러다가 게으름이 몸에 배는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이다. 마을 아우들이 수시로 올라와 카페 벽난로 앞에 모여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군것질도 하고 커피도 마신다. 옛날과 많이 다른 농부들의 농한기 모습이라고나 할까? 그러다가 이따금씩 바람쐬러 바깥에 나오면 카페문 앞에서 옹기종기 모여 앉아있던 길냥이 녀석들이 혼비백산을 하며 제각기 뿔뿔이 흩어진다. 아무래도 먹이 챙겨주는 이서방 기다리는 것이 틀림없다. 이서방이 사료를 먹이통에 갖다주면 이내 쏜살같이 달려 몰려든다.
이 길냥이 녀석들은 이서방 덕분에 복받은 것이다. 둘째네가 컴백하기 전에는 아내가 길냥이가 너무 불쌍하다며 사료를 챙겨주기 시작했다. 그 녀석이 지금은 가장 고참이고 우두머리 할머니가 되었다. 우린 그 녀석을 올드맘이라고 부르고 있고 그 딸은 리틀맘이라고 부른다. 올드맘이 새끼를 낳고 또 그 딸인 리틀맘이 두 번씩이나 새끼를 낳았다. 그래서 지금은 3대에 아홉 마리가 우리 단지에 살고 있다. 이서방이 전부 이름을 지어주긴 했었으나 촌부는 어미 두 마리외는 구분을 못하며 이름도 잘 모른다. 길냥이가 집고양이가 되었다. 허나 야성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 같다. 단지는 물론 주변의 산을 온통 다 뒤지고 다닌다. 다만 먹이를 주어 그런지 새끼를 낳아도 내보내지를 않는다. 길냥이는 어느 정도 새끼가 자라면 독립을 시킨다고 하는데 우리 길냥이들은 먹이를 주는 주인이 있어 그 야성만은 잊어버린 것 같다. 다행인지 불행인지는 모르지만 우리 단지에는 들쥐는 물론 뱀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사는 사람, 우리들보다 길냥이 녀석들의 식구가 더 많다.
첫댓글 길냥이와 인간의 공존이 참 아름답군요.
어느 동네에 사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안녕하세요?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면온리 설다목입니다.
@뽀식이 어머낫, 전원주택 단지인가요???
이효석의 메밀꽃 필무렵의 고장 봉평이군요.
저의 고향이 홍천입니다.
반갑습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4.01.12 10:14
@우정이 반갑습니다.
홍천은 저희 마을에서 가깝지요.
저희는 24년전 서울, 인천, 수원에서 살다가
세 자매, 세 동서가 의기투합으로 귀촌을 하여 지금껏 살고 있습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4.01.12 10:53
@뽀식이 세 자매, 세 동서가 한마을에...
참 복되십니다.
저도 길냥이들과 살고 있지만
촌부님 댁엔 정말 많이 살고 있네요
오늘도 멋진 하루 행복으로 엮어 가세요
먹이를 주다보니
번식력이 대단한 길냥이들이
독립을 하지않고 저희 단지에
아예 눌러 사는군요.ㅎㅎ
넘 귀엽네요
그렇지요?
고양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는데 함께 살다보니 이제는 귀엽네요.ㅎㅎ
고양이 가족 이쁘네요
그렇지요?ㅎㅎ
길냥이들을
거두시니
복 많이 받으실거에요.
요즘은 어디 산을
가던지 길냥이가
많더라구요.
저는 무서워서
전전긍긍 하지만요..
오늘도 기쁜 하루
되세요~~